낙동정맥

낙동정맥 7구간=검마산 휴양림 매표소 - 임도(정맥 접속) - 갈미산 - 검마산 정상 - 검마산 주봉 - 백암산 삼거리 - 백암산 - 백암산 삼거리 - 매봉산 - 윗 삼승령 - 삼승령 - 아래 삼승령(2020. 9. 19)

하진수 하진수 2020. 3. 15. 15:56

일시 : 2020년 9월 19일(06:55~ 17:55)

소요시간 : 9시간

산행 거리 : 21.21㎞(트랭글 Gps)

함께한 사람 : 박병경, 하진수 등 2명

산행 코스 :  검사산 자연 휴양림 매표소(경북 영양군 수비면 신원리 산 26) - 임도(낙동정맥 접속구간) - 갈미산 - 검마산 정상 - 검마산 주봉 - 백암산 삼거리 - 백암산 - 백암산 삼거리 - 매봉산 - 윗 삼승령 - 삼승령 - 아래 삼승령(경북 영양군 수비면 기산리 산 11-1)

 

※ 기산리 산 11-1번지는 지역이 너무 방대하여 네비게이션의 안내로는 아래 삼승령을 찾을 수가 없다. 그리하여 기산길 491번지를 클릭하여 찾아가면 기산 마을회관이 나오고, 기산 마을의 주민들에게 낙동정맥길 '아래 삼승령'이 어딘지를 문의하여 찾아가는 것이 쉽다.

 

 

[06:55] 검마산 자연휴양림 매표소

여름이 되면 코로나19가 자연 소멸 되리라 기대했건만 시간이 갈수록 더욱 극성을 떨치고 있다

하여, 함께 산행하던 두분이 코로나19로 인한 감염 등을 고려하여 이번 산행에 참여하지 않았다.

 

 

울산에서 새벽 3시에 출발하여 5시 30분 경 휴양림 매표소 앞에 도착하였으니 시간이 넉넉하다

날이 샐 때까지 여유롭게 쉬면서 아침식사를 하고 출발한다.

 

[07:25] 낙동정맥길 접속구간

휴양림 내의 임도를 따라 30분 쯤 오르자 낙동정맥 등산로가 나오고,

양 옆으로 걸어둔 시그널을 따라 갈미산 방향으로 길을 잡는다.

 

전날에 내린 비로 숲은 안개에 잠겨있고, 가파른 오르막길은 시작부터 호흡이 거칠어진다.

 

꿈길을 걷는 듯한 몽환적인 분위기에 푹 젖어 능선을 가다보니

 

온몸에 혹을 감고 있는 참나무를 만난다

 

바위를 타고 넘어가는 문어같은 나무 등걸의 뒷태도 보고

 

풍만한 엉덩이를 바위에 걸치고 앉아있는 여인네의 모습을 감상하면서 오른다

 

[08:10]

어느새 해발 918m의 갈미산 정상에 다다랐다.

 

 

그런데, 진행해야 할 등산로의 방향은 오른쪽으로 느껴지는데,

이정표의 등산로는 완전 왼쪽으로 갈 것을 가르킨다. 

 

 

[08:25]

갈미산을 지나자 첫번째 만나게 되는 임도가 나온다.

 

임도에서 오른쪽으로 약 100m를 따라가면 왼쪽 등산로가 나오고

등산로 입구에는 시그널이 가득 걸려 있다.

요즘은 시그널을 걸지 않는 것이 추세라 해도

희미한 등산로 주변의 시그널은 길을 찾는데 많은 도움이 된다.

 

[08:50]

해발 1,017m의 검마산 정상이다.

 

삼거리에서 25분 정도 걷자 검마산 정상이다

정상에는 10여평 가량의 데크가 있어 쉴 수 있고, 주변의 풍경도 볼 수 있다

그런데 안개가 자욱하게 깔려있어 주변을 조망할 수 없다.

 

 

조망 대신

병경형님이 가져온 마천골 오가피 동동주(함양군 마천면 소재 양조장 주조)로 에너지를 보충한다.

 

[09:40] 해발 1,017.2m의 검마산

지도에는 '검마산'이라는 이름이 두개가 표시되어 나오는데, 첫번째 검마산은 '검마산 정상'이라 부르고

북동쪽으로 1.5㎞ 더 가면 나오는 두번째 검마산은 '검마산 주봉'이라 부른다.

 

[10:05]

금장지맥의 분기점

준,희라는 분의 안내문은 전국의 어느 산에서든 쉽게 만날 수 있다.

 

소나무 중에서도 으뜸으로 치는 것은 금강송

 

금강송은 춘양목, 황장목(黃腸木)이라고도 불리는데, 

나이테가 조밀하고 송진이 많아 쉽게 썩지 않으며 잘 갈라지지도 않는 소나무이다

조선시대에는 궁궐용 목재나 왕실의 목관을 만드는데 쓰였다고 한다.

 

 

또한, 우리나라 국민이 가장 선호하는 나무이고, 소나무 중에서도 금강송이 단연 으뜸이다.

 

낙동정맥의 지형은 전형적인 동고서저의 경동지형을 이루고

한쪽면은 참나무, 한쪽면은 단풍나무 또는 금강송의 군락이 형성되어 있다.

