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동정맥

낙동정맥 8구간=아랫 삼승령-학산봉-저시재-독경산-창수령(자라목이)-울치재(2020. 9. 29.)

하진수 하진수 2020. 3. 15. 16:07

일시 : 2020년 9 29일(07:50 ~ 15:50)

소요시간 : 8시간

산행 거리 : 16.37㎞(GPS 거리)

함께한 사람 : 박병경, 김승곤, 하진수 등 3

산행 코스 : 경북 영양군 수비면 기산리 산 11-1에 소재한 아랫 삼승령 - 학산봉 - 저시재 - 독경산 - 창수령(자라목이) - 울치재(경북 영양군 영양읍 양구리 177)

사진: 김승곤, 하진수

 

더 늦기전에 낙동정맥길을 밟아보리라는 다짐을 하고 태백에 있는 매봉산을 시작으로 

12개 구간을 밟았다

오늘이 13번째 정맥길을 밟는 날

절반에서 꺾어지는 날이기도 하지만 낙동정맥 종주에 관한

조언과 응원을 아낌없이 해주는 김승곤 국장이 함께한 뜻깊은 날이다.

 

아침 7시 50분에

해발 590m의 아래 삼승령에서 출발에 앞서 인증샷을 찍는다.

 

아래 삼승령의 등산로 입구에 세운 쉼터로 오래전에 잘 지었으나

이용하는 사람이 많지 않다

관리가 되지 않아 지붕과 바닥은 썩어 곧 내려 앉을 것만 같다.

 

[08:00, 학산봉]

해발 689m의 학산봉,

약 100m의 고도를 10분만에 치고 올랐으니 숨소리는 쉬익~ 쉬익

가슴은 헐떡,헐떡, 뒷다리까지 땡긴다

지난 일주일 내내 음주한 몸에 오버페이스로 컨디션 조절이 안된다

결국 나는 울치재 가기전에 옆에 있는 임도로 하산하여 오늘 구간을 다 마치지 못하였다.

 

[08:45, 쉰섬재]

경북 영양과 영덕을 오고가며 넘은 재로서 쉰이라는 말은 숫자 50을 가르킨다

섬은 벼 등 곡식의 부피를 계량하는 단위, 재는 고개를 뜻하는 것으로

내륙 영양쪽에 조 50섬을 수확할 수 있는 밭이 있는 고개 만디라는 뜻에서

쉰섬재라는 이름이 붙여졌다고 전해진다.

 

이런 지명을 알 수 있는 것은 준·희라는 분이나 선답자들의 봉사 덕분이 아닌가 싶다.

 

 

중간쯤에 위치한 창수면 보림마을

보림마을 뒤에 있는 산허리길을 따라 아침에 아래삼승령으로 올라왔던 산판도로가 보이고

앞 들의 노랗게 익어가는 벼는 가을이 깊어지고 있음을 말해준다.

 

이꼬들배기

옛날 고씨 형제와 백씨, 이씨 넷이 전라도 지방의 어느 산속으로 산나물을 캐러 나섰다가 길을 잃었다

산을 헤메다 배가 너무 고파 이름도 모르는 나물을 캐 먹었는데, 맛이 삽싸름하고 무척 좋았다.

그래서 그 나물을 집에 가지고 와서 마을 사람들에게 이름을 물으니 아무도 모른다고 하여

고씨 두명에 백씨와 이씨를 합하여 고둘백이라 부르다가 고들빼기가 되었다는 전설이 있다.

하여튼 쌉싸름하고 맛난 김치로 태어나는 고들빼기의 꽃이 화려하다.

 

[착한 며느리와 악한 시어머니의 이야기가 전해 내려오는 며느리밥풀꽃]

 

옛적, 지지리도 가난한 시절

며느리가 부엌에서 밥을 하다 뜸이 들었는지를 확인하기 위하여 밥알 두알을 먹어 맛을 보았는데,

이를 지켜본 시어머니가 먼저 밥을 먹었다고 구박하였다고 함

시어머니의 구박에 일찍 세상을 뜬 며느리의 무덤에 밥알 두알이 붙은 예쁜 꽃이 핀 것을 보고

며느리의 넋을 기리기 위해 며느리 밥풀꽃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참으로 옛날 배고팠던 시절의 애환이 그대로 느껴지는 설화다.

 

[11:55, 첫번째 만나는 도로, 임도]

백청리 망성골와 영양 무창 밤남골을 연결하는 임도이다.

 

길가는 산꾼들을 위하여 아낌없이 자신의 등을 내어주는 소나무

 

[퍼온 사진]

저 앞으로 오늘의 구간 중 가장 힘들게 올라야 하는 독경산이 보인다.

 

[12:50, 독경산]

스님이 읽는 경 소리가 온산에 울려 퍼졌다는 것에서 독경산으로 이름 붙여졌다

정상에 올라와보니 편편한 봉우리에 헬기장이 있을뿐

변변한 정상석 하나 없은 밋밋한 봉우리일 뿐이다.

