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 산행

차마고도, 옥룡설산 트레킹 (2019. 5. 30. - 6. 4.)

하진수 하진수 2019. 5. 23. 12:55

 

 

일시: 2019. 5. 30. - 6. 4.(5박 6일)

함께한 사람: 김용근, 최경옥, 김승곤, 제숙란, 홍무영, 이종율, 정귀옥, 하진수 등(8명)

                  광주에서 합류한 이상훈 등 9명

여행사: 주식회사 산이좋은사람들

 

2011. 8. 여름 휴가 때 차마고도와 옥룡설산을 다녀 왔다.

당시에는 계절이 우(雨)기라 시야가 좋지 않았고,

로 인해 차마고도 트레킹 코스 중 호도협, 관음폭포와 금사강 정도만  기억난다.

옥룡설산은 옥호천에서 나귀를 타고 전죽림을 거쳐

망설봉 대협곡(5,100m)까지이고,

안개 자욱하고, 자잘한 자갈이 많은 경사길로 조망에 대한 기억은 거의 없다.

 

그 후 7~8년이 지난 올해 3월,

김승곤국장이 차마고도와 옥룡설산으로 트레킹을 다녀오자는 제안을 한다 

참석하겠다는 의사를 표시하고 같이 갈 사람들을 모집하여 도합 8명으로 결정났다.

워낙 고산지대라 산행을 잘 할수 있을까 하는 염려도 된다.

2011년에 함께 했던 김두환상무가 여행 떠나기전

이곳 '고기한상과 커피숖'에서 환송연을 베풀어 주었다.

 

 

 

5. 30. 14:20 울산 통도사역에서 출발한 KTX열차는 2시간 후 서울역에 도착했다

그 후 서울역에서 공항 직행열차를 타고 인천공항을 가고,

저녁 8시 50분에 출발이 예정된 비행기는 연착되어 저녁 11시에야 출발한다.

 

사천항공 여객기는 새벽 2시에 중국 서남부에 위치한 사천성 성도공항에 도착하고,

공항 근처에 있는 가원호텔에서 1시간 가량 휴식을 취한 후

다시 성도공항에서 아침 6시 30분 비행기로 

운남성 여강 국제공항(해발 2,400m)으로 갔으니 1시간 30분 정도 걸렸다.

 

1일차

[김승곤국장의 카페에서  퍼온 사진으로 3일간의 트레킹코스가 잘 표시되어 있다.]

 

여강(일명 리장이라고 함)국제공항에서 중형버스를 타고 2시간을 달려 가서

허바설산(5,396m)과 옥룡설산(5,596m) 사이의 16㎞ 협곡이 시작되는 호도협 교두진에서 내렸다

일명 빵차(우리나라의 봉고 수준의 차)라는 차를 타고 나시객잔까지 이동한 후 트레킹이 시작 된다

 

1일차는 나시객잔(2,100m)에서 출발하여 중도객잔(2,500m)까지

2일차는 중도객잔에서 출발하여 장선생객잔 및 중도호협까지

3일차는 옥룡설산의 모우평에서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가 3,500m 지점에서 시작하여

4,310m에 있는 설련대협곡을 다녀오는 코스이다.

 

교두진 앞의 호랑이, 금사강을 뛰어넘는 것을 형상화한 조각이다.

 

11시에 도착한 나시객잔, 한국인 산악인들이 많이 찾는 곳이라

이곳 객잔도 한국인의 입맛에 맞게 음식을 준비해 준다.

이곳에서 점심식사를 하고,

 

나시객잔의 앞 마당에 있는 포토존에서 단체 사진을 찍었다.

 

오후 1시경,

나를 비롯한 5명은 나귀를 타고 28밴드길(28개의 커브를 돌아가는 오르막길)을 올라간다

 

나는 나귀에서 굴러떨어질까 무서워 안장을 꼭 껴안고 있는데,

아내는 처음 타보지 않은 듯 여유있는 자세가 나온다.

 

뒤돌아 보니

옥룡설산과 허바설산 사이 호도협을 가로지르는 고속도로와  

전철 공사현장이 어지럽게 널려 있고,

그 사이 금사강의 물결은 공사로 인하여 황토색이다.

 

28밴드의 중간지점에 위치한 쉼터

 

2,650m의 높이에 위치한 28밴드길 끝 지점에서 단체사진을 남기는데, 

외국 여자분들이 함께 기념촬영을 하잔다.

