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동정맥

낙동정맥 사전답사(2020. 3. 8.), 18코스 북진

하진수 하진수 2020. 3. 9. 10:30

 

일시 : 2020년 3 8일(09:00 ~ 17:30)

산행 거리 : 16.2㎞(스마트폰 GPS의 거리는  21㎞)
소요시간 : 8시간 30분

함께한 사람 :  박병경, 정삼현, 하진수(3명)

산행 코스 : 울산 울주군 상북면 양등리 소재, 배내고개  -(0.9㎞)- 능동산(해발 983m) -(6.2㎞)- 가지산 중봉(해발 1,167m)  -(0.5㎞)- 가지산(해발 1,241m)  -(2.6㎞)- 상운(해발 1,114m)  -(2㎞)- 운문령 -(1.9㎞)- 신원봉 --(2.1㎞)-  외항재

 


 

진달래가 피어나는 이른 봄,  3월 초순의 일요일

 

 

 

낙동정맥 종주를 함께 하기로한 병경선배와 자형 등 셋이서

낙동정맥 18번째 코스를 사전답사를 겸한 체력 테스트를 하려고 한다.

 

 

 

산림청에서 잡목을 베어내고 그 위에 목본튜립과 편백나무를 식재하여 허옇게 보이는 능동산

 

 

지난 주에는 이곳 배내고개에서 배내봉으로 시작하는 19번째 코스로 남진을 하였으니

오늘은 18번째 코스를 북진할 계획으로 능동산 들머리앞에 섰다.

 

 

 

능동산까지 0.9㎞의 오르막을 거침없이 내달리는 두분

숨이 차서 뒤따라 갈수가 없기에 사진을 찍는다는 핑계로 숨을 고른다. 

나뭇가지 끝으로 봄의 손길이 닿는듯한 포근한 산공기


 

배내고개에서 800m 지점에 있는 삼거리

오른쪽이 오늘의 코스인 석남터널과 가지산 방향

왼쪽으로 100m를 가면 능동산 정상이 나오고, 계속하면 천황산과 제약산이 나온다.

 

 

 

 

 

(9시 30분)

30분간 힘겹게 올라선 해발 983m의 능동산


 

 

보무도 당당한 병경선배와 둘째 자형의 모습이다.

 

 

 

배내고개 북쪽의 산들은 전부 처음이라는 자형을 위하여

오늘의 코스에서 100m 가량 떨어진 이곳 능동산 정상을 다녀간다.

 

 

 

다시 뒤돌아 석남터널 방향으로 코스를 잡는다.

 

 

 

능동산과 석남터널 사이 분재같은 노송

 

 

 

소나무를 바라보는 시각이

중부쪽 사람들은 소나무가 쭉쭉 곧게 자란것을 좋아하고

남부 지방쪽 사람들은 곧게 자라지 못하고 삐뚤어진

분재같은 형을 좋아하는 것으로 조사된 바가 있다고 한다. 

 

 

 

어제 내린 비의 영향이 아직 남아 있는지

산행코스 중 하나인 가지산 봉우리 끝에 구름이 왔다 가기를 반복하고 있다.

 

 

 

참나무 숲의 편안한 오솔길이 종일 이어지기를 바라는 것은 욕심일까?

 

 

 

좀 더 진행하니 울산에 있는 '태무정'이라는 산악회에서 걸어놓은 안내판이 나온다.

실제 이곳의 지명이 격산인지 모르겠으나, 석남터널 위를 아직 지나지 않았다.

 

 

 

저 멀리 왼쪽으로부터 가지산 중봉, 그뒤의 가지산 정상은 중봉에 가려져 보이지 않고,

가운데 볼록한 바위가 쌀바위, 오른쪽 뽀쪽하게 보이는 봉우리가 상운산인데,

오후에는 저 능선을 거닐 것이다.

 

가지산의 남쪽 계곡에 자리잡고 있다는 석남사

 

 

위 석남사는 신라시대 때 창건된 대표적인 비구니들의 수도처이다.

 

 

 

 

진행방향 오른쪽은 석남터널 방면에서 올라오는 등산로이다.

