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동정맥

낙동정맥 11구간=피나무재-611.6봉-질고개-785봉-간장현-(1.6km)-통점재-744.6봉 갈림길-가사령(2020. 10. 16.)

하진수 하진수 2020. 3. 15. 16:07

일시 : 2020년 10 16일(07:00 ~ 16:00)

소요시간 : 9시간

산행 거리 : 23.57㎞(트랭걸 GPS, 최고속도 5.7㎞, 평균 속도 3.0㎞)

함께한 사람 : 박병경, 하진수(2명)

산행 코스 : 경북 청송군 주왕산면 주산지리 산 41-30에 소재한 피나무[914 지방도]-(3.9km)-611.6-(3.3km)-질고개[932 지방도]-(5.7km)-785-간장현-(1.6km)-통점재[68번 지방도]-(3.3km)-744.6봉 갈림길-(1.2km)-가사령[69지방도](경북 포항시 북구 죽장면 상옥리 산 215-8)

 

낙동정맥 24개 구간 중 15번째 산행을 위해 울산에서 새벽 4시 30분에 출발한다

 

930번 국도, 장사항 부근을 지날 무렵

오른쪽 동해바다 위로 포연을 닮은 구름띠가 아침을 맞이한다

 

[07:00, 피나무재]

아침 7시에 도착한 피나무재에서 오늘 산행을 기록한다.

 

주 등산로는 낙석을 막기 위한 철조망이 쳐져있다

그 밑에 난 조그마한 구멍을 통과해야 하는데,

양반 체면(?)에 개구멍으로 통과할 수 없지 않느냐는

병경형님 말씀에 따라 오른쪽으로 100m 정도 떨어진 산소 옆에서 산에 오른다.

 

[07:25]

산봉우리 하나를 넘자

왼쪽의 자작나무 숲길로 진행하라는 이정표가 나온다

 

지난달 28.에 전해진 설악산의 첫단풍 소식에 그런가 보다했는데,

어느덧 주변 나무들의 분위기가 확 달라졌다

화려하게 옷을 갈아입은 산의 유혹

 

곱게 물든 단풍은 하루 20km씩 남쪽으로 내려와

울산을 비롯한 남쪽지방에는 11월 중순경에 절정을 이룰 것으로 예상된다.(믿을만한 통신)

 

[08:05, 자작나무 숲]

1시간 가량을 걸어가자 만나게 되는 자작나무 숲

 

영화 '닥터 지바고'에 나오는 시베리아 벌판의  자작나무 숲이 연상되는 멋지고

편안한 길에서 마음의 평화를 얻으며 걷고 또 걷는다.

 

[08:20, 해발 622.7m의 평두산]

 

운해(海)

산꼭대기나 비행기에서 내려다 보았을때 바다처럼 널리 깔린 구름을 운해라 하는데,

저멀리 보현산과 면봉산 자락의 골골마다 하얀 구름이 가득 담겨 있다. 뉘가 찍어도 명품이 되는 장관이다

 

‘윷이냐 모야~~~싸리났다’ 
라고 하여 붙여진 싸리나무의 군락지,

키가 2m 이상되는 싸리나무가 봉우리 하나 가득 들어차 있다.

 

싸리나무는 시골 초가지붕을 감싸는 싸리울타리와

생활에 필요한 소쿠리, 삼태기, 키, 채독, 채반, 빗자루 등을 만드는 재료로 요긴하게 쓰인다.

 

싸리나무가 이렇게 많은 것으로 보아

이곳은 싸리로 만든 공예품이나 생필품을 많이 생산한 곳으로 보인다.

 

[09:25, 질고개]

질고개는 청송군 부남면과 부동면을 잇는 고갯길이다

 

땅이 하도 질어서 질고개라는 이름이 붙여 졌지만 지금은 포장도로로 바뀌어 있다.

 

질고개에 올라서면 사과나무 과수원이 있고,

과수원 중간을 가로질러 올라가면 끝에 간이문이 설치되어 있다.

과수원 주인은 동물의 침입을 막기 위하여 과수원 주변에 철조망을 쳐 놓으면서

등산객들의 편의를 위해  문을 설치하였다,

동물의 침입을 막기 위하여 사용 후 문을 닫아 달라는 안내문을 걸어놓았다.

어찌됐건 과수원 주인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하면서 산불감시초소가 설치되어 있는 봉우리로 향한다.

 

질고개에서 가파른 오르막을 올라오자 만나게 되는 봉우리

뒤돌아 보니 지난 번 구간에서 걸었던  뒷쪽 왕거암 봉우리와

하늘의 별을 따기보다 더 오르기 힘들다는 오른쪽 별바위봉이 자태를 드러내고 있다.

 

오늘 산행 구간은 암릉이 없는 육산이라 그 사이로 난 오솔길을 걸어가기에 편하다

하지만 산을 뒤덮은 숲 때문에 주위 경치를 조망할 수 없다는 점이 아쉽다.

