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9. 20. 11:30 ~ 17:00
올레길 2코스를 걷고 3코스를 걸어야 한다는데
전날의 피로가 누적되어 출발이 늦었다.
불가불 19㎞ 3코스는 무리일 것같아 다음으로 미뤄놓고
누구나 추천하는 7코스를 먼저 걸어보기로 한다.
누구나 추천하는 7코스가 도대체 얼마나 좋길래
어떤 느낌이길래 가볼만한 곳인지 궁금하기도 하다.
서귀포시 천지동에 있는 외돌개 유원지에서
7코스의 시작점을 밟기 시작하였다.
제주올레 7코스가 시작되는 시작점의 표지석
위 표지석은 제주를 대표하는 돌인 현무암으로 만들어졌는데
각 코스의 약도와 경로가 그려져 있다.
7코스를 걷기전 조랑말 (간세) 등에 앉아 심호흡을 하며 기대치를 가늠해본다.
열대 아메리카가 원산지인 '란타나'다
이룰수 없는 사랑을 의미하는 '꽃무릇' 일명 상사화라고도 한다.
선운사, 길상사, 내고향 함양에 있는 상림공원의 대표적인 꽃으로도 유명한 꽃무릇이다.
천지연폭포 앞 서연교가 저 멀리 보인다.
외돌개를 중심으로 조성된 소나무숲 사이, 소슬한 바람이 불어오는 산책로다.
끝없이 이어지는 해안선과 이국적인 모습의 어촌마을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상괘해 진다.
홀로 서 있는 바위섬과 주변의 기암절벽
푸른 바닷물이 넘실거리는 저 너머 범섬의 신비함이 깃들여 있는 천혜의 관광명소이다.
기다림에 지쳐 그리움은 돌이 되어버리고
뭍에서 아슬아슬하게 홀로 외롭게 바다에 서있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 외돌개
대자연의 기운을 온몸으로 받으며,
힘차게 물살을 헤치고 돌아나가는 유람선을 바라보니 마음까지 상괘해진다.
요즘 많이 쓰는 단어인 "힐링" 즉 지친 심신을 치유하기에 딱 알맞은 곳으로
이곳 외돌개 해안가가 최적의 장소가 아닐까 생각된다.
이국적인 느낌이 물씬 풍기는 서귀포시 호근동 부근
해녀학교, 어촌 체험마을로 유명한 법환마을이다.
해녀를 주제로 하는 방송에는 어김없이 법환마을의 해녀들이 등장한다.
제주로 이주하는 사람이 늘고 해녀문화에 관심이 높아지면서 해녀가 되고 싶어하는 이도 많아졌다.
인어처럼 바다를 활보하며 싱싱한 해산물을 건져 올리는 해녀,
그러다보니 제주에는 두개의 해녀학교가 생겨났고
그곳에서 교육을 받은 교육생들이 해녀의 명맥을 이어갈 것으로 많은 기대를 하고 있단다.
풍경과 사람이 어우러져 더욱 풍요로워지는 제주임을 실감케 한다.
넘실거리는 바다건너 문섬과 범섬
스모르공원 앞에 있는 해녀할머니가 끓여주는 해물라면으로 쓰린 속을 달래보는데,
홍합과 모시조개를 듬뿍 넣어서 끓여주는 해물라면 한그릇에 5,000원,
그 해물라면도 얼마있지 않아 해물이 다 떨어져 해물라면은 팔수 없고 그냥 라면만 있단다.
저 멀리 강정마을 앞 제주 해군기지 방파제가 길다랗게 놓여있다.
한동안 뉴스의 핫이슈로 떠오르던 강정마을
7코스의 절반지점이다.
민물에 사는 가재가 함께 가잔다.
해군들이 훈련을 하고 있는지 아니면 순시를 다니는지 군함이 수시로 들락날락한다.
강정마을 못미쳐 약근천 안내문이다.
이곳 약근천과 강정천의 물 수량이 상당하다.
이곳에서 은어를 잡는 낚시꾼들과 주변의 풍경을 바라보는 것도 색다른 재미다.
바닷가 우체국이라는 이름의 정자가 지어져 있는 숲길
바닷가 우체국이라는 정자
올레길의 길손들이 쉬어가면서 흔적을 남기기도 하고
특별한 시간, 특별한 만남, 어떤 곳인지, 분위기를 즐기며 한없이 걷는다.
우리나라 현대사는 끝없는 이념논쟁으로 점철되어진 듯하다.
자유 민주주의와 공산주의 대결구도의 산물인 강정마을과 제주 해군기지
사안에 대한 진지한 토론과 이성적 합의 없이 오로지 반대만을 위한 반대
정치적 목적을 이루려는 사람들의 불온한 의도로 강정마을 사람들
그들 모두는 더 큰 피해를 당한 것이 아닌가 싶다.
을씨년쓰러운 거리로 변한 도로, 펄럭이는 현수막을 바라보니
그저 마음이 먹먹하기만 하다.
제발 끝없는 이념논쟁은 그만하고 제각각의 삶에 충실하여
행복의 길로 나아갔으면 하는 바람을 기원해본다
찢어지고, 넘어지고, 황폐화 되어진 거리
뭣 때문에 무엇이 이곳을 이렇게 만들었는가?
많은 상념에 잠기면서 이길을 지나간다.
강정마을에 들어선 제주 해군기지 및 관련 거주시설
강정마을을 지나 아직 공사중인 현장 부근에서 바라보았다.
그저 시커먼 먹물을 뜸뿍 뿌려 그려놓은 듯한 저 실루엣, 볼록 솟은 저 봉우리가 아마 산방산일 것이다.
서귀포시 월평동 앞 해안의 유람선과 유유자적 고기를 낚는 낙시꾼
외돌개를 돌아나가는 해안선의 기암절벽과
우리나라가 아닌듯한 야자수 사이에
들어선 레스토랑과 펜션이 어우러진 해안길에서의 힐링
그러나 그 이면에는
강정마을의 이념갈등을 눈으로 몸으로 체험하면서
왜?? 라는 말이 뇌리를 맴돌쯤 올레 7코스의 마지막 발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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