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동정맥

낙동정맥 5구간=에미랑재-칠보산-깃재(755m)-885.5m봉-길등재-한티재(2020. 6. 20)

하진수 하진수 2020. 3. 15. 15:56

일시 : 2020년 6월 20일(07:00~ 16:30)

소요시간 : 9시간 30분

산행 거리 : 22.0㎞

함께한 사람 : 박병경, 정삼현, 전승훈, 하진수 등 4명

산행 코스 : 경북 영양군 수비면 신암리 산 19-79 소재 에미랑재- 칠보산 - 깃재(755m)-885.5m봉-길등재-한티재(경북 영양군 수비면 발리리 산 52-1)

 

여늬날과 같이 새벽 3시 30분에 울산 남구 옥동을 출발한 낙동정맥 종주팀은

동해고속도로(울산, 포항)와 7번 국도, 당진영덕간 고속도로(상주, 영덕) 와 34번 국도를 지나고

911번 지방도로를 거쳐 새벽 6시에 에미랑재에 도착하였다.

 

병경형님이 지난해 초 겨울에 사냥한 멧돼지를 넣어 끓인 찌개로 아침식사를 마친 후 

 

[아침 7시]

낙동정맥로의 이정표를 뒤로하며 인증샷을 남긴다.

 

몸이 채 산에 적응하기도 전에 만나게 되는 가파른 오르막

거친 숨을 몰아쉬며 약 20분간을 오르고 올라 고개를 들자

양 옆으로는 붉고 곧게 선 금강송군락이 자리하고 있다.

 

금강송과 참나무가 적당한 비율로 조성된 숲을 만난다

 

활엽수와 침엽수가 적당한 비율로 섞여있어 산불이 잘 나지 않고

산불이 난다해도 쉽게 진압을 할 수 있으며,

 

한가지 수종만 있는 숲에 비하면 병해충의 발생도 적다고 한다.

아름다운 숲 칠보산 자연휴양림 뒷쪽의 능선을 여유롭게 걷는다.

 

오늘 구간은 어디를 가나 위와 같이 금강송과

그에 못지 않은 덩치가 큰 참나무들을 만나게 될 것이다

 맑은 공기에 눈은 즐겁고, 정신건강은 더더욱 건강해 지리라.

 

[8시 25분, 칠보산]

1시간 반 가량을 걸어와 만나게 되는 칠보산 정상,

이곳에도 정상석이 없고, 온 산야를 누비는 산객님들의 이정표와

시그널이 칠보산 정상임을 알려준다.

 

지난 구간에서 본 통고산 정상석을 사진으로 남겨 만든 이정표(다음 카페 평일산행친구들)

위와 같은 이정표가 높은 봉우리나 재 등 여러곳에서 만난다.

 

산은 넘치지 않도록 적당한 물과 영양을 공급하고,

겨울의 추위와 여름의 태풍, 그리고 무더위를 우려하여

필요 이상의 부분을 드러내 주고 있다

이것이 자연의 섭리일까?

 

금강송은 붉고 마디가 길며, 곧게 자란다고 한다.

그런데, 꼭 곧게 자라는 것만은 아닌 것 같다.

여러 갈래로 나와 구불구불 얼키고 설키며 자란 우람한 금강송도 있으니~~

 

[송진채취 흔적]

송진은 휘발성 물질인 테라핀을 20%이상 함유하고 있다

소나무의 밑둥에 V자형으로 흠을 내어 그곳에서 흘러내린 진액을 채취한 것을 두고 송진이라 하는데,

 

일제 강점기에는 채취한 송진을 끓여서 송탄유를 만들고,

그 송탄유를 가미자재 특공대가 운행한 비행기의 연료(항공유)로 사용하였다고 한다.

 

[투구 모양]

그렇지만 송진은 우리나라에서도 오래전부터 약재와 등불의 원료로 쓰였고,

 

최근에는 비누, 종이, 광택재, 봉랍, 잉크, 먹 접착제, 납땜 용제 등에 사용하고

아쟁, 바이올린, 첼로 등 찰렌악기의 활, 무용수의 신발, 운동선수의 손바닥 칠하기,

무대 바닥에 미끄럼을 방지하기 위하여 사용하는 등 그 사용처가 무궁무진하다.

 

일제강점기에 가미가제 특공대의 비행기 기름으로 사용하기 위해

송진을 수탈하여 갔다는 이유로 

공분의 대상이 되었기는 하지만

위와 같이 송진의 사용처는 무궁무진하여 일제강점기 때나

그 이후 우리나라도 송진 채취는 계속되었다.

