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대간(2011.12. 17. ~ 2013. 5.4

19번째 구간(벌재-문복대-도솔봉-죽령)

하진수 하진수 2013. 5. 7. 23:27

2013. 2. 16. 울산 원조산악회 백두대간 5기

산행시간: 04:30-20:00(14시간 30분)

날씨: 오전, 오후 맑음

함께한 사람: 17명

산행구간: 벌재-(1.4km)-들목재-(2.1km)-문복대-(2.3km)-저수령-(0.9km)-촛대봉-(0.4km)-투구봉-(0.9km)-시루봉-(1.6km)-배재-(0.9km)-싸리재-(1.2km)-흙목정상-(3.1km)-솔봉-(0.7km)-모시골정상-(1.7km)-묘적령-(1.0km)-묘적봉-(1.7km)-도솔봉-(2.3km)-흰봉산삼거리-(1.8km)-샘터-(1.6km)-죽령

산행거리 : 대간거리 25.6km, 접속거리 없음, 실거리 25.6km

구간특색

- 산행 들머리 : 벌재

- 벌재에서 문복대까지는 오르막의 연속으로 눈이 많이 쌓여 있음

- 문복대를 지나면 저수령을 내려다보며 작은 봉우리 3개 정도를 넘으면 저수령임

- 저수령 직전 해맞이 제단이 설치되어 있음

- 저수령 옆에는 휴게소가 있고

- 저수령 휴게소를 뒤로하고 능선에 올라서면 촛대봉임

- 시루봉을 지나 잣나무 군락지를 통과하면 배재와 싸리재가 나옴

- 눈길이 아니면 흙길로서 보행에 큰 어려움은 없었을 것임

- 전구간 이정표와 갈림길 표시가 잘되어 있음

- 묘적봉을 내려와 도솔봉으로 오르는 길은 암봉을 돌아 오르는 계단이 길게 설치되어 있으며, 계단에서 뒤를 돌아다 보면 저수령으로 이어지는 능선의 조망이 매우 좋음

- 도솔봉 표지석은 헬기장과 정상 두군데에 설치되어 있으며, 암봉이 실질적인 정상임

- 도솔봉에서 삼형제봉 구간은 암릉길이며, 가파른 봉우리를 오르내리는 구간임

- 삼형제봉을 지나면 키작은 산죽밭길이 펼쳐지는데 이곳이 흰봉산 삼거리임

- 흰봉산 삼거리에서 우측 하산로가 죽령으로 이어지는 대간길로, 가파른 내리막에 눈길로 아주 위험함

- 구간내 식수 보충장소 : 저수령 휴게소와 삼형제봉 지나 흰봉산삼거리와 죽령사이


백두대간 19

새벽에 산을 오르기 위해 집을 나서는 일은 각오와 용기가 필요한 일이다. 그것도 추운 겨울새벽의 추위를 견디며 일행과의 약속을 지킨다는 것이라 더 그러하다. 산꾼 17명은 차안에서 간단한 아침식사를 하고, 아이젠을 착용하며 산행 준비를 한다. 04:30경에 복을 불러들인다는 문복대를 향하는데, 백두대간 북쪽에서 죽령, 도솔봉, 촛대봉, 저수령을 지나 문경시계로 들어서야만 만나는 산이다. 백두대간이 예천을 지나 문경 길목의 첫번째 산이라 하여 지어진 이름이다.

어두운 새벽에 쌓인 눈 때문에 앞만 보고 걷다가 하늘을보니 어느새 아침이 밝아오는지 주위가 붉게 물이든다. 들목재를 지나 고만고만한 봉우리를 몇 개를 넘어 무덤 앞에 놓인 제단같은 것이 있어 다가가보니 ‘해맞이제단’이 있다. 아마 정초에 떠오르는 해를 맞이하며 한해를 잘 보내게 기원을 드리는 곳이리라. 저수령(低首嶺) 표지석 앞에서 잠시 사진을 찍고 촛대봉을 향해 오른다. 길지 않은 오르막 능선을 올라서니 이내 촛대봉이다.  작은 봉우리를 오르내리며 걷는 길이기는 하나 발목까지 쌓여있는 눈길을 헤쳐 나가는 것이 결코 쉽지만은 않다.