 

차츰 구름이 걷혀지는 맑은 하늘아래

가지산 중봉과 가지산, 쌀바위, 상운산이 그 모습을 보여준다.

 

배내고개에서 이곳까지 4.6


1시간 50분 가량 걸었으니 태화루(막걸리) 1잔으로 목을 축인다.

 

석남터널과 가지산 중봉 사이에 설치된 데크길

데크가 설치되지 않았다면 전날 내린 비로 바닥이 미끄러워서 걷기에 많이 불편했을 것이다.

 

중봉으로 가기전에 오른쪽에 바라보이는 쌀바위

 

보는 방향에 따라 달라 보이겠지만 이곳에서는 거북이가 느린 행보를 하는 것으로 보인다.

 

 

 

(11시 50분)

2시간 50분만에 오른 가지산 중봉 

 

울산에서 처음 교편을 잡고 진주와 함양, 양산을 끝으로 퇴직한 자형은 현직에 있을 때는 등산을 즐기지 않았다.

그런데, 최근 등산에 취미를 붙여 등산학교도 다니며 전국의 산을 다니고 있다

이곳 가지산도 처음인지라 누구보다 뜻깊은 산행일 것이다.

 

차츰 오늘 산행의 주능선 길이 보이기 시작한다.

 

조금 더 올라가면 가지산 정상일 것이고,

오른쪽으로 보이는 쌀바위와 상운산을 지나갈 것이다.


(12시 20분)

드디어 해발 1,241m의 가지산 정상을 밟고 있다


오래전 청도산악회에서 세운 정상석에는 해발 1,240라고 하였으나

최근 GPS 지도에는 1,241m로 나온다.


낙동정맥도 끌어안고 가지산도 꽉 끌어 안으며

 

 

 "머지 않아 다시 찾으리라"는 다짐이 느껴진다.

 

조금전에 지나온 가지산 중봉

그 뒤 오른쪽의 완만한 봉우리가 능동산, 능동산 뒤 왼쪽의 봉우리가 배내봉,

그 뒤 희미하게 보이는 높은 산이 신불산이며, 영축산으로 이어진다.

 

남쪽에 자리한 운문산과 그 사이 아랫재도 보이고

 

북쪽의 쌀바위와 상운산을 넘어갈 것이다.

 

가지산 정상 옆에는 개인이 운영하는 대피소로 가지산장이 있다

 

이곳에서는 라면과 오뎅, 막걸리 등을 팔고 있어 오가는 산객들의 편리를 제공하고 있다.

 

 

정상부근에는 언제나 바람이 많이 불어 추운데.

오늘은 구름 한점 없는 맑은 하늘에 바람도 없어 바위 사이에 걸터앉아 점심 식사를 한다.

 

 

전날 뜯어와 무쳤다는 원추리 나물과 냉이, 두부조림 등으로 가지산 정상에서 즐기는 소박한 식사.

 

30분 가량 휴식과 식사를 마치고 출발하여 다다른 곳 쌀바위

높이가 자그마치 40m가 된다.


이곳 쌀바위는

옛날 옛적에 어느 스님이 이곳에서 정진하며, 산아래 마을에 탁발을 다녔는데,

부처님이 그 정성을 보아 매일 바위 틈새에 쌀 한움큼을 내려 주었고,

이에  스님은 힘든 탁발을 다니지 않고도 공부에 정진할 수 있었다고 한다.

 

그런데,  욕심이 생기고 게으러진 스님은 더 많은 쌀을 얻기 위해 구멍을 크게 뚫었는데,

그걸 알게된 부처님이 쌀대신 물을 흘려 보내주었다는 설과

마을 주민들이 쌀이 나오는 것을 알고 몰래 구멍을 크게 뚫었다는

믿거나 말거나 하는 설이 있는 곳이 이곳 쌀바위의 유래다.

 

아마 스님이 있었으면 그 스님의 얼굴이 저 모양이지 않을까 싶은데,

여름철에 오면 나무들의 잎새에 가려 저 모습도 보기 힘들겠다.

 

쌀바위 대피소

 

쌀바위 대피소를 조금 지나니

오른쪽으로는 임도가 설치되어 있고

왼쪽으로 등산로가 이어지는데, 상운암으로 가는 들머리이다.

