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대간(2011.12. 17. ~ 2013. 5.4

7구간(빼재-삼봉산-소사고개-삼도봉-대덕산-덕산재-부항령)

하진수 하진수 2013. 4. 22. 22:11

 

○ 산행일 및 시간 : 2012. 3. 3. 08:30 ~ 17:00 (소요시간: 8시간 30)

날씨: 흐림

함께한 사람: 22

산행구간: 빼재-(4.1km)-덕유삼봉산-(2.0km)-소사고개-(3.2km)-거창삼도봉-(1.5km)-대덕산-(1.7km)-얼음폭포-(1.6km)-                덕산재-(5.3km)-부항령-(0.6km)-삼도봉터널

산행거리 : 대간거리 20.3km, 접속거리 0.6km, 실거리 20.9km

  구간특징

- 들머리 : 빼재(신풍령, 930m)

- 수정봉 정상은 정상석이나 표지판이 없음.

- 된새미기재는 헬기장임.

- 덕유삼봉산(1,264m)에서 소사고개는 짧은 암릉길을 지나가다 가파른 내리막길이 이어짐.

- 덕유삼봉산을 내려와 고랭지채소밭 가장자리를 지나 소사고개로 대간길이 이어짐

- 소사고개는 무풍에서 거창으로 이어지는 1089번 지방도로임.

- 소사고개에서 왼쪽 50m 지점에 민박을 할 수 있는 슈퍼가 있음

- 소사고개에서 거창삼도봉(초점산, 1,250m)까지는 오르막의 연속임.

- 대덕산(1,290m)정상은 넓은 평지로 헬기장이 있.

- 덕산재(640m)까지는 또 다시 심한 내리막이며, 덕산재에 내려서면 30번 국도를 가로질러 좌측 능선으로 진행함

- 덕산재에서 부항령(680m)까지는 5.3km의 오르내림이 반복되는 길임.

- 부항령 아래는 삼도봉터널이 지나는 1089번 지방도로임.

- 구간내 식수 보충장소 : 소사고개 슈퍼, 대덕산 정상아래 얼음골 약수터 또는 그 아래 얼음폭포에서 식수 보충가능.

- 중간탈출로 : 소사고개, 덕산재 

 

 백두대간 7

‘산너머 산’이란 말은 갈수록 어려운 지경에 처하게 됨을 비유하는 말이지만, 백두대간 종주에 나선 나에게는 비유가 아닌 현실이다.  제일 큰 산인 지리산과 덕유산을 넘었고, 30㎞가 넘는 두 번째 구간을 지나오면서 약간의 체력을 쌓아왔기에 20여 ㎞에 9시간 정도 걸릴 이번 구간은 비교적 쉬우리라 생각하고 나셨다.  그런데, 백두대간 종주 구간 중 쉬운 구간은 결코 없다. 내 대신 걸어줄 사람도 없거니와 다리가 말을 듣지 않으면 몸으로 밀어 올려야 된다라는 말이 현실로 다가오는 구간이다  보통 1,000m가 넘는 큰 오름을 예닐곱 개는 넘어야 산객이라고 하지.

오늘은 지원산행을 나선 인터넷 영남알프스 고문 땡삐 심향섭님, 영원한 맏언니 권분남님과 신풍령 휴게소(빼재, 890m) 북쪽 방향의 나무계단을 지나 정상석 표지판도 없는 수정봉을 오른다.  수정봉 정상에는 떠나가는 겨울을 아쉬워하듯 지난밤 내린 눈이 산길에 쌓여있고, 바람과 운무가 빚어낸 아름다운 상고대는 마지막 겨울을 장식하고 있다. 눈여겨 보지 않으면 그냥 지나칠 호절골재도 지나간다. 호절골재를 지나 능선을 오르면 덕유 삼봉산(1,254m)에 도착하게 된다봉우리가 셋이라서 삼봉(三峰)이란 이름을 붙인 산은 덕유연봉(德裕連峰)의 첫번째 봉우리에 해당되는 산으로, 덕유 원봉(元峰)이라 하여 맏형 격인 봉우리라는 뜻이다.  불심(佛心), 산심(産心), 무심(無心)의 삼심이 깃든 바위무리들이 병풍처럼 봉황의 산세를 이루고 있다. 이곳이 덕유산의 출발점이라고 산경표에서 말하고 있으나, 남덕유, 무룡산, 향적봉의 지나온 길은 구름속에 묻혀 그 장쾌한 파노라마를 볼 수가 없다.

