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 산행

지리산(2018. 5. 26.)

하진수 하진수 2018. 5. 27. 09:18

일시: 2018. 5. 26. 06:10 ~ 14:35

누구랑: 둘째 자형과 박서방 그리고 나 

어디서: 함양군 마천면 소재 백무동에서

어디로: 장터목 휴게소를 거처 제석봉과 천왕봉을 지나간다 

           다시 로타리 산장과 법계사를 지나 산청군 시천면 중산리 주차장으로

얼마나: 13㎞, 41,000보 정도 걸었음

 

지리산 산행은 함양군 마천면에 있는 백무동에서 시작하는 코스와

산청군 시천면 중산리에서 시작하는 코스가 있다

구례 화엄사나 산청에 있는 대원사에서 시작하는 종주코스 즉 화대 종주코스,

성삼제에서 노고단, 반야봉, 천왕봉을 지나는 코스 등 여러 코스가 있다.

 

나는 15년전 겨울에는 발톱이 네개 달린 아이젠을 착용하고 장터목 산장까지 

돌아오는 산행을 한번 했었다

10 가을, 추석에 백무동에 있는 민박집에서 1박하고 새벽에 출발

장터목 산장을 거쳐 세석산장을 뒤로 하는 한신계곡으로 하산한 적이 있다.

 

자형은 1987년경 마천에 있는 의탄 초등학교 교사로 있을 때

박서방은 그 때 천왕봉에서 칠선계곡으로 하산하여 자형집을 들렀다고 한다

두분 다  31년만에 찾는 지리산이라며 들떠 있다.

 

백무동 탐방지원 센타 앞

여기서 100미터쯤 가면 왼쪽 방향이 장터목으로 가는 길이고

오른쪽 방향 한신계곡으로 가면 삼거리길이 나온다.

 

하동 바위 부근에 있는 출렁다리

10여년전에는 오른쪽의 출렁다리만 있었는데,

 

어느날보니 왼쪽에 튼튼한 다리가 다시 만들어졌다.

새로운 다리를 건너다보니 하동바위가 있는 곳을 모르고 지나왔다.

 

끊임없이 이어지는 돌길

 

등산로의 파임을 줄이기 위해 많은 돈을 들여 돌을 깔았겠지만

돌길은 무릎과 발목에 무리가 가중되어

오랜시간 등산하면 피로가 몇배나 된다.

 

1시간 30분 가량 지나면 만나게 되는 참샘

 

산객들에게는 오아시스같은 맑고 시원한 물로 목을 축이고

패트병에 있는 물을 버리고 참샘물을 가득가득 담아서간다

 

장터목 산장을 향해 계속 걷는다.

 

4.3㎞를 지나오니 능선이 나오고

이때부터는 돌길과 흙길이 혼재된 등산길이 나온다.

 

그래도 장터목 대피소까지는 1.5㎞

천왕봉까지는 3.2㎞가 남았다.

 

서서히 무릎이 아파오고 다리에 힘이 빠지는 소리와 호흡도 가빠진다.

 

어쨌거나 9시경 도착할 것이라 예정하였는데,

30분정도 늦은 9시 30분에 도착한 장터목 휴게소

 

이곳에서 참외 1개와 자유시간(초컬릿) 1개씩을 먹는다

힘든 산행으로 몸이 지쳤는지 당분이 들어가니 눈이 번쩍 뜨인다

껍질째 먹는 참외가 참으로 달콤하고 맛있다.

 

옛날에는 휴게소에서 컵라면이나 맥주와 반찬용 깻잎통조림 등도 먹을 수 있었는데~

 

이런 저런 이유로 햇반과 초컬릿, 자유시간 밖에 팔지 않으

옛날 생각은 버리고 먹을 것을 준비하여 산행을 하는 것이 맞겠다.

 

장터목 대피소에서 천왕봉까지 1.7

약 1시간 가량 소요되겠지~~

 

5.8㎞의 오르막과 돌길을 걸어왔으니 다리에 힘이 다 빠졌다

오르막 경사는 어떻게나 심한지~

 

가쁜 숨을 내뱉으며 다리를 간신히 들어올려 정상으로 향하는데

 

다행히 늦게 만개한 철쭉의 웃음으로 아픔을 위로받는다.

화사하게 핀 철쭉과 구름 한 점없이 맑은 하늘~~

산에오면 모두가 시인이 된다지

 

이쯤에서 하산하려고 계획하였던 칠선계곡 구간이 탐방금지구역 구간인지를 확인해야 한다

마침 마천이 고향이라는 두분을 만나 물어보니

칠선계곡도, 중봉에서 하산하는 구간도

탐방금지 구간으로 잘못 들어가면 과태료 10만원씩을 부과한단다.

 

자형은 "왔던 길을 되돌아가는 것은 재미가 없으니, 세석산장으로해서 한신계곡이나 중산리로 하산 하잔다"

그 길은 옛날 내가 가 보았는데, 너무 멀고 힘든 코스라고 거절하며,

집에 전화해서 오후 2시경 중산리 주차장으로 마중을 나와 달라는 부탁을 하였다 .

제석봉이다.

밝고 화사한 철쭉과 고사목, 푸른 하늘이 어우러져 그림같은 풍경으로 등산객들을 맞이하고 있다.

  

1950년대 도벌꾼들이 도벌 흔적을 없애기 위하여 불을 질러 제석봉 부근을 태웠고,

그때 타죽은 구상나무 등 고사목들의 잔재만 남아 있다.