 

대행이,

송진채취의 대상이 된 소나무들은 건강상태가 양호하다고 집계가 되어 있다

눈으로 확인한 소나무들 모두는 철갑을 두른듯 건강하게 제 자리를 잘 지키고 있다.

 

 

[깃재, 10시 30분]

해발 755m의 깃재, 아랑구렝이 뭘까?

산악회 또는 모임의 이름인지 뜻을 알기가 힘들다.

 

신록이 울창한 숲

 

참나무가 우거지고

 

치톤피드가 마냥 뿜어져 나오는

 

낙동정맥 5구간의 활기찬 기운을 뜸뿍 받으며 오르고 또 오른다.

 

 

모처럼 오른쪽 시야기 확 트인 곳에 다다랐다.

 

오른쪽에 보이는 산이 삿갓봉일 것이고

골짜기 사이에 보이는 저수지가 수비저수지이다.

밑에 죽은 소나무 가지 하나가 용트림을 하는 용처럼 보인다.

 

평일 산행 친구들이 만들어 걸어놓은 표지판

885.5m의 봉우리라는 뜻일 것이다.

 

 

싸리는 곧게 크는 일반싸리와 조락싸리로 나뉘는데,

위 싸리는 조락싸리이고, 일명 비아리라고도 한다.

싸리나무는 요산배출에 효과가 있어 혈액투석을 하는 신부전증 환자에게 도움이 된다.
잎을 달여서 신장염, 신부전증, 콩팥경화 등 치료제에 쓰이고,

고혈압과 동맥경화를 예방하고 낫게 하는데도 쓴다고 한다.

그렇게 보면 우리나라 어느곳이든  자라는

나무 한그루 풀 한포기 약제로 쓰이지 않는 것이 없다.

 

[12시 30분]

병경형님은 햄버거

나는 수박과 복숭아 통조림 등 과일로 배를 채우고,

후식으로는 병경형님이 가져오신 참감홍시로 소소한 오찬을 즐긴다.

 

살짝 얼려온 참감홍시

 

낙동정맥을 종주하면서 느낀 것 중 하나가 강원도와 경북쪽의 산 정상에 정상석이 별로 없다는 것이다.

 

또 하나는 조망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바위나 암벽이 많은 악산은 나무가 자라지 못하여 곳곳에 시야가 트인다

 

그렇지만 낙동정맥길은 악산이 아닌 육산으로 녹음이 우거지면 정상뿐만 아니라

능선길도 녹음이 짙어 조망을 전혀 할 수 없다.

 

그러다보니 숲속길을 거북의 등같은 참나무나 올곧게 큰 금강송 등 숲만 그저 바라보고 걷는 것이다.

 

[길등재, 오후 3시]

전날 내린 비로 인해 습도도 높고,

전날에 마신 숙취로 가지고 간 물과 음료는 바닥을 드러내고 있다.

 

이곳 길등재에서 한티재까지는 앞으로 1시간

목마름에 밑에서 대기중인 처에게 sos를 날렸다.

"도저히 못 가겠으니 막길리 한통 싣고 길등재로 와 달라"고

거절하지 못하는 성격의 처는 미소 막걸리 2병에

집에서 가져온 오미자 액기스와 얼음을 넣어 만든 오미자막걸리로

일행의 갈증을 풀어준다.

 

생식생장의 계절답게 곳곳에 새들이 알을 품고

성격 급한 비둘기와 꿩들은 벌써 어린 새끼들을 거느리고

어떻게 삶을 살아야 되는지를 가르켜 주기에 바쁜 계절이다.

 

이제 저 멀리 다음 구간의 능선이 보이는 것으로 보아 오늘 구간도 마무리가 다 되어가는가 보다.

 

조금 돌아서 가니 저 아래 먼저온 승훈과 병경형님이 보이고

왼쪽 무덤 뒤로 살포시 여섯 번째의 구간 들머리가 보인다.

 

[오후 4시 30분]

오전 7시에 에미랑재를 출발하여 9시간 30분만에 도착한 한티재

 

 

경북 영양군 수비면의 어느 한 계곡에서

간단한 샤워로 땀을 씻어내고

시원한 정자에 둘러앉아 오미자 막걸리 한 잔으로  목을 축이며

5번째 구간도 저물어 간다.

 

코로나19로 펜데믹이 선언되고  확진자가 1,000 만명,

사망자가 50만명을 넘어가며

심신이 지쳐가는 대재앙의 시절에

길따라 녹음따라 낙동정맥의 살결을 느끼면서 근심 번뇌를 떨치고

오미자 막걸리와 소소한 오찬에

동해안 바닷길의 상큼한 드라이브까지 즐길 수 있으니

함께한 세분과 처에게 고마움을 전하고,

이 기분으로 다음 구간을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