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레길 1코스가 시작되는 제주 특별자치도 서귀포시 성산면 시흥리 시흥마을
제주시와 서귀포시가 경계를 이루는 제주 동부지역의 전형적인 농어촌마을
제주공항에서는 45㎞, 서귀포시에서는 약 47㎞의 거리에 위치해 있다.
2016. 9. 17. 11:00경
올레길 1코스의 시작점이 서귀포시 성산면 시흥리 시흥초등학교 옆이라는
사단법인 제주올레의 안내에 따라
시흥초등학교 주차장에 차를 주차하고 정문앞을 나왔으나
유심히 살펴보지 않으면 시작점을 찾기가 결코 쉽지 않았다.
시흥 초등학교
추석연휴로 초등학생들은 보이지 않고 잘 다듬어진 교정과
작게 느껴지는 학교 운동장이 어릴적 내가 다닌 국민학교를 연상케 한다.
시흥 초등학교 정문을 바라보면
왼쪽 약 50m 쯤 학교 벽면에 제주올레 1코스 시작점의 안내표지(플레이트)가 있긴한데
너무 작은 표시라 쉽게 보이지 않는다.
배려하는 마음에 크지도 화려하지도 않게 안내표시를 해 놓았다는 것은
다른 안내표시나 시그널 등으로도 느낄 수 있다.
서귀포의 시작, 제주올레의 첫 마을이라는 시흥마을에 대한 소개가 이어진다.
파란색 화살표시는 제주올레 1코스 시작점에서 종점으로 진행되는 방향임을 표시하고
주황색 화살표시는 종점에서 시작점으로 진행하는 길임을 알려준다.
간혹 페인트로 바닥에 위와 같은 화살표시로 방향을 안내하기도 한다.
파란색과 주황색의 리본 두개를 나뭇가지나 전신주에 매달아 놓았다. 화살표로 표시하기 어려운 산길이나 도로변에 주로 있는데, 사람의 눈높이보다 조금 높은 곳에 매달려 있으므로 조금 멀리서 바라보면 찾기가 쉽다.
동회선 도로에서 1코스가 시작되는 갈림길
동회선이란, 제주시에서 동쪽을 돌아 서귀포시까지의 노선버스를 일컫는 것으로
701번 노선버스가 있고 그 701번 노선버스를 이용하여
각 코스 시작점이나 종점을 갈 수 있다
올레길 길손들은 위 노선버스를 이용하면 편리하다.
약 1㎞ 정도 이어지는 콘크리트 이면도로 양 옆으로
당근, 무우, 배추 등을 재배하기 위하여 경지가 잘 정리되어 있다.
한적한 농촌마을 길을 걷다보니 문득 어릴적 고향길 같은 생각이 든다.
시흥마을 뒷산 두산봉 즉 말미오름 입구에 제주올레 안내소가 있다.
제주의 특산물이나 조그마한 소품을 판매하기도 하고,
올레 안내책자 등이 비치되어 있어 올레를 처음 찾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된다.
파란색 화살표시를 따라 말미오름 초입에 있는 나무계단을 오른다.
편안한 등산로
등산로를 보호하기 위하여 깔아 놓은 덕석 위를 걸어보는 것 또한 올레길의 즐거움이다.
말미오름 정상부에 새겨진 간세, 제주조랑말을 상징한 제주올레의 상징물
'게으름뱅이'란 뜻의 제주어, '간세다리'에서 따왔다고 한다.
살이 포동포동찌고 윤기가 반지르하게 흐르는 한우들이 올레길을 가르막고 있다.
말이오름 뒷편으로 산 주인이 방목하는 한우들
산이 있으면 한우나 돼지를 방목하는 사업을 해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해본다.
성산읍에서 설치한 한반도의 언덕 안내문
아래로는 영양이 풍부한 밭과 잘 가꾸어진 시흥마을
그리고 성산 갑문(한도교)을 지나면 성산 일출봉이 있으며
성산 일출봉 앞 조그마한 봉우리가 2코스에 속하는 식산봉이다.