 

하늘이 깨끗하고 단풍이 곱게 물들어 있는 가을산

자연이 그리는 수채화가 걸작이다

 

저 멀리 내연산이나 그 너머 동해바다까지 바라보는 즐거움이 있었다면 더 좋았겠지~~

 

[10:20]

3시간 가량을 시속 3.3㎞ 정도로 걸어왔으니 이쯤에서 간단한 간식으로 에너지를 보충한다.

 

[12:00, 해발 785m 봉]

 

[12:12, 해발 805m의 유리산]

 

지난 여름 태풍 하이선 등 2번의 태풍으로 아까운 잣나무들이 뿌리채 뽑혀 쓰러져 있다.

 

[12:50, 해발 660m의 간장현]

 

통점재 가기 직전 청송군에서 설치한 안내목이다.

그런데, 황장재에서 여기까지 72.7㎞라니?

황장재에서 피나무재까지 27㎞, 피나무재에서 여기까지 20㎞를 합하여 47㎞로 밖에 되지 않는다

아마도 주왕산 국립공원 비탐방구역을 우회하다보니 25㎞ 정도 더 많은 거리로 안내 되지 않나,

나름 해석을 해 본다.

 

[14:05, 통점]

68번 지방도, 포항시 북구 죽장면과 청송군 부남면을 연결하는 지방도로이다.

 

통점재를 건너면 청송군 관내를 벗어나 포항시 북구 방면의 산악지대를 걷게 된다.

참 많이도 걸어왔다는 생각에 가슴 한켠에 뿌듯함이 몰려온다.

 

화사한 단풍

단풍은 그 화려함 뒤에 상실의 의미를 한껏 숨기고 있다.

단풍 자체가 날씨의 찬 기운으로 인해 잎의 엽록소가 파괴되며 나타나는 현상이기 때문에

나무의 생태로만 친다면 잎사귀의 마지막 과정이다.

그래서 나온 말이 낙엽귀근(落葉歸根)이라는 중국 사서의 사자성어가 있다

은 뿌리에서 나온 것이니 다시 낙엽으로 떨어져 제자리로 돌아간다는 뜻이다.

 

[비비추]

단풍이 아름다운 것은 마지막을 화려하게 장식하려는 그 처절함에 대한 인간들의 동병상련이 한몫 한다.

이는 보통 사람들이 단풍 시기가 다가올 수록 이를 맞이하기 위한 편안함보다는

자칫 머뭇거리면 못 볼지도 모른다는 조바심부터 먼저 느끼는 이치와도 같다.

단풍은 오래 머물지 않는다.

오는 것도 알림이 없이 슬그머니이고, 가는 것도 눈깜짝할 사이다.

단풍의 끝은 더없이 아쉽지만 마지막을 불태우려는 인간의 삶은 더 더욱 서럽다.

 

 

가을 산길에 쉽게 만날 수 있는 용담

이제는 가을길에서 만날 수 있는 예쁜 꽃들을 살펴보자~~

 

며느리 밥풀꽃

 

옛날 비장이라는 관직에 빗대어 이름이 붙여진 '산비장이'

 

울산도깨비 바늘

 

산부추, 일명 달래라고도 한다.

 

구월 구일에 아홉마디로 자라 꽃이 핀다는 구절초

 

이고들빼기

 

꽃향유

 

산박하

가을 산 어디에나 만나보고 즐기고 예쁨을 느낄 수 있는 꽃들이다.

 

[15:20, 팔공 및 보현기맥 분기점]

이곳에서 왼쪽으로 돌아가면 오늘의 도착지 가사령이 나온다.

 

여기 생뚱맞게 예쁜 진달래도 바쁜 발길을 붙잡는다

 

화사한 달맞이꽃도 눈의 피로감을 식혀준다.

 

20㎞ 이상을 걸어왔으니 다리는 힘들다고 아우성일 때

이런 비단길이 나오면 고맙고 내내 이어지기를 소원해 본다.

 

숲을 나오니 앞이 훤하다.

수목갱신을 목적으로 한 벌목인지

봉우리 하나가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고 그 옆으로 임도가 개설되어 있다.

임도를 지나 푸른 봉우리 하나를 넘어 전주가 보이는 곳이 오늘의 도착지 가사령이다.

 

날머리

 

다음 구간 들머리이다.

 

여기는 포항시 북구 죽장면 상옥리에 있는 사과 과수원

 

황금사과와 부사가 탐스럽게 익어가고,

이웃 주민은 상수도를 틀어주며 씻고 가라며 친절을 베푼다.

그 친절에 나도 모르게 감사를 표시한다.

 

[18:00, 울산의 다운목살]

 

산에 올라 능선을 걷고,

나뭇잎의 경계를 스치는 오전 햇살을 받으며 구름 바다를 걷는다.

걷다 보면 미래가 그려지고,

삶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이 충전된다.

내 몸 속에 있는 게으름과 소극적인 마음도 사라지고,

몸과 마음이 건강하고 활동적인 상태로 변함을 느낀다.

산을 찾고, 별을 헤면서 맥을 걷는 이유가 이것이겠지~

산에서 사계절을 경험하고 자연이 베푸는 풍요로움도 내것으로 얻는다

살아있음을 한껏 느낀 오늘 산행

감사한 하루였음을 적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