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추석명절은, 추석과 한글날 등으로 유례없는 공휴일이 10일이 된다
추석차례를 지내고 이튿날 시골집에 6남매가 모이기로 하였다.
큰누나와 연정부부 그리고 그의 딸 둘, 둘째자형, 동생부부와 두 딸,
그 밑에 진순 부부 등 14명이 모였다
둘째 누나와 막내부부가 빠졌다.
나는 울산에서 차례를 모시고, 오전 10시경 출발하였으나
긴 연휴인데다 추석날 앞뒤로 3일간 고속도로 요금을 면제해 주어서인지
평소의 명절과 다르게 곳곳에 도로가 막혀 오후 3시나 되어 도착하였다.
먼저 도착해 있던 둘째 자형과 둘이서 대대밭의 밤밭에 가서 떨어진 알밤을 한 바구니씩 주어담고,
대대논에 타작을 하고 있는 부부에게 고맙다는 인사와 박카스 한박스를 건넨다.
조금 있다가 저녁 만찬이 시작되었다
차례 지내고 싸가지고온 음식으로 훌륭한 만찬을 즐긴다
"이튿날 아침 7시에 덕유산 산행을 떠난다"라고 가족밴드에 올리니
박서방 부부는 서울에서 새벽에 출발하여 6시에 도착하네
그리하여 둘째자형과 박서방 부부 등 5명이 주먹밥을 싸들고 백운산 산행을 시작한다.
빼빼재에서 서래봉을 거쳐 백운산 정상을 왕복하는 코스를 택했다.
빼빼재에서 정상까지는 4.9㎞의 산길로 결코 가벼운 코스는 아닌것 같다.
오른쪽이 백전면 방향이고, 왼쪽이 서하면 방향이다.
'후해령'이라는 제목 아래 '함양의 기상이 발원~~' 등
백전면 청년회에서 세운 표지석인데,
위 후해령은 한문을 그대로 풀어보면 뒤에서 바라보는 바다 고개
뭐 그런것 같은데,
달리 해석해 보면
구름이 넘실거리며 넘나드는 고개길이라는 뜻이 아닌가 싶다.
빼빼재(원통재)에서 백운산 방향의 산길로
들머리에는 데크길이 잘 놓여져 있다.
얼마 가지 않아 만난 살모사
독이 없는 일반뱀은 사람의 인기척을 느끼면 도망을 가지만
살모사나 독사는 또아리를 틀고 고개를 들고 있다가 사람이 스쳐 지나가거나 밟으면
위협을 느껴 공격하는 습성이 있다
뱀들은 몸을 말리기 위해 햇볕이 잘 드는 양지바른 암벽이나 등산길에 또아리를 틀고 있는 경우가 많다
특히 독사나 살모사는 가을 등산길에 조심을 해야한다.
이 살모사는 크기가 아주 커서 내가 땅꾼이었다면 당연 잡았을 것이고
돈으로 치면 몇십만원은 받을 수 있을 정도의 크기다.
이제 3㎞를 걸어왔다.
나중 하산할때 나와 둘째자형은 화과원방향으로 하산하고
동생부부는 빼빼재로 하산한다.
등산하기에 안성맞춤인 날씨와
포근한 등산길은 오늘의 산행을 즐겁고 편안하게 해준다.
정상 부근의 참나무들은 가을 옷으로 갈아입을 새단장을 준비하고 있고,
단풍나무는 새단장을 끝내가고 있다.
둘째 자형이다.
오래전 서하초등학교에 근무하였던 둘째자형,
서하초등학교 부근을 물끄러미 바라보고 깊은 상념에 빠져있다.
40여년의 교직생활, 교장으로 퇴임하기까지의 인생사가 머릿속에는 파노라마처럼 펼쳐지고 있으리라~
머리카락 같이 부드러운 풀
능선을 뒤덥고 있던 푸른 융단같은 풀도
계절이 바뀌자 낙옆지며 엉켜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
참나무와 단풍나무, 진달래, 철쭉들이 뒤섞여
가을을 물들이고 있는 백운산 서래봉길
붉은 것은 붉은대로 노랑색은 노랗게 가을산을 물들이고 있다.
드디어 1,278미터 높이 정상의 백운산이다.
처음 백운산 정상을 밟은 것은 초등학교 5학년 때 였으니
1969년 이후로 48년이라는 적지 않은 세월이 흘렀다.
옛날에는 자그마한 정상석이 자리하고 있었으나 어느날보니 큼지막한 정상석이 한개 더 세워져 있다.