 

옥룡설산의 끝자락에 걸려있는 구름과 은빛 설산이 장엄하고 경이로운 풍광을 아낌없이 내어준다

맑은 하늘 아래 5,596m 옥룡설산의 진면목을 볼 수 있다는 것은

神의 축복이 없으면 누릴 수 없을 것이다.

 

티나객잔이 있는 상호도협

2011. 8.여름에 왔을 때 저곳을 지나간 기억이 있는데

오늘 여정에는 저 밑의 티나객잔을 지나가지 않는다.

 

점점 더욱 선명하게 다가오는 설산

옥룡설산의 지질은, 

주성분이 석회암 성분으로 석회암 성분이 녹아 내려

산 전체가 회백색의 빛을 띄고 있기에 얼핏보면 만년설에 덮여 있는듯 하다.

 

호도협이라 부르는 계곡과 계곡 사이로 흐르는 강이 금사강이다.

금사강은 장강 즉, 양쯔강의 상류를 이루는 곳으로

이곳에서 발원하여 우리나라의 서해안에 다다른다.

 

 

첫째날 트레킹 코스 중간쯤에 위치한 차마객잔

차마객잔이라는 한자위에 세겨져 있는 그림은

나시족의 상형문자로 아직도 상형문자가 사용된다.

 

인도양과 대서양판이 만나 지각이 변동되면서 생긴

허바설산과 옥룡설산 사이의 계곡을 걷고 있으니 이 또한 행복한 길이다.

 

해발 2,500m에 위치한 중도객잔

크게 힘들지 않은 첫째날 트레킹으로 오늘의 여정을 마무리하는 숙소이다.

 

 

저녁식사로 나오는 오골계 백숙과 여행사의 서비스로 나오는 바이주 

맥주, 소주가 전날의 긴 비행과 오늘의 트레킹으로 인한 피로를 어느정도 씻어준다.

 

 

 

2일차

중도객잔에서 편안한 하룻밤을 보내고,

아침에 눈을 떠 보니 옥룡설산의 전경이 눈앞에 펼쳐진다.

 

 

어제 먹었던 오골계백숙의 국물로 끓인 죽으로 아침식사를 하고,

 

 

 

안전하고 즐거운 산행이 되기를 소원하면서 "파이팅"을 외쳐본다.

 

중도객잔이 있는 마을을 뒤로하고 걷다보니

 

어느새 해발 2,450m의 위치에 있는 관음폭포에 다다랐다.

 

관음폭포는 그 높이만도 몇백m에 이르러

우기에는 많은 양의 물이 흘려내려 장관을 이루고,

지금은 계절적으로 건기라 얼마되지 않은 물줄기가 떨어지고 있다.

 

해발 2,500m에서 3,000m 높이의 산길을 굽이굽이 돌고돌아(백두산은 해발 2,750m)

 

저 아래로 보이는 마을의 장선생 객잔에 갔다가

장선생객잔 뒤에 있는 계곡(중도호협)을 다녀오는 것이 오늘의 코스이다.

 

장선생 객잔의 화장실

산장의 객실에는 우리나라 모텔 수준의 세면장과 화장실이 설치되어 있다

그러나 이곳 원주민들은 위와 같이 생긴 옛날 방식의 화장실을 이용한다.

2~ 3명이 한번에 화장실을 사용할 수 있고,

좌측에 메달려 있는 물통에 물이 가득 차면 자동으로 열리면서 물이 내려와 오물이 씻겨져 내려가는 구조이다.

 

장선생 객잔에서 중도호협까지 내려오는데는 30분

올라가는 데는 1시간 30분이 걸리는 코스로 그 만큼 경사가 심하다.

 

인력거~~

그 전에는 위 인력거를 이용하여 중호도협을 왕래하기도 하였다는데,

이제는 인력거를 들 사람이 없어 관람용으로 비치해 놓았다.

 

금사강 사이 중간지점에 놓여진 큰 바위,

바위 중간에 중도호협임을 표시하는 표지석이 있다.

 

굉음을 지르며 흘려내리는 금사강를 바라보며

 

 

무엇을 얻으려고 여기까지 왔는지 되돌아 보기도 한다.

 

건기에는 옥색의 물이 흐른다는데, 지금은 옥룡설산과 허바설산을 이어주는

고속도로와 전철 공사로 인해 누른색의 황토물이 흐른다.