가파른 내리막길을 내려가니 올라간 높이보다 더 내려간 곳에 백두대간의 능선이 차지하고 있다.  봄맞이 준비를 하고 있는 고랭지 배추밭이 보이는 곳에서 소사고개를 만난다.  삼봉산에서 고도차 560 m 가량을 내려가면 무풍에서 거창으로 넘어가는 1089번 지방도 소사고개에서 내려온 만큼 올라가야 거창 삼도봉에 닿을 수 있다. 이른봄 쌀쌀한 날씨임에도 땀방울이 맺혀지는 산행길에서 잠시 숨을 고른다. 자신이 열망했던 백두대간길, 쉼없이 막힘없이 걸어가리라. 힘들었던 사연, 행복했던 시절도 걸음마다 풀어 놓으며  열정으로 오르고 또 올라선다. 힘든 오르막을 지나 초점산(1,250m)인 거창 삼도봉에 도착했다. 경남 거창군, 경북 김천시, 전북 무주군의 3개도의 경계가 되는 멋진 산이며, 또한 가야산까지 이어지는 수도지맥의 분기점이기도 하다. 

백두대간상의 삼도봉은 지리산 반야봉 아래 삼도봉(전남 구례, 전북 남원, 경남 하동)과 다음 구간에 만나게 될 민주지산의 삼도봉(충북 영동, 경북 김천, 전북 무주)이 또 있다. 지리산의 삼도봉은 원래 낫날봉(날라리봉)에서 삼도봉으로 명칭이 바뀌었고, 민주지산에 속해 있는 삼도봉을 오리지널 삼도봉이라고 한다.

무주군의 대덕산은 최동단에 위치한 1,290.9m로서 가야산을 향해 뻗은 능선을 사이에 두고 경북 김천과 경남 거창을 갈라놓은 삼도분기점, 즉 해발1,248.7m의 거창삼도봉(초첨산)을 옆에 둔 명산이다. 부드럽고도 우직한 남성답게 생긴 산이라하여 수많은 인걸들을 배출했다고 전해진다. 큰大자와 큰德자를 사용하여 대덕산(大德山)이라고 했는지도 모르겠다. 대덕산에서 덕산재로 내려서는 길은 가파른 길이지만 부드러운 흙길이다. 지그재그로 나있는 내리막길을 미끌리듯 한걸음 한걸음 내려올 때마다 그 위에 수북이 쌓인 낙엽들의 수다를 듣는다. 마치 일행들과의 담소를 즐기듯 기분좋은 소리다. 산 중턱 폭포에서 얼음물 한모금으로 활기를 되찾아 고도차 650 m의 가파른 내리막길을 마저 내려온다. 김천시 대덕면과 무주군 무풍면을 연결하는 고갯길인 덕산재다. 덕산재는 커다란 표지석과 정자가 있는 빈터로, 30번 국도가 대간길 북쪽을 향해 우측으로는 김천시, 좌측으로는 무주군으로 연결된다.

큰 봉우리 두개를 넘었으니 이제는 힘든 고비는 넘어갔겠지 생각하며 편안한 마음으로 마지막 목표지점인 부항령을 향해 출발하는데, 아뿔사 장난이 아니다. 작은 오르내림이 반복되는가 싶더니, 큰 봉우리를 몇개 더 넘고 마지막 남은 체력을 뺏어 가고서야 삼도봉터널 부항령에 닿는다. 해발 680m인 부항령(釜項嶺)은 서쪽 무주군 무풍면 쑥병이마을과 동쪽 김천시 부항면 어전리 가목마을을 잇는 고갯마루이며, 부항령 이름은 가목(가마목=부항) 마을 이름에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낮은곳에서 높은곳으로의 이동은 언제나 고통을 수반하기도 한다. 내 삶의 분기점에서 실행한 대간길에서 숨을 고르며 지나온 시간보다 앞으로 가야할 미래를 그려본다. 청색일까? 아니면 회색일까? 내가 스스로 그릴 청사진은 분명이 선이 선명한 그림일거라고 믿는다.



땡삐 심향섭님

▲ 전승훈,,,,,

▲ 야시야님

,


▲ 권분남, 심향섭님,,,,,,,,,,,

▲ 목초님,,,,,,,,,,,

▲ 늑대, 울타리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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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늘솔길님

 

▲ 필봉님 부부


여기서 잠간 아이들을 데리고 백두대간 종주를 마친 김별아 작가의 말을 떠올려 본다.

그것이 아무리 멀고 가파를지라도

길은 언젠가 끝날 것이다

하지만 하루를 지나야만 닿을 수 있는 하루로 가는 길

그 길을 헤쳐가는 힘은 오직 희망뿐이다.

---김별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