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대간(2011.12. 17. ~ 2013. 5.4

9구간(우두령-황악산-여시골산-눌의산-추풍령)

하진수 하진수 2013. 4. 24. 07:44

○ 산행일 및 시간: 2012. 4. 7. 08:30 ~ 18:00 (소요시간: 9시간 30분)

○ 날씨: 춥고 바람이 많으나 하늘은 맑음

○ 함께한 사람: 20명

○ 산행구간: 우두령-(3.8km)-여정봉-(1.2km)-바람재-(1.3km)-형제봉-(0.8km)-황악산-(2.4km)-운수봉-(1.5km)-여시골산-               (1.5km)-괘방령-(4.4km)-가성산-(1.1km)-장군봉-(1.9km)-눌의산-(2.7km)-경부고속도로 굴다리-(0.8km)-추풍령

○ 산행거리 : 대간거리 23.4km, 접속거리 0km, 실거리 23.4km

 ● 구간특징

- 들머리 : 우두령

- 바람재 안부에는 헬기장이 있으며, 형제봉까지는 급한 오르막임.

- 형제봉 정상은 능선길에 불과하며, 이정표가 설치되어 있음.

- 황악산 정상에서 직지사 이정표를 따라 계속 내려가다 직지사 삼거리에서 여시골산 방향으로 직진함.

- 여시골산에서 괘방령 하산로는 급경사로 눈,비 올 때 미끄러움.

- 괘방령에서 도로를 건너 김천방향으로 30 여m 진행하다 시그널따라 좌측능선으로 진행.

- 괘방령에서 가성산까지는 계속되는 오르막의 연속임.

- 가성산 정상은 정상석이 있으며, 시멘트로 포장된 넓은 공터임.

- 눌의산 정상까지도 오름의 연속임.

- 눌의산 정상은 사방 막힘이 없는 최고의 조망대임.

- 눌의산 정상에서 추풍령으로 내려서는 길은 매우 가팔라 주의를 요함.

- 경부고속도로 굴다리를 지나 좌측으로 진행하다 경부선 철도 지하도를 통과함.

- 철도 지하도를 지나 추풍령삼거리에서 우측 경상북도 방향으로 진행하다 추풍령 표지석에서 산행 종료함.

- 구간내 식수 보충장소 : 없음

- 중간탈출로 : 직지사, 괘방령 


백두대간 9구간

하늘은 맑으나 바람이 많이 부는 봄날의 체감온도는 겨울처럼 낮은 날씨, 20여명이 우두령을 출발하여 여정봉을 향한다. 여정봉 정상에 표지석은 없고, 부산 소재 ‘낙동산악회’에서 걸어둔 안내문이 정상임을 알려준다. 여정봉에서 바라본 황악산이 저멀리 병풍처럼 펼쳐져 있어 저기까지 언제 가나 하고 걱정을 하니 누군가 ‘보이는 산보다 안보이는 산이 더 높고 많은데,’ 라며 마음가짐을 새롭게 해준다.  여정봉을 내려오면 억새밭과 계단길이 있는 바람재다. 황악산 남릉상의 바람재는 지명이 말해주듯이 사계절 내내 바람이 많기로 유명하단다. 정말 방한자켓을 꺼내 입어도 추운 고개이다. 바람을 안고 올라간 바람재에서 다시 황악산까지 이어지는 오르막, 돌무더기 뒤로 정상석 안내문이 서있다. 황악산( 높이 1,111m)은 학이 많이 찾아온다고 하여 황학산(黃鶴山)이라 불리었다. 그런데 직지사 현판과 '택리지'에는 황악산(黃嶽山)으로 표기되어 있으니 뭐가 맞는지 알길이 없다.

백화산 포성봉 너머로 속리산이, 동쪽에는 금오산이 조망되며, 아래로는 직지사가 보인다. 직지사는 사명대사가 5년간이나 절에서 수도했다는 역사와 직지라는 사명(寺名)은 아도스님이 신라에 불도를 전하러 왔다가 손가락으로 황악산을 가리키며 절터를 잡았다는 설이 가장 유력하다. 운수봉으로 향해가는 도중에 김천고등학교와 숭의고등학교의 등반셔클 학생들 300여명을 만났다. 학생들을 보는 우리는 금새 아버지의 눈이되어 반갑게 인사를 나눈다. 푸른 하늘같이 맑고 늠름한 표정인 아이들을 보는 것만으로도 피로가 풀린다. 우리의 희망이 쑥쑥 자라나는것 같다.

운수봉에서 다소 완만한 능선을 타고가면 여시골산에 이른다. 여시골은 예전에 여시(여우)가 많이 살아서 붙여진 이름이 아닐까 싶지만, 무서운(?) 분위기와는 달리 완만한 내리막으로 걷기에 편안한 구간이다. 고도차 300 여m의 가파른 내리막을 내려서자 오늘 예정된 산행의 절반을 지나는 괘방령에 도착한다. 괘방령은 선비들이 과거시험 보러 즐겨 넘던 과거(科擧)길이며, 급제를 알리는 방이 붙던 고개였단다. 참으로 역사공부를 많이하게 되는 대간길, 선조들과 호흡을 같이 하는듯 시공간을 초월하기도 한다.

괘방령에서 잠시 휴식을 취했다가 가성산 기슭을 오르자 진달래와 노란 생강나무꽃의 달콤한 향기가 산객의 발길을 멈추게 한다. 바람속에도 꽃을 피우는 계절이구나, 눈도 즐겁고 가슴도 향기로운 봄날의 정취를 만끽한다. 아직 산밑에는 꽃이 없을터이니,보는것만큼은 내것이 아니겠는가. 한동안 오르막을 오르자 가성산 정상이 나온다. 정상에서 다시 미끄러운 내리막 길을 내려서면 오늘의 마지막 봉우리인 눌의산이다. 지난번에 이어 두 번째로 산행에 참여한 분이 다리가 아프다고 호소한다. 이에 후미를 챙겨주시던 ‘곰탱이’님이 그분의 배낭을 함께 짊어지고 장군봉, 눌의봉까지 간다.  긴산행은 서로의 배려가 있어야 가능하다. 눌의산(訥誼山)은 추풍령 뒤쪽에 자리 잡은 산으로 `눌의(訥誼)'는 정의가 눌하다 혹은 더디다는 뜻이다.

이곳부터 추풍령까지는 해발고도 500m이상을 내려가야 되는 가파른 내리막이다. 눈이 녹아 질척거리는 길은 떨어진 체력에다 장시간의 산행으로 무릎이 말을 안듣는 고된 걸음이다. 시간이 지나 어느덧 눈앞에 경부고속도로가 보이고  새로 만들어진 경부선 철도 지하도를 지나니 추풍령에 다다른다. 바람도 구름도 쉬어가는 추풍령에서 석양을 바라본다. 해가지면 곧 어둠이 찾아오겠지, 모든사물이 둥지를 찾아나서는 시각에 나는 추풍령에 서있다. 감회가 남다른 삶의 고개를 넘는 중이다.


▲ 황악산 능선


 

▲ 산수유

 



고속도로가 아닌 4번국도가 지나는 옛날 본래의 추풍령고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