 

지나온 길을 되돌아 본다

바로 밑이 장터목 산장이고,

첫번째 봉우리가 연하봉

그 다음이 촛대봉, 칠선봉이리라~

 

제석봉을 돌아나오자 아름드리 구상나무와

그 앞에 솟은 천왕봉이 보인다.

 

고생하여 올라온 자만이 하늘로 갈 수 있는 영광을 얻을 수 있다는 통천문

 

나도 하늘로 갈 수 있는 영광을 얻었으니 자랑스럽지 않을 수 없다.

 

자형은 아주 여유롭다.

아직까지 스틱을 사용하지 않고 뒷짐을 지며 편안하게 산을 오른다.

항상 소식(小食)을 하고 운동도 열심히 하며 건강을 지키는 자형

 

지나가던 아주머니가 자신있게 찍어준 사진, 소중한 한컷의 얼굴들이다

내가 찍은 사진보다 훨 낫네

고마울 따름이다.

 

박서방의 셀카 솜씨

 

지리산은 동서로 길게 펼처져 있는 종주능선으로 길이는 25.5㎞에 이른다.

천왕봉, 반야봉, 노고단의 삼대 주봉을 연결하는 능선으로

천왕일출, 반야낙조, 노고운해 등

아름다운 자연경관과 반달가슴곰 등 야생 동물과 식물을 만날 수 있는 곳이다.

민족의 명산 지리산

 

야생의 동식물과 푸르른 산하를 구경하며 힘들게 올라온 정상

 

한국인의 기상이 발원되는 곳

이곳 최고의 명산 지리산을 어찌 와 보지 않을 수 있으랴

'와보지 않은자는 묻지도 말아라'는 명언도 있다

 

31년만에 정상을 밟게 되었다는 자형과

박서방도 31년만에 느끼는 환희란다

 

 

 

오랜만에 선 정상이라 인증샷을 찍는다

명산에 닿은 기념샷을 남기기 위하여 1~20명이 줄을 서 있어

오래 머무르지 못하고 금방 물러나야 했다.

 

중산리 방향

급경사를 타고 300미터쯤 내려오니 바위틈에서 솟아나는 샘물

하늘아래 가장 높은 곳에 자리잡은 샘터가 아닌가 싶다.

혹여 대한민국의 젖줄인가?

귀한 천연암반수 한바가지를 떠서 다 들이킨다(그동안의 피로가 싹~).

 

법계사 앞

로타리대피소에서 준비해간 점심식사를 펼쳤다.

상추와 쑥갓에 수육 한점, 밥 한숫갈을 싸서 먹으니

이 맛이 꿀맛이로소이다.

3명이 막걸리 1병으로 목도 축이고~~~

  

커피 향기를 맡으며 잠시 여유도 즐긴다.

 

 

오후 2시까지 차를 가지고 오라는 부탁을 하였으니

더 이상의 여유는 즐기지 못하고 일어선다.

조금 내려오다 함박꽃나무를 만나 뒤돌아보니

봉우리 3개중 가운데 봉우리인 천왕봉에 사람들이 가물가물 보인다.

 

함박꽃나무다.

 

함박꽃나무는 깊은산 중턱 골짜기에 물 빠짐이 좋고 토양이 비옥한 곳에 잘자라며,

향이 좋아서 화단 정원수로 이용하기도 한단다.

 

중산리 주차장에서 천왕봉을 올라가면 1.3㎞ 부근에 삼거리가 나오고

왼쪽길은 장터목 산장으로

오른쪽길은 천왕봉으로 가는 길이 나온다.

그럼 앞으로 1.3㎞만 가면 오늘의 산행은 끝이다.

 

1.3㎞ 남았다는 안내에 기쁨의 미소도 보이고

 

드디어 다 내려왔다.

중산리에서 시작하는 지리산 등산로 입구

 

"자형 때문에 내 다리가 무지 고생이다.

뭣 때문에 이런 고생을 하지?

뭣하러 저 먼 산꼭대기에 갔다가 돌아오남요?

갔다 돌아올 것을"라는

어거지 아닌 어깃장을 놓으면서도 즐겁다 

 

8시간에 걸쳐 백무동에서 천왕봉을 거쳐 중산리까지 왔으니

 

무릎과 허리가 아프지 않을 수 있으랴~~

 

집으로 돌아오니 지난번 우리가 심은 쑥갓과 담배상추, 고추와 땅두릅,

나무두릅, 참나물, 머구 등 한상 푸짐하다.

 

위 야채를 먹기전 산청군 금서면에 있는 '주암식당'에서

민물고기 조림과 어탕국수를 먼저 먹었다(지저분하고 맛은 별로였음)

그래도 집에 남아있는 나래와 염서방을 위하여 민물고기 조림을 사왔다

민물고기 조림과 야채, 콜라겐이 듬뿍든 돼지껍질 누른 수육,

돼지수육으로 밤이 깊어가는 줄 모른다.

 

이렇게 하여 2018. 5. 26.의 모임은 끝이 났다

다음 모임은 살구가 익어가는 6월 말경으로 하는 것이 어떠냐,

산청군 금서면에 있는 '필봉산과 왕산을 돌아나오는 산행도 괜찮지' 라는 말을 뒤로 하며

난 11시경 울산으로 돌아오기 위하여 출발하였다.

계절의 여왕답게 5월의 산과 들에는 붉은꽃과 초록이 한창이다

곧 여름이 오겠지

형제자매가 모이는 시절이 곧 추억으로 가는 길이리라

봄밤이 깊어갈 수록 우애도 깊어지고

지리산 산행에서 찍은 인증샷이 뜻깊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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