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시 : 2020년 11월 21일(07:10 ~ 15:50)
소요시간 : 7시간 40분
산행 거리 : 22.08㎞(트랭걸 GPS, 최고속도 9.4㎞, 평균 속도 3.0㎞)
함께한 사람 : 박병경, 하진수(2명)
산행 코스 : 경북 영천시 고경면 덕정리 산 92-1에 소재한 한무당재[909지방도]-(5.9km)-관산-(5.0km)-이화고개[4번국도]-중앙선철로-(1.3km)-경부고속도로 터널-(5.9km)-사룡산-(1.3km)-숲재[909지방도](경북 경주시 산내면 우라리 산 99-2)
[07:10, 한무당재, 909번 지방도]
오늘 산행은 경부고속도로를 지나가는 특별한 구간이다.
지난 3월 강원도 태백에 있는 매봉산을 출발하여
진조산, 통고산, 일월산, 백암산 등 걸출한 여러개의 산을 넘는 등
능선길 295㎞를 걸어와 드디어 경부고속도로를 만나는 것이다.
22㎞를 걷는 구간으로
고속도로와 철도를 끼고 있어 큰 어려움은 없을거라는 기대감에 발걸음 가볍게 출발한다
언제나 그렇듯 처음 20~30분 정도는
급한 오르막을 올라가느라 턱까지 올라오는 거친 숨을 몰아쉬어야 할 만큼 힘이 든다.
갖 떨어져 수북이 쌓인 낙엽길은
빙판 같아서 심한 오르막과 내리막에서는 수시로 미끄러지기도 한다.
가쁜 숨을 몰아쉬며 잠시 뒤돌아 보니 지난주에 걸었던 남사봉위로 붉은 해가 떠오르고 있다.
[07:30]
해발 316.2m의 봉우리
어딜가도 볼 수 있는 준·희님의 배려깊은 팻말이 걸려 있다.
서쪽 6㎞ 전방에 오늘 오를 첫번째 산 관산이 조망된다.
관산(冠山)은,
경북 영천시 북안면과 경주시 서면의 경계에 위치한 산으로, 높이 393.6m
산의 형태가 신라시대 관리가 쓰는 관(冠) 모양을 닮았다고 하여 관산이라 불리게 되었다고 한다.
[09:00, 관산]
해발 393m의 관산
정상에 오르기전 100m는 경사가 60~70˚ 정도의 직벽구간으로
한발을 내딛으면 두발자국 뒤로 밀려갈 정도이다
여기에 데크를 설치하거나 밧줄을 걸어두어 산행에 도움을 주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 곳이다.
관산의 정상에 있는 묘지 가장자리에 박아 놓은 삼각점
삼각점은 국토 정보지리원에서 주요 봉우리마다 박아 놓은 네모난 화감암 표식으로
토지 측량의 기준 자료로 활용한다.
그런데, 왜 하필이면 무덤에 삼각점을 설치하였는지
별의별 생각을 하면서 발걸음을 돌린다.
농가에 피해를 주는 유해동물로 지정된 '청설모'
먹이를 찾아 이쪽 저쪽을 부지런히 다니다 우리와 눈이 마주쳐 내려다본다.
[뽕나무 단풍]
관산부터 사룡산까지는 큰 오르막과 내리막이 없는 구릉 같은 곳으로 편안한 길을 걷게 된다.
발걸음도 가볍게 낙엽이 깔린 임도를 걷는다
달갈을 생산하는 농장 '영축산 천연란' 앞을 지나간다
[10:30, 만불산]
올라온 곳 만불산
산행을 시작한 지 2시간 30여분 정도 지났다.
그런데, 정상이라고는 하지만 봉우리가 깎여 봉우리처럼 보이지 않는다.
[만불사 아미타대불]
봉우리가 없어진 사유는 1995년 만불사를 설립하면서
이곳 정상을 파헤쳐 정상을 밋밋하게 만들었다.
결국 주민들의 반대와 허가가 나지 않아 산자락에 설립한 후
20여만 개의 불상을 들여와 이름이 난 곳이다.
11월의 끝자락에 보고 밟을 수 있는 은행나뭇잎 길을 지나자
쥐똥나무의 열매도 볼 수 있고
까마귀가 좋아한다고 하여 이름 붙여진 까마귀밥나무 열매도 보면서 지나간다
야뇨증 등에 좋다는 찔레나무 열매
[11:05, 이화고개]
어느듯 4번 국도가 내려다 보이는 이화고개에 닿았다.
[4번 국도 너머의 지방도로,]
대간이나 정맥길을 걸을 때는
선답자들이 성의껏 걸어놓은 시그널을 보고 따라 간다
이곳 도로 주변에도 시그널을 걸어놓아 많은 도움을 받으며, 감사한 마음으로 걷는다.
[11:16, 중앙선 철로]
어릴적 추억이 아스라히 떠오르는 철도를 가로 지르며 걷는다
영원히 끝나지 않는 평행선
[11:45, 경부 고속도로]
얼마 지나지 않아 경북 경주시 서면 아화리에 있는 경부고속도로를 만나 부근에 있는 터널로 건너간다.
