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행일 및 시간: 2012. 3. 17. 08:30 ~ 17:30 (소요시간: 9시간)
○ 날씨: 흐리고 비
○ 함께한 사람: 24명
○ 산행구간: 삼도봉터널-(0.6km)-부항령-(2.2km)-백수리산-(5.7km)-삼도봉-(0.8km)-삼마골재-(2.1km)-밀목령-(4.8km)
-화주봉-(3.6km)-우두령
○ 산행거리 : 대간거리 19.2km, 접속거리 0.6km, 실거리 19.8km
● 구간특징
- 들머리 : 삼도봉터널 입구
- 부항령에서 접속하여 1170.6봉 까지는 오름의 연속임.
- 백수리산에는 정상석 있음.
- 1170.6봉에서 삼도봉 직전 사거리 안부까지는 작은 오르내림의 연속임.
- 삼도봉 정상에는 삼도민의 화합탑(세마리의 용위에 구슬)이 세워져 있으며, 민주지산, 황룡사의 이정표가 있음
- 삼도봉에서 나무계단을 내려오면 삼마골재로 물한리, 해인리 갈림길이며 직진하여 10 여m 가면 넓은 헬기장임.
- 1123.9봉을 오른쪽으로 우회하여 심한 잡목숲을 내려서면 밀목재 안부임.
- 1172봉은 좁은 암봉이지만 최고의 조망터임.
- 1172봉에서 화주봉 사이 안부로 내려서는 길은 아주 가파른 암릉지대이며, 그 중 30 여m는 밧줄이 매어져 있는
수직암벽지대로 결빙시 특히 주의가 필요함.
- 화주봉 정상석은 석교산으로 표기되어 있으며, 지나온 대간 마루금의 조망이 뛰어남.
- 화주봉을 내려서는 길은 완만한 내리막으로 우두령까지 이어짐.
- 우두령은 김천시 구성면과 영동군 상촌면을 이어주는 지방도이며, 매일유업 김천목장 입구임.
- 구간내 식수 보충장소 : 없음
- 중간탈출로 : 해인리
백두대간 8구간
금새 비가 쏟아질듯 찌뿌둥한 하늘이 산행을 제대로 할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앞선다. 산행의 들머리인 삼도봉터널앞 공터에 내려 걷기 시작한다. 봄이라지만 아직은 살갗이 차게 느껴진다. 부황령을 지나 969봉을 오르는데, 음지에는 무릎까지 빠지는 눈이 수북히 쌓여있어 아예 아이젠을 착용하였다, 얼마를 걸었을까 곧 비가 내린다. 967봉의 내리막을 통과하여 백수리산 정상을 오르니 눈과 구름으로 덮힌 산이 이름처럼 수리를 닮았다. 경치가 좋은곳이 나타나면 어김없이 셔터를 눌러대는 산객들, 그들은 자연의 모습이다.
민주지산의 주봉인 삼도봉은 백두대간을 통해 삼남(三南 〓 충청, 전라, 경상)을 이어주고 석기봉, 민주지산, 각호봉으로 이어지는 산줄기의 요충지인 셈이다. 삼도봉 정상에서 여성회원이 끓인 떡국과 수육, 두부, 미나리 등 푸짐하게 오찬을 즐긴다. 허기를 채우고나니 나른하고 걷기에 불편이 있지만 다음 목표인 밀목재를 향하여 발걸음을 내딛어 본다.
영동군 상촌면 물한계곡 갈림길인 삼마골재과 헬기장을 통과하여 1,123봉 내리막 길을 내려서면 밀목재다. 이제 절반은 지나왔다는 생각이들자 조금은 편안한 마음으로 화주봉을 향해 오른다. 생각보다 여성회원들의 발걸음이 가볍게 보여서 나만 힘드나 싶다. 오늘따라 유달리 오르내림이 많은 구간에 눈비마저 내린 뒤라 여간 힘드는게 아니다. 서로를 의지하며 작은 봉우리 몇개를 넘어서자 전망좋은 1,172봉이다. 잠시 뒤를 돌아보니 대간 마루금이 안개 사이로 슬몃 보이고, 민주지산 주능선이 일렬로 뻗어 있다. 흐릿하게 보이는 화주봉도 늠름하게 버티고 서있다. 곧 이번 구간 최대의 난코스인 30 여m 수직 암벽을 내려서야 한다는 사실. 밧줄이 매어져있지만 얼어 있거나 비에 젖어서 매우 미끄럽다. 천천히 다 내려 가서야 깊은 숨을 내쉬고 다시 화주봉을 향해 오른다.
화주봉에서 우두령까지는 완만한 내리막길로 부드러운 황톳길, 봄이라지만 아직 녹지 않은 눈이 여기저기 쌓여있다. 드디어 질매재(730m). 충북 영동과 경북 김천을 이어주는 고갯마루다. 질매는 길마의 이 고장 사투리다. 곧 한자음으로 우두령(牛頭嶺), 국토지리정보원의 지도에는 두 이름이 별개인 양 둘 다 표기돼 있다.
겨울속의 봄을 눈이 쌓인 산에서 읽는다. 봄은 회춘이라는 말과 같이 청춘이라고 읽기도 하지만,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계절과 함께 성숙해지는 나 자신의 봄이다. 나에게도 겨울비처럼 추운 청년시절이 있어 추억으로 살고있지 않은가. 젊은날이 없었다면 낭만과 고독을 누릴수 없겠지. 낙엽 밑으로 봄이, 청춘이 되살아오는 소리를 듣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