 

 

참나무는 용도 또는 생김새에 따라 이름이 붙는다

산불에도 잘 견디며 수피를 잘라내 굴피집의 지붕으로 삼는다 해서 이름 붙여진 굴참나무

 

떡이 상하지 않게 잘 감싸주는 떡갈나무,

신발 깔창으로 쓴다는 신갈나무, 묵 맛이 가장 좋다는 졸참나무, 커다란 잎사귀를 자랑하는 갈참나무

임금님의 수라상에 도토리묵으로 올려졌다는 상수리 나무까지 이름이 다양하다.

 

 

[12:15] 백암산 삼거리

금강송의 솔향과 단풍나무의 하늘거림에 취해 걷다보니 백암산 삼거리에 도착하였다.

 

[12:40] 해발 1,004m의 백암산

삼거리에서 25분만에 올라온 백암산 정상

유명한 백암온천의 발원지이며, 백암 온천을 감싸고 있는 산에 올랐으니 감회가 남다르다.

 

1990년대 온정면 청년회에서 세운 정상석

굳이 '정상'이라는 문구는 넣지 않아도 되었을 것인데~~

 

지나온 길을 뒤돌아 본다.

중간 왼쪽에 희게 보이는 부분이 임도이고, 그 위 봉우리가 갈미산,

오른쪽으로 검마산 정상과 주봉이 있다

그 봉우리와 능선을 따라 이곳까지 걸어왔으니 참 많이도 걸었다.

갈미산과 검마산 사이 뒤에 희미하게 보이는 봉우리가 지난 번 구간의 칠보산과 통고산이리라~~

 

왼쪽은 백암폭포로 내려가는 등산로이고,

가운데 보이는 봉우리가 오늘 계속 걸어갈 매봉산이다.

 

참나무가 시야를 가려도 백암온천이 있는 마을을 조망해 보지 않을 수 없다.

 

쑥부쟁이

 

쑥부쟁이 꽃밭을 밥상삼아

새우덥밥에 소를 넣은 쑥떡, 고로개와 울산 태화루로 늦은 점심을 즐긴다.

 

저 뒤 바위가 있는 백암산에서 점심식사를 마치고 출발할 때는 이번 구간이 거의 다 끝났다는 기분이 들었다.

 

그런데, 천만의 말씀이다.

이제부터가 고생과 고통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장마와 태풍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산림

곳곳에 찢어지고 꺾어진 나무가 길을 가로막고,

심한 오르막의 봉우리가 20개도 더 되는 길을 가야한다.

 

태풍이 치고 지나간 나무의 잎이 떨어지거나 골병이 들어 희끄무레하고,

나무는 뿌리 채 뽑혀 쓰러져 있다.

 

[15:10] 해발 953m의 봉우리

 

'살모사'

한여름에 먹이를 잔뜩 먹어 살을 찌우고 독을 가득채운 살모사

길 복판에 꽈리를 틀고있어 사람이 접근하며 가라고 스틱으로 두드려도 움직이지 않는다

혓바닥을 날름거리며 곧 달라들 기세다.

 

한갖 미물에 불과한 뱀이 도망가지 않고 달려드는 놈은 죽어 마땅하다.

결국 스틱으로 머리를 한대 얻어 맞았으니 명을 재촉하고 말았다.

 

[15:45] 해발 919m의 매봉산

 

멀리서 보면 노루의 궁댕이를 닮았다하여 이름 붙여진 노루궁뎅이 버섯

노루궁뎅이 버섯은 치매와 위장질환에 효험이 있다

면역력 향상과 항암효과가 있다고 널리 알려진 귀한 버섯이다.

 

가을색이 물들어가는 산

가을산에서 만나는 꽃 중 백출,창출이라는 생약명으로 잘 알려진 삽주

 

고들빼기

 

미역취

 

참취

 

잔대

 

새며느리밥풀

 

산박하 등 가을의 정취를 느끼게 하는 꽃들을 바라보며 산길을 걸어본다.

 

[16:25] 해발 675m의 윗 삼승령

간혹 비를 뿌리기도 하는 가을 산

오후 4시가 되자 숲속은 벌써 어둠이 찾아오는 것 같다.

바쁜 마음에 윗 삼승령에서 대기중인 차량에 베낭을 벗어 놓고, 아래 삼승령까지 가기로 한다.

 

[17:05] 해발 748m의 삼승령, 칠보지맥 분기점

그런데, 금방 도착할 것 같았던 아래 삼승령, 그게 아니다.

삼승령을 포함하여 8개의 봉우리를 넘고, 1시간 30분이 걸린 긴 거리였으니

마지막 남은 에너지를 모두 쏟아 부어야 하는 구간이었다.

 

[17:55] 해발 590m의 아랫 삼승령

 

올 여름은 장마와 태풍 거기에 코로나19

정치적인 상황까지 맞물려 유난히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

정치인들의 뻔뻔함과 코로나19는 언제 종식될지 기약없고,

끊임없이 닥쳐오는 자연재해와 재난 그리고 시끄러운 세상사, 인간사

사람들 사는 곳은 언제나 그렇고, 그럴것이다.

 

세상만사와 번뇌를 벗어놓고 좋은 벗과 산에 오르니

얼굴에 스치는 바람과 향기로 온몸이 반응한다

흐르는 땀과 호흡을 통해 독소를 배출한 뒤의 상쾌함과 성취감

다 채워지지 않은 무언가에 대한 열정이

가을로 가는 길에 성큼 다가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