 

이틀간이라는 짧지 않은 시간

오직 산과 계곡만이 있는 호도협의 혹독한 자연환경과 일상의 불편함 속에서도

악착같이 살아가는 나시족들의 삶을 일부나마 들여다 볼 수 있음에 감사를 드린다.

 

 

트레킹을 마치고

여강시내로 돌아와 이곳에서 90분간 전신 마사지를 받는다

 

 

마사지 후 부근에 있는 백운정에서 무한리필 삼겹살로 저녁식사를 하고 호텔로 이동

 

시내에는 차량 통행이 제한되어 있어 호텔까지 차가 들어가지 못하고,

호텔에서 내어준 자전거 손수레가 케리어 등 짐을 옮긴다.

 

1997년경 세계자연유산으로 지정된 여강(리장)고성

우리가 이틀간 묵을 아이비객잔과 주변의 관광지 등이 저 안에 들어 있다.

 

고성시내,

빨래하는 고성시내의 여인 그만큼 깨끗하다는 뜻일텐데

왠지 연출을 하고 있다는 생각은 왜 들까?

 

2일간 숙박하게 될 여강아이비 객잔

 

아이비 객잔 앞 식당

 

저녁에는 고성 시가지 투어를 하기로 한다.

 

깨끗한 시내 한가운데 상가 거리

 

은(銀)을 세공하고 있는 아주머니와 대화도 나누고

 

카페같은 곳에 들러서

 

애벌레(대나무밭에 나오는 벌레라고 함)를 튀긴 안주를 먹으며,

중국 와인 한잔씩 했다 

그새 나도 모르게 살풋 취했다

 

취한데다 아이비 객잔으로 돌아와 또 다시 캔맥주로 입가심을 하였으니

정말로 많이 취한 것 같다.

 

취한 기분에 셀카를 찍었더니, 내가 봐도 행복해 보이는 표정이다.

사실, 여행을 떠날 때 큰 아들이  '대구 도시철도 공사' 공채에

합격 하였다는 연락을 받아 기쁘기도 하고,

여행까지 할 수 있는 체력과 술을 마실 수 있는 건강이 있으니

행복할 수 밖에 ~~

 

3일차다

오늘은 모우평에서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가 4,310m의 설련대협곡을 다녀오는 코스다.

 

 

모우평으로 이동하는 차안에서 바라본 옥룡설산

 

2명이 한조가 되어 케이블카를 타고 3,500m 모우평 목장으로 이동한다.

 

케이블카에서 내려 안전산행을 기원하는 인증샷을 남기고

 

얼마 지나지 않아 만나게 되는 라마교 '설화사'

무엇을 바라기에 이 높은 곳에까지 올라 기도를 해야하나~~

기복신앙을 생각하게되는 그림이다.

 

안개가 걷혀진 상태에서 바라본 설화사의 전경이다.

 

해발 3,500m에 올라오니 고산증으로 호흡이 힘들어 진다.

 

숨을 헐떡이고 복식호흡도 해 보지만 가빠지는 호흡

그럼에도 이국적인 풍경의 야크를 그냥 두고 갈수가 없어 셔트를 눌려본다.

 

저녁마다 술과 음식에 운동은 하지 않고 있다보니

배도 나오고 체력은 바닥이요

숨이 가쁘고 작은 오르막에도 힘이든다

 

지쳐서 숨을 헐떡이고 도저히 못가겠다 싶을 무렵에

 

오늘 점심식사가 예정되어 있는 '산야목장'에 닿았다.

산야목장의 주인 아주머니가 염소를 내보내고 있다.

 

이곳 모우평 코스는 우리나라에 있는 '해초 여행사'에서 개발한 코스란다.

 

산야목장 주인이 이곳에서

고산증으로 잘 먹지 못하는 여행객들을 위해 누룽지를 끊여준다.

 

(물을 끊이고 식사준비를 하고 있는 주인 아주머니)

 

누룽지와 라면을 먹어보고 다른 반찬도 먹어보지만 이미 고산증으로 입맛을 잃어

그저 먹는둥 마는둥 하다 숫가락을 놓아버렸다.

 

 

 

 

나는 더 이상 가지 못했지만

김승곤부부와 이종율계장 등 몇몇은 설련대협곡에 올랐다.

 


난생 처음 고산증세를 느낄 수 있는 높은 산에 오른 이종률계장

자연의 위대함에 절로 몸이 숙여졌단다.