촛대봉에서 빵과 과일로 간식을 하고, 시루봉, 싸리재를 지나 11:30경에 햇빛이 잘드는 양지에서 마련해 온 도시락을 꺼내 식사를 한다. 마침 지나가는 객군도 2박 3일 일정으로 친구와 둘이 왔다며 함께 쉬었다가 일어선다.

가야할 길이 너무 많이 남아 있어 서둘러 일어나 솔봉으로 출발이다. 솔봉 정상에 오르자 잡목숲 사이 갈내골 건너 흰봉산과 도솔봉이 시야에 들어온다. 저수령으로 이어지는 백두대간의 우람한 자태도 더불어 볼 수 있는 구간이다. 묘적령에 이르자 정상적인 속도로 진행하여도 5시간 이상을 진행하여야 죽령에 도착되는데, 힘 든 사람은 여기서 하산할 것을 권유한다. 마음으로는 하산하고 싶지만 한번이 두번이 되기 십상이니 마음을 다잡고 묘적봉(妙積峰)으로 향한다. 묘적봉 정상에서 바라보는 죽령과 소백산의 자태는 가히 장관이다. 거친 숨을 몰아쉬며 한걸음 한걸음 떼어 놓다보니 어느덧 오늘 산행 중 가장 높은 도솔봉(兜率峰)에 도착하였다.

도솔봉은 정상을 중심으로 삼형제봉과 묘적봉을 거느리고 우뚝 솟아 있는 암봉이다. 죽령에서 장엄하게 뻗은 눈덮힌 소백산의 기다란 능선을 끝까지 바라볼 수 있는 정상, 활같이 휘어지는 묘적봉까지 이어지는 백두대간이 아련하게 보인다. 눈앞에 펼쳐지는 소백산의 비경을 눈에 넣으며 지친 발걸음을 다시 삼형제봉으로 향해간다. 가파른 내리막을 내려서기를 반복하다보니 체력이 소진되어 기진맥진 할 무렵에야 눈덮인 흰봉산 삼거리에 도착하였다. 자신없으면 하산할 것을 권유하던 님의 말이 생각난다.

이제부터는 약 3㎞에 달하는 길고긴 내리막길이다. 급경사가 너무 미끄럽다보니 걸어서 내려갈수가 없어 앉아서 미끄럼을 탄다. 조금 내려가니 뒤 따라오던 일행이 ‘으악’하고 비명을 지른다. 뒤돌아보니 미끄럼을 타다가 나무에 부딪혀 늑골골절상을 입은 것이다. 백두대간 완주를 눈앞에 두고,이게 웬 사고란 말인가, 조심하고 또 조심했어야 했다.

우여곡절 끝에 죽령에 도착했다. 옛날 과거 보러 한양 갈 때 조령을 넘으면 관직의 명이 길지 않고, 추풍령을 넘으면 추풍낙엽처럼 떨어진다 하여 이화령과 죽령을 많이 넘었다는 고개이다. 고구려 땅을 되찾기 위해 치열한 전투를 벌이다 장렬히 전사한 온달장군의 마지막 전투를 상상해 보며 , 다음 소백산구간 산행을 남겨두고 죽령을 떠나온다.

곧 산에서부터 봄소식이 달려오겠지, 어려운 구간을 통과하면서 배우는 삶의 이치는 돈을 주고도 배우지 못할 소중한 공부이다.  사고로 다친 일행에게 안타까운 마음을 전하면서 오늘의 일정을 마무리한다.


▲ 캄캄한 새백이라 '백두대간 벌재' 표지석을 보지 못하고 산행을 시작하였네요,,,

▲ 바람에 나부끼는 시그널 옆 산행 들머리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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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 구간이 북동진인지 앞 쪽 산 능선 위로 동녁이 밝아옵니다.

▲ 어둠과 눈으로 인하여 문복대(복을 불러들이는 문) 표지석을 보지 못하고 통과하였습니다.


▲ 러셀(russell, 선두에 서서 눈을 쳐내어 길을 다지면서 나아가는 일)이 되지 않는 이런 길을 15시간 걸었답니다.

나중에는 후미대장님도 러셀을 하였지요,,,

▲ 문복대를 지나 첫번째 고개 '들목재'입니다

▲ 산행을 하면서 맞이 하는 해돗이,,, 찬란한 기분이 느껴집니다..

▲ 뒷 쪽 능선에도 아침 햇살이 퍼지고 있습니다.