고도를 낮추자 아직 푸르름을 간직하고 있는 단풍나뭇잎
(단풍 사진을 찍을 때는 명암이 선명하게 나오도록 해야한다, 쉽지는 않지만)
[노박덩굴 열매]
어린잎은 나물로 먹고, 종자는 기름을 짜며, 나무껍질은 섬유 재료로 사용하는 노박덩굴
또한, 보석처럼 빨갛게 익은 열매와 줄기는 꽃꽂이 용으로 쓰인다
노랑색 형광펜을 칠한듯한 산국
눈부시게 노란 달맞이꽃 향기와
쑥을 즐겨뜯던 대장장이 딸의 사연으로 인하여 '개쑥부쟁이'가 되었다는 꽃과
뒤늦게 핀 망초
의사표현이 풍부하다는 꽃말을 가진 수염 패랭이꽃도 보고
풍성한 가을이 저물어간다
목장에서 재배하는 귀리 등
종주산행을 하다보니 우리나라의 지리와 마을의 유래,
나무나 꽃, 주변의 음식 등 저절로 많은 지식을 얻는다.
오늘 마지막 오를 산 '사룡산'이 저 멀리 보인다.
사룡산은 멀리서 보면 4개의 봉우리가 용처럼 생겼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사룡산 동쪽 기슭에 생식마을이, 서쪽으로 영천시 북안마을이 자리잡고 있다.
사룡산 능선길의 소나무가 마치 산수화 한폭을 걸어놓은듯 하다
영천과 건천을 조망할 수 있는 쉼터
[일엽초]
양치식물 고사리목 고란초과 식물로 바위 겉과 늙은나무의 껍질에 붙어서 자라는 일엽초다.
일엽초는 사철 푸른 잎을 가지는 여러해살이풀로
검정빛의 비늘에 뒤덮인 굵은 뿌리줄기를 가지고 있다
뿌리줄기는 바위나 나무줄기에 붙어 길게 뻗어 나가면서 때때로 갈라기도 한다.
사룡산 능선길의 전망대,
북안마을 방향을 바라보는 병경 형님의 얼굴에 남다른 감회가 느껴진다.
전망대 아래로 고속전철이 놓여져 있다
2~3분에 한대꼴로 고속열차가 지나간다.
[비슬기맥 분기점]
비슬기맥은 여기서부터 옆에 있는 구룡산을 통과한 뒤
비슬산을 거쳐 밀양의 오우진 나루까지 147㎞의 능선길이다.
[15:05, 사룡산]
해발 685m의 사룡산은 낙동정맥에서 300m 가량 벗어났지만 그냥 지나칠 수가 없다.
그런데, 정상석에 '정상(頂上)'이라는 말을 굳이 넣어야 했는지,
영천시에서 설치하였으면 '영천시'라고 표시 하지 '영천시청'은 왜 넣었는지
이런 저런 잔소리를 늘어놓으면서 사룡산을 되돌아 생식마을길 삼거리로 나온다.
[15:13, 생식마을]
생식마을은 6.25동란 때 북한군의 탄압을 피해 들어온 기독교인들을 중심으로 설립되었다는 설과
30여년 전, 30가구가 8만여평을 공동으로 구입하여 주택을 짓고 거주하면서
불에 구운 음식을 먹지 않는다고 하여 생식마을이라는 2가지 설이 있다.
멧돼지 목욕탕
멧돼지가 이곳에서 목욕을 즐기고, 나무에 몸을 비비며 즐겼던 흔적이다.
[15:45, 숲재]
해발 500m의 숲재
8시간 가까이 22㎞를 걸어왔다
경부고속도로와 중앙선철도를 건너, 울산이 지척인 곳까지 왔으니 감개무량한 날
울산으로 돌아가지 않고 맛기행을 떠나기로 한다.
[양지식당]
경남 함양군 함양읍 용평리 618-21에 있는 양지식당
갓 삶아낸 돼지머리 수육은 따뜻한데다 연하고 구수하다
주인이 갖 담아낸 생김치와 새우젓 또는밴댕이젓갈을 함께 하면 더욱 맛있다.
4명이 대(大) 한접시(20,000원)와 중(中) 한접시(15,000원)를 시켜
소주 각 2병(1병 3,000원)을 마셨다
그리고, 함양군 병곡면 도천리에 있는 집에서
여담과 소주 1병씩으로 밤은 깊어간다.
이튿날,
예보에 없는 겨울을 재촉하는 비가 내린다
그림같은 오도재를 지나
[오도재, 지리산 조망공원]
경남 함양군 마천면 구양리 산 60-5에 있는 지리산 조망공원
'지리산 조망공원(전망대)'에서 병풍을 둘러놓은 듯한 지리산과
그 위에 융단같은 구름, 함양군 마천면의 전경을 맘껏 둘러보았다.
[산골농장식당]
전북 남원시 인월면 인월로 67에 있는 '산골농장식당'
저녁에는 잘 숙성된 삼겹살구이(120g 1인분 12,000원)가 저녁을 풍족하게 해 준다
점심은 '빼다구탕(1인 7,000원)'의 구수함이 해장 및 피로를 해소해주기에
맛 여행의 백미라 아니할 수 없다.
함께 한 병경형님 부부와 아내에게 고맙다는 말을 전한다 .
낙동정맥의 한구간과 멋진 여행의 한 자락을 장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