 

왼쪽 계곡은 학심이 계곡, 심심이 계곡이 이어지고

울산에서 자연이 가장 잘 보전된 계곡이라는 병경선배의 설명도 이어진다.

 

길가 고목도 오늘의 안전 산행을 기원해주고,

 

(오후 2시 30분)

해발 1,114m의 상운산 정상에 올랐다.

정상석 뒤 줄기가 신원봉 줄기이며, 그 뒤 높은 봉우리가 문복산

 

가르키는 방향이 쌍두봉과 학심이 계곡 방향이다.

 

뒤돌아보니 지나온 가지산 중봉과 가지산 정상도 많이 멀어져 있다.

  

마치 물감을 풀어 놓은듯한 푸른 하늘과 귀바위 봉우리

 

저 아래 계곡에는 한강 이남에서 제일가는 비구니들의 수도처 '석남사'가 자리잡고,

석남사에 기거하였던 성철스님의 처와 딸 불필스님의 이야기가 이어진다.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로다. 모두가 부처인데, 우리 서로 부처로 섬기면

이 세상이 극락(極樂)' 이라는 성철스님의 높은 법어를 병경형님이 알기 쉽게 설명해 준다.

 

(오후 3시 30분)

성철스님의 법어를 가슴에 새기며 듣다보니

어느새 운문령에 도착하였다.

이제는 저 도로를 지나 '신원봉'으로~~

 

문복산 분기점(895봉)이라고 표기되어 있는데, 그곳이 신원봉이다.

앞으로 1.9

 

 

이곳에도 자신의 등을 내주는 멋진 노송이 지나는 이들을 즐겁고 편안하게 해준다.

 

신원봉까지 0.7

 

(오후 4시 40분)

오랜만에 다시 시작하는 산행인지라 몸에 무리라는 신호는 오고,

마지막 정상을 앞두고서는 더 힘든다는 생각에 발걸음이 떼어지지 않는다.

 

왼쪽으로 가면 문복산

오른쪽이 외항마을로 내려가는 등산로이다.

 

 

(오후 5시 10분)

신원봉 끝자락에 조성중인 전원주택지

 

그 택지 오른쪽 등산로를 따라가면 외항마을이 나오고

 

도로를 건너 조금 지나자


(퍼온사진, 오후 5시 30분)

울산에서 소호를 넘어가는 고개인 '외항재'가 나온다

 

(퍼온 사진)

 

신종 코로나 19로 세상이 시끄럽다.

나라의 국격은 무너졌고, 국민들은 삶의 희망을 송두리째 잃어가고 있다.

문재인은 대통령으로 취임할 때

"지금 제 가슴은 한번도 경험하지 못한 나라를 만들겠다는 열정으로 뜨겁다"는 말을 하였다.

 

문재인은 지금같은 나라를 상정하고 그러한 말을 하였을까?

주류 세력을 교체해 정의가 강물처럼 흐르는 나라,

남북이 화해해 평화가 정착되고 한반도 경제 공동체가 구현되는 나라,

모두가 잘 살며,

기회는 평등하고 과정은 공정하여야 하며

결과는 정의로운 나라를 만들겠다(?)

 

지금 그런 나라가 만들어지고 있나.(전혀 그렇지 않다)

오만해서 무능하고, 무능해서 오만한 자들이 멋대로 밀어붙인 결과가 지금의 참담함이다.

그런데, 아직도 정신을 못차리고, '정신 승리, 촟불혁명'만 되뇌이면서 

죽창가와 조국에 대한 빚, 내 식구 챙기기의 양아치들만도 못한 행동을 하고 있으니

참 우리네 복은 지지리도 없다는 현실 앞에 참담할 뿐이다.

 

그러나 아직은 희망이 있다.

자발적으로 봉쇄에 나선 대구 사람들, 그러한 대구로 달려가는 의료진과 봉사자들

의지의 한국인들이 더 많기에 새롭고 정의로운 세상은 봄으로 달린다

낙동정맥 종주에 한발짝 다가가는 사전답사 산행이 이렇게 마무리된다.

3월 21일, 첫 코스의 시작을 기다리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