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및 제주 올레길

올레 14코스(2018. 5. 4.)

하진수 하진수 2018. 5. 4. 04:13

 

제주 올레 11코스까지는 용근형님부부와 김승곤부부 등 6명이 같이 하였는데(2017. 4. 20.),

용근형님이 요추관 협착증 증세로 걷기가 불편하여 

작년 6월에 있었던 올레 12~ 13코스는 형님빼고 우리만 걸었다.

올해는 용근형님의 증세가 많이 좋아졌지만 무리 하면 안될것 같아서

쉬며 놀며 걷기로 하고 올레 14코스 길을 나선다.(용근형님내외 12,13코스는 통과)

 

2018. 5. 3.  08:45, 울산발 비행기에 탑승

10시경 제주비행장 부근 '한진렌트카'에서 스포티지 SUV차량 1대를 대여하여 출발

 

13코스의 종점이자 14코스의 시작점인 저지마을 회관앞에 도착하였다.

이번 코스는 저지마을에서 출발하여 월령리, 협제해수욕장을 거쳐

한림항 옆에 있는 한림파출소 앞까지 총거리 19.1㎞로

큰 오르막이나 내리막이 없이 비교적 걷기에 편안한 농로나 마을길다.

 

시작점 옆에 있는 중국집에서 사천짜장과 군만두로 점심식사를 하고

 

14코스 시작을 확인해 주는 스템프로 손등에 인증샷을 남긴다.

 

모쪼록 아무 탈없이 더 큰 건강을 얻기를 희망하면서

 

길을 나서는데,

서귀포 부근에서 많이 볼수 있는 감귤밭이 곳곳에 눈에 띈다

 

감귤꽃에서 나오는 달콤한 향기와 청량한 기운이 사방으로 흩날린다.

 


코로 입으로 마시고 마셔도 싫지 않는 감귤꽃 향기를 맡으며

쉬엄쉬엄 길을 걷는다.

 

달맞이 꽃도 수려하고 이쁜 자태를 환하게 보여주고~~.

 

모처럼의 나들이에 몸도 마음도 한껏 부풀어

찔레꽃 붉게피는 남쪽나라 내고향~~

이라는 노래를 절로 흥얼거려 본다... 

 

돌담벽위에 걸처져 있는

이름모를 열매와 줄기를 뒤로 하고~

 

육지에서는 보기 힘든 예술적인 돌담길...

 

걷다 잠시 뒤돌아보는 여유도 갖는다.

 

올해 양파와 마늘 가격이 떨어져서 농민들의 시름이 깊어진다는 언론기사를 보긴했다

제주도에도 중간중간 양파수확을 포기하고 갈아엎은 밭이 눈에 띈다.

1년 농사를 갈아엎는 농민들의 심정은 어떠하랴

 

제주도에서 흔히볼 수 있는 태양국이라는 꽃.

갖고 싶은 욕심에 리조트내 화단의 태양국 몇 포기를 뽑아 함양집에 옮겨 심어보았다.

함양 날씨에 적응이 잘 되어 더 좋은 꽃송이를 피웠으면 하는 바램을 가지고 ~~

 

가운데가 뻥 뚤린 화산석이다.

아마 수만년 전 화산이 폭발하고 용암이 흘려내릴 때

나무 한그루가 용암사이에 끼이고

그 나무가 오랜 세월을 거치며 위와 같은 화산석이 되지 않았을까

 

어릴적 향수를 떠올리게 하는 청보리밭

 

찰랑이는 보리밭과

봄이 익어가듯 누렇게 익어가는 보리

제주에는 4.3 사건이 있었고,

4.3 사건을 세상에 퍼뜨리게 된 계기가 소설가 현기영이 쓴 '순이삼촌'이라는 소설이다.

 

1949. 1. 16. 북제주군 조천면 북촌리에서 벌어진 양민학살 사건으로

학살된 가족들 중 생존자들은

빨갱이로 몰릴까봐 또는 다른 불이익을 받을까봐 전전긍긍하였다고 한다

 

그후로 아무도 그 사건을 입에 떠올리지 못하였는데,

1970년 제주 출신의 소설가 현기영이 쓴 '순이삼촌'이라는 책으로

4.3.사건 학살의 진상을 세상에 알리게 되었다

노무현대통령이 그 진실 확인과 피해보상에 대한 논의를 구상하였으나

제대로 진헹이 되지 않았다

이번 문재인대통령이 4월 3일에 제주를 찾아

다시 진상을 확인하는 조사위원회를 설치하고,

그에 따른 피해보상 등을 약속을 하였다.

1948년이나 1949년경에는 폭동을 진압하고 공산주의자들의 난동을 막는다는 명분이 있었다

군과 경찰을 투입하여 폭동에 앞선자들이나 공산주의 이념에 심취한 사람들을 찾아내

처단한 것이 당시의 상황에서는 옳았겠지만

이데올로기에 갇힌 정치가 낳은 낙후된 우리의 슬픈 자화상이다

억울하게 희생된 그분들께 지금이라도 올바르게 피해 상황을 해결해 드려야 할 것이다

폭력은 어떤 경우에도 정당화 될 수 없음을 알아야 한다

 

 

 

척박하고 살기 힘든 곳이였기에 유배자들의 귀양지로 불리던 제주도

 

일제의 억압에서 벗어난 후 공산주의와 민주주의로 둘로 나뉘어진 한반도 

남쪽에서는 공산주의 사상을 가진자들이 살 수 있는 곳이 없어

지리산이나 제주의 산간으로 몸을 숨겨야 했다

그러한 공산주의자들과 남북한 단독정부 수립을 반대한 

일부 제주도민들의 항의와 폭동을 진압하기 위해

군과 경찰, 김두환이 이끄는 서북청년단원들이 투입되어 무자비하게 진압을 하였다

죄없는 양민까지 학살된 현장에서 길을 걸으며 그들의 넋을 위로한다.