 

그러나 이곳에도 어김없이 선답자들의 시그널이 정겹게 걸려 있고,

준·희님이나 아랑구렝님의 안내문이 독경산임을 잘 말해 주고 있다.

 

꽈리 라는 꽃, 내 기억으로 어릴적 땡깔이라 불렀고, 안에 있는 열매를 씻어 입에 넣어 불었던 것 같다.


자료를 보면 가지과에 속하는 여러해살이 풀이라고 한다.
우리나라와 주변국이 원산지라고 하는데 마을의 빈터와 산비탈, 풀밭에 흔히 자란다고 한다.
꽃은 6~7월에 피는데 꽃이 진 뒤 꽃받침이 달걀모양으로 되어 열매를 완전히 둘러싼다.
그리고 열매만을 꽈리라 부르기도 하는데,

예전에는 아이들이 열매를 놀잇감으로 가지고 놀기도 했다.
전초와 뿌리, 열매 모두 식용과 약용으로 사용되는데 청열·이뇨·해독의 효능이 있다고 한다.
그리고 조선시대에 꽈리라는 이름의 소녀가 죽은 후 무덤에서 피어나 붙여진 이름이라는 설화도 전해진다.

 

투구꽃

 

옛날 사약의 재료로 사용되었다는 식물인데,

꽃은 예쁘고, 지천으로 널려있어 눈은 호사를 누린다.

 

취나물꽃
특유의 향과 쌉사름한 맛이 특징인 취나물은 국내에 60여 종이 자생하고 있다고 한다.
그 중 참취, 개미취, 각시취, 미역취, 곰취 등 24종이 식용으로 활용되고 있는데.

이중 수확량이 가장 많아서 활용되는 것이 참취다.
특히 칼슘, 철분, 비타민 A 등이 풍부해 건강식품으로서도 가치가 높다.
참취의 잎과 줄기는 맛과 향이 독특해 예로부터 생채, 묵나물 등으로 이용되어 왔으며

한약재로 진통, 현기증, 해독, 장염 등의 치료제로 사용되기도 한다.

 

지난 태풍(마이삭,하이선)으로 뿌리째 뽑혀버린 나무들
부러지고 뽑히고 처참한 광경이다.

 

산길에 뽑혀진 참나무 한그루가 길을 막는다.
그러니 갈길은 넘어 가느냐 아니면 돌아가느냐 그것이 문제다
나무가 너무 커서 넘어갈수는 없고 결국은 뿌리 아래로 돌아간다.

 

급 경사길

너무 가파른 길이라 자칫 잘못하면 미끄러져 굴러 떨어질 것 같아 한발 한발 조심스럽다. 

 

독경산을 내려오면서 바라보게된 영양 풍력발전단지의 풍력발전기

 

[13:50, 창수령(자라목이)]

 

왼쪽은 영덕으로 가는 길이고,

오른쪽의 도로는 영양풍력발전단지로 들어가는 도로인데,

낙동정맥길은 포터 차량의 오른쪽 뒤로 올라야 된다.

 

금강송이 늙어 수명을 다하고,

껍질이 벗겨진채로 하늘높이 우뚝 서있는 것을 바라보니 새삼

삶과 죽음의 윤회라는 정신문화사상이 뇌리에 스쳐 지나간다.

 

내 옛적 수도기계화사단에 근무한 적이 있어 최신화된 군무기로 작전을 해 보았지만

산불도 기계화 된 장비로 진화를 하기 위해 훈련장을 만들어 놓은 것 같다.

 

양구리 산성지의 모습
나란이 돌로 쌓은듯한 모습의 산

근데, 나는 이쯤에서 기진 맥진하여 더 이상 갈 수가 없었다.

하여 울치재를 1,5㎞로 남겨둔 지점에서 임도로 하산하였고,

두분은 울치재까지 고고~~

 

영양읍 양구리 마을

다리 반대편의 임도를 따라 몇 백m 가면 울치재가 나온다.

 

다음 구간은 ok목장에서 황장재까지 인데,

약 24㎞이고, 오늘 하지 못한 구간 3㎞를 합치면 27㎞가 될 것이다.

27㎞를 한번에 종주하기는 힘들 것이고, 이곳 울치재에서 포도산 삼거리까지,

포도산 삼거리에서 황장재까지 두 구간으로 나누어 진행해야 할 것 같다

함께한 분들에게 미안하다.

뜻깊은 산행에 동참하기 위하여 어렵게 시간을 내어준 김국장에게

또, 나이가 적은 내가 형님보다 못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늦게나마 다시 나선 정맥종주를 응원하는 처에게도 볼 면목이 없다.

앞으로는 술 한잔 적게 먹고,

체력을 보강하여 이러한 실수를 되풀이 하지 않겠다는 다짐을 해 본다

청명한 가을 하늘을 원없이 가슴에 안고 산에서 내려왔다고 적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