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동정맥

낙동정맥 14구간=오룡고개-자옥산-시티재(안강 휴계소)-호국봉-어림산-남사봉-한무당재(2020. 11. 15.)

하진수 하진수 2020. 3. 15. 16:09

일시 : 2020년 11 15일(06:55 ~ 15:30)

소요시간 : 7시간 35분

산행 거리 : 21.05㎞(트랭걸 GPS, 최고속도 6.7㎞, 평균 속도 2.7㎞)

함께한 사람 : 박병경, 하진수(2명)

산행 코스 : 경북 영천시 고경면 오룡리 1394-1에 소재한 오룡고개-자옥산-시티재(안강 휴계소, 28번국도)-호국봉-어림산-남사봉-한무당재(909번 지방도, 경북 영천시 고경면 덕정리 산 92-1)

 

 

지난 3월에 낙동정맥 종주를 시작하면서

구간을 24개 구간으로 나누었다

한달에 2차례 산행을 매월 첫주와 셋째주 토요일 진행하기로 하였다.

진행하다보니 욕심이 생겨 한달에 세번을 걷기도 하여 벌써 20번째 산행,

머지않아 낙동정맥 종주의 졸업을 앞두고 있다.

 

[06:55, 오룡고개]

이곳 오룡고개에서 호국봉을 지나 어림산과 남사봉, 한무당재까지 21㎞를 걷게되는 산행이다

오르내림이 심한 봉우리 여러개를 넘어야 하기에 결코 쉬운 산행은 아닐 것이다.

 

'서두르지 말자, 앞서가는 형님의 걸음에 동요하지 말고 내 페이스대로 꾸준히 걷자'를 되뇌인다

 

위 봉우리 하나를 넘자

 

고갯길에는 오룡마을 까지 0.7㎞라는 안내목이 설치되어 있다.

오룡마을에서 이곳까지 가로질러 왔더라면 힘들지 않았을 것인데, 라며 투덜거려진다

 

다시 마주하는 봉우리 하나를 넘는다.

선답자들의 후기에는 밋밋하고 걷기 좋은 산길이 이어진다고 하였는데,

처음부터 가슴이 답답 할 정도로 힘든 봉우리 두세개가 가로 막고 있으니, 기가 막힌다.

 

그렇지만 두세개의 봉우리를 넘자

맞은 편 골짜기에 한가득 담겨 있는 운무가 위안을 해준다

 

또한, 안강읍을 포근히 감싸고 있는 운무와 볼록볼록한 봉우리들의 노래가 들리는듯 하다

 

[뒤쪽 우측이 삼성산 정상]

걷다보니 어느새 삼성산 삼거리를 지나쳐 왔다.

 

[08:50, 삼성산 제단석]

자욱산을 지나자 정맥길은 고도를 낮추며, 갈색 낙엽이 수북이 깔린 길을 내어준다

 

길가의 나무들도 잎을 떨구어 시야를 넓혀주기에

눈은 아름다움에 취하고 발은 편하여 걷기를 계속한다.

 

시티재(안강휴계소)로 가기전 바라보이는 '국립영천 호국원'

함께간 병경형님의 선친이 국가유공자라 저곳에 영면해 계신다고 한다.

 

가운데 우뚝 솟은 산이 오늘 오를 마지막 산 '남사봉'

왼쪽의 능선을 따라 호국봉, 어림산을 지나 저곳 남사봉까지 갈 것이다.

 

시티재 주변과 호국봉에는 이념대결로 인한 민족적 비극의 상징인 반공호와 철조망이 아직도 그대로 있다.

 

어림산에는 한국전쟁 발발 반년 전인

1950년 1월에 '빨치산'으로 불리는 북한의 유격대와 국군 사이에 치열한 전투로 수백명이 사망한 곳으로 이념대결이 빚어낸 아픔이 있는 산이다  

 

[안강읍과 영천을 이어주는 28번 국도]

몇 개월 뒤 6.25. 전쟁때 '안강전투'로 불리는 현장으로 특히 100명이 채 안되는 학도의용군들이 참전해

대부분 산화하여 민족적 비극의 한 단면을 고스란히 안고 있는 곳이다. 