▲ 저수령 직전에 누군가가 설치해 놓은 '해맞이 제단석'이랍니다.

▲ 부지런히 3시간을 달려온 저수령으로 이제부터는 소백산구간에 속한다 하네요.

그 동안 암릉미를 자랑하는 속리, 희양산 구간을 걸었고, 이제부터는 장엄한 능선길의 소백, 태백 구간을 걷게 될 것입니다.

▲ 저수령 표지석에 새겨진 저수령의 유래입니다.

▲ 좌로부터 설화님, 새로오신 실버님, 흙장미님^^

▲ 남자들도 기념찰영으로 추억을 남겨봅니다.

▲ 이 곳까지는 경북 문경이고 다음부터는 충북 예천군이다. 경북 문경은 백두대간(736.72㎞)의 14%에 해당하는 99.45㎞가 지난다고 합니다.

▲ 새하얀 아침 햇살을 받으며 열심히 걸어갑니다.

▲ 조규암님도~~

▲ 오랫만에 참여한 석골도사님도~~

▲ 끝없이 이어지는 눈길을 걷고 또 걸어 저 산으로 갑니다...

▲ 정상 부근임에도 눈이 사람 가슴 높이 만큼 쌓여 있습니다.

▲ 저수령에서 50분 가량 걷다보니 촛대봉에 올랐습니다. 그런데, 촛대봉 표지석이 깨어져 있습니다..

▲ 후미를 따라가던 우리도 촛대봉에서 간식으로 에너지를 보충합니다.

▲ 촛대봉에서 바라본 산하로 아름답고 장엄하기까지 합니다.

▲ 촛대봉에서 투구봉을 지나 40분만(9:10경)에 시루봉에 도착하였습니다.

▲ 대간길의 고단함을 잠시 나마 잊게 해주는 재미있는 시그널들

아직 만나지 못한 내 그리움을 찾으려(누굴 찾을라꼬)

산.미인(옆에 미인들도 있거들랑)

날아가는 새(첫 사랑~~)

▲ 부산 뚜벅이(계속 걸어시라요)

▲ 그리움을찾아서(요기도 첫 사랑을 못잊어~~)

▲ 딸내미랑 백두대간

이 양반(객꾼)을 만났다, 딸 둘과 딸의 친구 둘과 함께 다니는데 오늘은 친구와 함께 2박 3일 일정으로 왔단다.

▲ 어느 산님들이 머물다 간 곳~~

▲ 에구 지겨버^^

▲ 청승스럽게 양지바른 곳에 둥지를 틀고,,,

▲ 낙동산악회에서 걸어 놓은 솔봉 안내문, 이곳이 오늘 구간의 절반쯤 된다 합니다.

▲ 얼마나 더 걸어야 할지 어메 나 죽것어^^

▲ 대간 능선길 옆 암벽위에 누군가가 쌓아놓은 석탑입니다. 탑을 쌓은 정성이 놀라울 따름입니다.

▲ 지나온 길을 다시 한번 되돌아 봅니다.

▲ 내 체력은 10시간으로 여기서 탈출하여야 합니다,

그런데, 한번 탈출 시작하면 그것도 길들여진다고,,, 그 말에 "그래 탈출이다. 죽령으로~~" 미쳣제 !!

▲ 예,, 설 여사님이 기다려 주신곳은 묘적령이었고, 이 곳은 1,148의 묘적봉입니다.

▲ 저기 보이는 도솔봉을 향해 한발 또 한발^^

▲ 도솔봉이 점차 가까워지고,,,

▲ 도솔봉을 오르면서 뒤돌아본 솔봉과 능선

▲ 12시간을 걸어서야 도착한 도솔봉,,, 앞으로도 6㎞이상 세개(삼형제봉)의 봉우리를 더 오르 내려야 죽령입니다.

▲ 도솔봉 해발 1,314m입니다.

이제는 사진 찍을 기력이나 주변을 돌아볼 여유도 없습니다.

'내가 여기 왜 왔지",,,, 추억을 가지려???

▲ 두번째 참석하셨는데, 과연 대단합니다.

▲ 30번째 구간, 소백산 오름길 및 천문대, 비로봉 능선이 보입니다.

▲ '영남관문죽령, 여기까지 경상북도 영주시입니다' 라는 죽령 표지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