 

이제 제주의 산골과 시골길을 벗어나 해안가 길로 접어든다.

 

우리가 지나갈 반대방향의 한경면 바다에 설치된 풍력발전소

 

이곳은 한림읍 월령리에 위치한 '쉴만한 물가 커피숖'이라는 건물이다.

이곳까지의 거리는 9㎞ , 14코스의 절반을 왔으니

원래 계획은 14코스를 3일에 걸쳐 하자 하였는데,

목적한 것 보다 초과하여 걸었다.

 

카페에 앉아 무거워진 다리를 쉬게 하면서

선인장의 열매인 백년초로 만든 차커피로 잠시의 피로를 풀어본다.

 

 

 

지난해 6월초 찾았던 '사형제횟집'

딱새우에 황돔, 메로구이등

50여가지의 음식이 모두가 좋았다는 기억에

오늘은 용근형님을 모시고 다시 찾아왔다.

 

그런데,

지난해와 달리 음식의 질이 많이 떨어진 것 같다.

육지의 식당업주들이 질좋은 딱새우를 직거래로 모두 가져간다는 말이 있었는데,

그래서 그런지 딱새우가 적어지고 비린내까지 난다

다른 음식들도 맛도 별로

여하튼 용근형님은 소맥 두잔, 나는 한라산 흰색(19도)병 2병으

제주의 하루도 저물어간다.

 

 

14코스 2일차.

 

쉴만한물가 카페 옆에 있는 올레길을 겸한 선인장 군락지로

데크길로 조성되어 있다.

 

이곳은 국내 유일의 야생 군락지로

선인장의 원산지인 멕시코에서 해류(쿠로시오 난류)를 타고 이곳으로 밀려와

모래땅이나 바위틈에 기착하였다는 것이 정설로이다

이곳 월령리 마을 사람들은 뱀이나 쥐가 들어오는 것을 막기 위하여

집 울타리인 돌담 옆에 선인장을 심게 되었다고 한다

주변에는 온통 선인장밭이 즐비하다.

 

사람들은 생활이 풍요로워지고 여유가 생기면 저절로 문화생활을 즐기게 된다

 

 

집 벽이나 방파제에 이솦 우화같은 재미있는 그림을 그려 삭막한 해안이나 돌담길을 밝혀주고 있다.

 

ㅋㅋ

 

곳곳의 골목길에는 솔송국, 태양국, 패랭이, 다육식물 들을 가꾸어 관광객들에게 웃음과 재미를 더해 주고 있다

 

 이쯤에서 인증샷을 남기지 않을 수가 없지

금릉마을을 지나니 저멀리 죽도라고도 불리는 비양도가 시야에 들어온다.

비양도는 1002년에 화산활동으로 생겨난 섬이라고 하는데,

비양도의 영향인지 안쪽 협재와 한림은 잘고 고운 흰모래와 백사장이 가히 일품이다.

 

금릉마을 앞 백사장

 

흰 해안선을 따라 걷다

잠시 쉬면서도 찍고~

 

포장마차의 핫도그 한개씩을 소년소녀처럼 들고서~

 

이곳 '포차돈'에 들러 보말칼국수와 횟밥을 시켰는데,

간판과 외양보다 맛있는 음식이다.

다음에 다시 지나는 길이 있다면 한번 더 들리리라.

 

등은 굽었고,

배는 불룩 나왔으니 저 일을 어찌할 꼬~

 

오늘의 종점인 한림항이 가까워지고 있다,

한림항으로 가기전에 만나게 되는 방파제 다리

 

 

포차돈의 보말칼국수가 맛있는 것으로 기억을 해 두었는데,

이게 뭐란 말인가

허름하게 생긴 건물의 한 귀퉁이에 자리한 ''한림칼국수'집

번호표를 받고 30분에서 1시간을 기다려야 먹을 수 있단다 

기다린 보람이 있을 정도로 괜찮은 맛이라고 하는데 기다려야하나.

15코스를 시작하기전 저 집의 국수 맛을 보아야 겠지~~

 

 

이렇게 하여 14코스를 이틀에 걸쳐 완주하였다.

용근형님의 허리가 더 좋아지는 것 같음에 감사하

아름답고 향기로운 감귤꽃과 갖가지 봄꽃들의 향연을

머리와 영혼에 영원토록 간직하고 싶은 봄날이다.

 

오후 5시 45분에 이륙하는 에어부산 울산행 비행기 

 

구름이 정상의 한 귀퉁이를 차지한 영산인 한라산과 아래의 제주시와 바다,

 

10년 만에 남북 정상이 깜짝 자리를 마련하여 회담을 하였으니

이른바 판문점선언으로

완전한 비핵화를 통한 평화로운 한반도를 실현하리라 믿어본다

남북 관계 개선과 연내 종전 선언,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바꾸기로 하는 등

남북한이 요란하게 변하고 있다.

변화의 소용돌이에서 판문점선언이 선언자체로 끝나지 않기를 간절히 바라며

2박 3일간의 여정을 마무리한다.


또한, 몇번에 걸쳐서 이루어지는 제주 올레길 완주는

용근형님내외와 우리내외의 특별한 기회였음을 감사하게 생각한다

아름다운 제주의 푸른바다 주변을 나의 걸음으로 또한 지인과 더불어 걸었으니

이게 바로 하늘의 은총이 아니던가

건강과 행운을 바라면서 다시 내일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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