 

 김국장이 하산하면서 촬영한 사진

 

해발 4,000m 지점 옆에 6,000m 높이의 봉우리가 우뚝 솟아 있다

이곳 원주민들은 죽어서 저승 갈때

저 산을 통하여

하늘로 가는 산으로 생각하며, 신령스럽고 우상화하고 있는 산이다.

 

 

4일차, 오늘은 인상여강쇼를 관람하고 흑룡담공원과 고성시내

그리고 전통시장을 둘러보는 일정이다.

해발 3,100m에 위치한 노천공연장으로

공연장 뒤는 옥룡설산이 무대의 배경이 된다.

 

공연장 입구에 나시족이 사용하는 상형문자가 새겨져 있다,

 

북경 올림픽을 연출로 유명해진 감독 장예모가 기획하고 연출한 인상여강쇼

  

이곳 현지인들로 구성된 배우들인데, 출연배우가 500 여명

말도 100여 마리나 등장한다.

 

여강인상쇼는 총 6부로 진행된다

 

나시족의 마방편과, 술판

 

천상인간과의 춤판

 

 

 

마지막은 기도 의식으로 마무리 된다.

 

언어를 몰라도 배우들의 몸과 동작으로 그들이 표현하고자 하는 것을 알 수 있다고 하나

 

난 사실 무엇을 뜻하는 쇼인지 잘 모르겠다.

 

하여간 배우들의 기도의식에 맞춰 관객들과 함께 기도를 외치면서 공연은 끝났다.


흑룡담 공원이다.

 

그림같은 팔각정은 호수면에 아름다운 모습을 드리우고

  

청소를 하는 뱃사공은 마치 강태공의 유유자적을 보는 것 같다.

 

여강 시내의 북쪽에 자리한 이곳 흑룡담 공원

 

 

기품있고 아기자기한 공원의 모습이 잘 정돈되어 있고

    

저멀리 옥룡설산이 보이며,

 

 

마치 잘 그려진 한폭의 풍경화를 보는 것 같다.

 

 

여강(리장)의 재래시장과 고성을 구경하는 코스다.

 

 

1997년 강택민이 주석으로 있을 때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된 여강고성

 

각자의 염원을 담아 걸어놓은 열쇠꾸러미들을 보니

다 잘되기를 바라는 마음은 이곳 사람들이나

우리나 마찬기지라는 생각이 든다. 

 

시내에는 형형색색의 수재우산을 거꾸로 메달아 놓았다

 

저녁식사는 저 안에 있는 건물의 식당에서

삼겹살 고추장 볶음으로 마무리를 한다

 

6월 4일 마지막 날이다.

여강시내 투어를 마치고 저녁 늦게 사천성 성도로 돌아와

가원호텔에서 1박을 한 후

삼국지에 나오는 유비와 제갈공명을 모셔놓은 사당, 무후사를 찾았다.

 

일행들은 열심히 설명을 들으며 관람을 하는데

나는 몸살과 소화불량으로 모든 것이 귀찮다.

 

제갈공명이 군사를 일으켜 전장에 나갈때 쓴 편지라고 가이드는 소개를 하지만

건성으로 듣고 빨리 지나가기만을 빌뿐이다.


유비의 묘 옆에서 인증하며 여행을 마무리 한다.

 

실로 오랜만에 다시 찾은 차마고도 트레킹

언제 다시 그곳에 내발이 닿을까

생각하면 지금도 설산의 풍광이 선하게 살아온다

광활한 협곡과 웅장한 금사강

설산의 봉우리

 

비록 고산증 후유증과 피로로 몸살을 앓고 있지만

그래도 잘 다녀왔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다

일행들에게 폐가 되지 않으려고 조용조용히 따라 다녔던 시간들

어디가 불편하냐며 걱정을 해 준 동료들이 고맙다

 

밤늦은 5일 새벽 1시경에 울산에 도착

이튿날부터 밀린 업무를 처리하느라 많이 바빴다

이제사 후기를 작성하고 있는 6월 18일

여독이 쉬 풀리지 않아서 그런지

아직도 소화불량, 목감기가 낫지않는다.

 

천혜의 원시림에서 무엇을 보고자 했던가

원초적인 정체성, 또 다른 나에 대한 존재감이랄까

우주적인 것까지도 큰마음이 되었던 순간도 느꼈었다 

망각의 시간이 흘러가면

또 다시 길을 나설수 있으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