 

이념대결로 민족적 비극이 서린 현장

다 시들어가는 계절, 늦게까지 남아 자리를 지키고 있는 개쑥부쟁이가 고맙다

 

유해식물로 지정되어 구박을 받고 있지만 미국쑥부쟁이도 고맙다.

이렇게 잘 살 수 있도록 헌신한 모든 호국영령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드는 곳이다.

 

[산국]

이념과 정치적 목적으로 헐뜯고, 죽이고 죽임을 당하는

그런 일이 다시 일어나면 안되겠다는 소원을 하며 발걸음을 시티재로 옮긴다.

 

[09:05, 시티재(안강휴계소)]

해발 236m의 시티재

경주와 영천을 이어주는 28번 국도변의 재, 안강휴게소가 있는 곳이다.

 

 

옛날 보부상이나 소달구지가 넘나들었을 시티재는 4차선 국도로 변해있고,

통행하는 차량을 피해 도로를 무단횡단하여

 

오른쪽에 있는 방벽을 타고 넘어 호국봉으로 부지런히 발걸음을 옮긴다.

 

[09:55, 호국봉]

해발 393m의 호국봉,

서쪽에 '국립영천호국원'이 자리 잡고 있어 호국봉이라는 이름이 붙었지만,

특별한 것이 없는 그냥 밋밋한 봉우리일 뿐이다.

 

[청미래라 불리는 망개]

망개나무의 어린잎은 나물로, 떡을 싸서 찌면 ' 망개떡' 이 되고,

뿌리를 차로 끓여 마시면 토복령이 된다

토복령은 열을 내리고, 몸의 습한 기운을 없애주고,

관절통을 완화시켜주는 약효가 있다

또한 악성종기를 가라앉히는 작용을 하며, 매독을 치료하는 효능이 있으며,

수은중독 등 중금속을 배출시켜준다고 한다.

 

그 사람(?)이 그리워 다시 꽃을 피운 가을산 진달래~

 

저멀리 어림산 봉우리라 짐작되는 봉우리가 보이지만

막상 가서보면 봉우리에 봉우리를 몇개 더 넘어야 정상이 나온다.

 

[12:35, 어림산]

해발 510m의 어림산

어림산은 임금 어() 자에 임할 림(),

즉 임금이 왔었다는 뜻의 어림산이다.

먼 옛날 신라 때 어떤 임금이 이 산을 둘러봤다고 하여 어림산이라는 명예를 얻었다고 한다.

 

[13:45, 마치재]

해발 352m의 마치재는 영천시 고경면과 경주시 현곡면을 이어 주는 고개로 말처럼 생긴 고개라는 뜻이다.

 

마치재에서 '남사봉'을 오르기 위해서는 3단 형태의 봉우리 3개를 넘어야 한다.

 

20㎞ 가까이 걸어왔으니 체력은 고갈되어 너덜거리는 다리로 심한 오르막을 올라가니 다리도 불쌍하고,

다리의 주인도 불쌍하다.

 

[14:35, 남사봉] 해발 468m의 남사봉

올라가다 쉬고 또 올라가다 쉬기를 여러차례 반복하니 남사봉 정상이 나온다.

 

볼품없는 남사봉 정상을 내려오다가 오른쪽을 바라보니

불과 200여 m 떨어진 저 능선길에서

오른쪽으로 심한 오르막을 돌고 돌아 올라 갔다 되돌아 왔음을 알았으니 허탈해진다

그냥 질러 왔더라면 그 고생을 안해도 되었을텐데~

 

동쪽 방향에는 지나온 어림산 구간의 능선이 보이고,

 

뒤로는 남사봉의 봉우리

드디어 오늘의 도착지 한무당재가 나온다.

 

 

 

[15:30, 한무당재]

예순이 넘어 느즈막이 시작한 낙동정맥

신체구조로 보면 척추격인 한반도의 대간과 낙동정맥을 걸었다.

그 중에서도 빨치산과 토벌대의 전투가 벌어진 곳

또한, 국군과 괴뢰군의 전투로 수많은 희생자가 발생한 곳에서

희생된 영혼들의 명복을 빌어본다

덤으로 지구력과 참고 견디는 인내력을 배웠다

떠나가는 가을산에서 갈무리 잘 하고 있는 자연을 배운다

곧 겨울이 다가오는듯한 산

마음 또한 견고하고 아름다워지는 것 같아 행복한 하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