2012. 2. 4. 백두대간 종주,
북진길,
정상석 뒷쪽이 영취산과 육십령 고개, 그리고 덕유산을 향하는 방향인데,,,
흰눈은 발목까지 빠졌고,
중기마을에서 중재를 거쳐 덕운봉을 지나 육십령 고개까지 20.6km,
9시간의 강행군을 했던 기억이 새롭다.
백두대간 종주를 하면서 찍은 사진과 기행문은 카테고리 백두대간 편에 있다.
여기까지 왔으니 인증샷을 남겨야지,
여동생이 찍은 사진으로 둘째자형의 인자한 모습이 넘 보기좋다.
동생부부,
울산에서 살다가 서울로 이주하여
대기업의 임원으로 승진하며 잘 살고 있으니 이 또한 보기좋고,
기분좋은 일이리라.
어릴적 귀신풀이라 하기도 하였는데,
길가는 사람들의 발에 걸려 넘어지도록
풀 양쪽 끝을 묶어 두는 장난도 비일비재 하였다.
이름은 모르지만 붉디붉은 열매가 꽃처럼 탐스러워 한번 찍어본다.
참나무 숲 사이에 피어난 한줄기 단풍,
너무 아름답지 않은가?
하산길, 삼거리에서 1.4㎞ 급내리막길을 내려오다 만난 '화과원'
백용성(1846~1940)선사가 "선농일치"에 의한 선농불교를 제창한 곳으로
사원의 자립경제를 위해 스님들 스스로가 농사를 지으면서 수행을 해야 한다는 뜻에서 세운것이라 한다.
또한, 선사는 3.1운동때 만해 한용운과 함께 불교계를 대표하여 33인의 민족대표로 참여하였고,
이곳을 거점으로 독립군에게 자금을 지원하는 등의 독립운동을 전개하였다고 한다.
백운산 산행을 몇번 하였지만,
백운암 위에 이런 암자가 있었으리라곤 생각지 못했다.
오전 8시 20경 빼빼재를 출발하여
오후 1시 30분경 도착한 백운암 입구,
생각보다 많은 시간이 흘렀다.
병곡면 송평리에 있는
양조장에서 순곡 막걸리를 큰 것으로 5병을 구입하고
우리집으로 직행한다
우리집 대문이다.
도천길 22-3
지난 9월달에 살구나무 한그루를 베어내고
이번에는 옆의 단풍나무와 조락싸리도 베어냈다.
살구나무가 있던 부근에 이번 가을에는 체리나무 10그루를 심을 예정이다.
감물을 들여 걸어놓은 천이 가을 바람에 하늘거린다.
사람사는 집이라는 느낌이 솔솔~~
벵골 고무나무를 시골집 마당에 갔다 놓았는데,
맑은 햇살을 받아 잎이 예쁘게 물들었다.
겨울에는 울산집에 갖다 놓아야겠다~~
피라칸타스
더 붉게 물들어 갈 것인데, 벌써 새들이 입질을 한다.
석류도 더 붉어지고, 벌어진다.
내가 (하 쉐프) 구운 가지와 호박전
이렇게 하여 2017.10. 5.도 저물어 간다.
2017. 10. 6. 점심은
엄청강 주변에 있는 '주암식당' 에서 어탕국수로
박서방이 재빠르게 계산을 하였다.
점심을 먹고 돌아오는 길에
시장에 들러 파전용 쪽파와 수육용 돼지고기를 구입하여
동생이 가져온 명품 더덕주까지 다 마시고,
겨우살이 열매주와 막걸리로
배추쌈에 수육한점을 올려
한잔씩 건배~~~
7일 가족이 다 떠났다.
우리부부 둘만 남아 망월 금당실과 거정지 산소에 들려 알밤밭에서 알밤을 주웠다.
어머니가 계신곳
어머니가 뭐라고 하시거나 말을 하지 않으셔도
보여주고 싶고, 열심히 살고 있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고, 응석도 부렸다
정말 나름대로는 열심히 살았는데,
이제는 보여드리거나 자랑할 곳이 없어졌다는 생각을 하니
가슴이 먹먹하며 서러움에 나도 모르게 눈물이 흘러내린다.
먹먹한 가슴을 화이트 2병과 맥주 1병으로 달래본다.
어머니 소천하신지 얼마되지 않았는데
명절에 다 모인 식구들과 함께 있다보니 조금은 잊을 수 있었는데,
다 떠나고 나니 어머니 생각이 더 많이 난다
처도 안방 및 거실을 바라보며
"어무니 넘 보고 싶어요, 조금만 더 있다 가시지"라며 눈물을 보이고,,,
내 어머니 손때 묻은 집 구석구석이 그립다
그곳에서 영원히 살아계시길 소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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