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루목사모

왕산, 필봉산 산행 및 가족모임(2019. 4. 13.)

하진수 하진수 2019. 4. 14. 07:06


2019. 4. 13. 09:30

산청군 금서면 주상리에 있는 주암식당 앞에서 제매 박승도를 만났다

오늘의 산행지 들머리인 구형왕릉,

가락국 역사관이 있는 곳이다


산청군 금서면 화계리에 있는 가락국 제10대 구형왕의 돌무덤


가락국의 멸망을 가슴에 안고 이곳 화계리에 은신한 구형왕은

자신의 산소를 쓸 때 

흙을 덮지 말고 돌로 덮어 무덤을 만들라는 유언을 하였다

7층단으로 쌓아 중앙에 왕이 드나들 수 있도록 문도 만들어져 있다.


전면 중앙에 가락국 양왕릉이라고 새겨진 석비가 있고, 그 앞에 상돌과 장명등이 있다

좌우에는 문인석, 무인석, 돌짐승이 1쌍씩 배치되어 있으나,

이러한 석물들은 근래에 만들어진 것이라고 한다.


어떤 행사가 있었는지 행안부장관이 보내온 난화분도 올려져 있다.


나라를 잃고 이곳 산골에서 한많은 생을 마감한 양왕의 무덤을 뒤로 하며

오늘의 산행을 시작 한다. 


자형과 제매



구형왕릉은 우측이고

좌측에 있는 등산로를 따라 올라가면 왕산과 필봉산이 나온다.

 

어릴적 함양쪽에서 쳐다보면 기와지붕 처마를 보는 것과 같이

용마루가 길게 늘어진듯한 산

 

그 산을 한 번 가보아야지 하는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지난 해 12월 모임 때

둘째 자형이 왕산과 필봉산 산행을 제안하였다

등산을 하고 통영에 가서 대방어를 먹기로 하였으나

그때 갑자기 일정이 변경되어서 산행을 못했다.


결국 올해 4월 정기모임에 앞서 셋이 찾은 왕산

오르다보니 망경대라고 쓰여진 큰 바위와 

그 앞에 산청군 금서면과 생초면의 전경이 내려다 보인다. 


태조 이성계의 조선건국을 반대한 고려 충신중 한분인 민안부라는 사람이

산청군 생초면 대포리라는 마을로 낙향하여 은둔생활을 하였다

 "옳지 못한 부귀는 오히려 나에게는 뜬구름과 같다"라는 말을

생활신조로 하여 근검,절약을 행하였던 분

매월 초하루와 보름에 망경대에 올라

고려의 수도 송경을 향해 절을 하며 충절과 의리를 지켰다는 곳이라 하여 망경대라 부른단다.

 

  

"내고향 생초가 저 곳이고 베트남 축구감독 박향서도 같은 고향이지"라며

흐뭇해 하시는 자형


산길이 파헤쳐지고 오래되어 못쓰게 된 나무계단 길과

깔딱고개에서 숨을 몇번 깔딱이자 앞에 나타나는 망바위


동의보감의 저자 허준을 기리기 위한 동의보감촌이 망바위 밑으로 펼쳐져 있다. 

 

동의보감촌

허준을 기리기 위함으로 건립하였으나 내국인을 비롯한

베트남 여행객들로 많은 사람이 붐빈다.

 

저 너머로 보이는 필봉산

오른쪽에 허준의 스승인 유의태가 마셨다는 샘이 있는 샘터


왼쪽으로 경호강이 보인다.


망바위에서 약 200m를 지나면 가짜왕산이라고 불리는 소왕산이 나온다.

 

버들강아지 또는 수양버들로만 알고 있던 호랑버들

버들강아지나 수양버들은 대부분 산골짝이나 호수 주변에 서식하는 식물이다

산 정상부근 능선에서 자라고,

수술과 꽃눈이 호랑이 눈을 닮았으니

호랑버들이라 불려도 족하다는 생각이 든다.



한평생을 교직에 몸담았다가 몇년전 교장을 끝으로

퇴직한 자형이 일러주는 남산제비꽃


금붓꽃

대부분의 붓꽃은 자색으로, 금색의 붓꽃은 처음 본다.


2 시간만에 도착한 해발 923m 높이의 왕산 정상


이곳에서도 고향 구평리 마을 자랑에 기분이 업되어 있다.


대기업의 임원으로 있다 퇴직 후

1년만에 다시 대기업의 고위 임원으로 스카우트 된 제매


운동과 음식 조절로 점점 더 젊어지고 있다.


 

맞은편 높게 보이는 산이 지리산 하봉


붓끝을 닮았다하여 붙여진 필봉산

오늘 저 봉우리를 거쳐 동의보감촌으로 하산할 예정이다.


중간 중간에 고운 자태의 진달래가 산객들의 발길을 붙잡는다


만발한 진달래 사이를 따라가니 여우들이 넘나들었다는 여우재가 나온다.

 

여우재를 지나 잠시 거친 숨을 몰아쉬다보니


마주하게 된 붓끝, 필봉산 정상


어릴적에 보았던 기와지붕 처마와 같은 형상의 왕산

오른쪽이 소왕산, 왼쪽이 왕산이다


이쯤에서 인증샷을 찍고~



봄의 미각에 빠져들 준비

상추, 미나리, 가죽순, 가시오가피순, 땅두릅, 가시두릅, 엄나무순


봄의 향기와 신선함이 가득찬 행복하고 건강한 밥상이다.


산청읍 시내와 오른쪽을 끼고 도는 경호강

 

황매산도 조망하면서


저 멀리 골 사이로 자형의 고향 산청군 생초면 구평마을도 보인다.


하산하면서

가시두릅 새순과

부지갱이 나물도 채취하였다.

 

동의보감촌 내의 동의본가 건물


 

그 옆을 끼고 도는 무룡계곡과 구암루


조팝나무꽃

조팝나무는 줄기가 가늘고 키가 작아 가로수나 조경용으로

이팝나무는 키가 큰 나무로

마을입구의 수호목으로 많이 심는다

이때쯤 봄에 화사한 꽃을 피운다.

  

 엑스포 주재관

 

이곳 대장간에서 자형이 한 자루에 9,000원 하는 조선 낮 두자루를 구입하였다. 

 

산행을 마치고 집으로 오니 형제들이 모두 모였다.


동생이 준비한 삼겹살과 쪽갈비




자형이 가지고 오신 가죽나물


시골 텃밭에 심어져 있는 땅 두릅



끓는 물에 데친 땅두릅과 가시두릅, 엄개나물, 오가피나물, 가죽나물


나래부부가 준비한 함양의 솔향내 가득한 솔송주 등

봄의 향기 및 형제들의 우애로

4월의 정기 가족모임도 무르익어 간다.


이튿날 일요일

아버지, 어머니 산소에 들렀다


두번의 제초제 살포에도 끈길기게 살아있는 쑥과

억새풀을 제거하는 작업을 하였다.

앞으로 2~3년 더 제초제를 뿌리고 뽑아내다보면 잔디만 살아서

두분이 편히 쉴 아늑한 공간이 되겠지

30 여년 만에 만나신 두분이다

두분의 자손들은

부디 편히 영면하시기를 기원 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