검은색 비닐하우스 왼쪽 앞 부분이 한반도 형상의 밭이다.
끝없이 펼쳐지는 아름다운 농어촌의 전경이
저곳에서 잠시라도 머무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가운데 새파란 운동장과 그 옆의 건물이 시흥 초등학교,
저 건너 보이는 것이 아마 '우도'일거라 생각 된다.
제주의 끝 종달리라는 마을이다.
사람들은 마지막이라는 말에 많은 의미를 부여한다.
조선시대에 도지사(목사)가 부임해오면 각 마을을 시찰하였는데
시흥리에서 시작하여 종달리에서 시찰을 마쳤다고 한다.
제주 올레 역시 이 방향을 따르고 있어
제주 올레 21코스가 바로 이곳에서 마무리 된다.
마칠 종(終) 이를 달(達)이라는 이름이 말해 주듯이 제주의 끝 마을이라는 말이다.
세월의 흔적이 고스란히 묻어있는 좁고 구불구불한 골목길을 걷는 재미가 쏠쏠한 동네다.
올레 길손들을 위하여 책방이나 작은 인형을 파는 소품판매점
커피숍 등에서 잠시 발걸음을 멈추고 쉬어가는 쉼터이기도 하다.
예전 종달리 앞 갯가는 소금밭이 많았다고 한다.
염전에서 생산된 소금은 종달리 사람들의 주 수입원이 되어 육지로 팔려나갔다.
세월이 흘러 그 염전들은 없어지고,
염전터에 들어선 게스트하우스나 가을을 듬뿍 머금은 억새가 살랑거리며 길손들을 반긴다.
까만 돌담을 감아올린 파란줄기와 잎사이 사이의 빨간 꽃에 빠져 잠시 넋을 잃고 바라본다.
고향집 담에도 한포기 키워보았으면 하는 생각을 하며 아쉬운 발길을 옮긴다.
이번에는 아이비가 긴 돌담을 감싸고 있다.
태풍 말라카니가 제주를 비켜 간다지만 바람이 아주 거세다.
거센 바람을 맞서 걷다보니 해안 풍경은 거의 보지 못하였는데
어느새 성산 갑문을 지났다.
성산 일출봉 입구,
올레길이 성산 일출봉을 지날 것이라는 바램과 달리
입구를 지나 광치기해변으로 나간다.
성산 일출봉에는 입장료가 있어서인지 올레코스에 없다.
광치기 해변이다.
1948. 4. 3. 이념 갈등으로 이곳 주민 수백명이 학살당한 현장이다.
바닷가 해안에 모진 비바람을 맞으며 자란 순비기나무꽃이 비를 가득 머금고 있다.
순비기나무는 제주도의 바닷가에 흔하고, 독특한 향을 가진 열매는 베개속을 만들기도 하며,
아로마효과로 건강에 좋다고 한다.
제주 올레 1코스 14.6㎞의 종점이자 2코스 시작점이다.
종점 부근을 조금 지나 꽤 괜찮아 보이는 간판에 이끌려 들어간 식당
1인 18,000원 돔배기정식을 시켰더니 맛은 별로다.
누구나 낼 수 있는 평범한 맛이 음식 절반을 남기게 만들어
결국 한라산(소주)만 2병 마셨다.
태풍의 영향으로 파아란 하늘과 수평선
해안가의 기암괴석들을 보지못한 아쉬움은 다소 있지만
갈망하던 올레 1코스를 걸었다
말만 듣던 제주 올레길을 직접 걸으면서
지나온 시간과 미래까지도 내것임을 깨닫는 계기가 되었음을 감히 적는다
혹 삶에 지치거나 새로움을 찾으려는 님들이 있다면
이 가을이 저물기 전에 제주 올레길에 도전해 보는 것은 어떠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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