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동정맥

낙동정맥 종주 사전답사(2020. 2. 29.), 19코스, 남진

하진수 하진수 2020. 3. 2. 11:15

 

일시 : 2020년 2 29일(09:40 ~ 17:00)(음력 2월 6일)

산행 거리 : 14.1

소요시간 : 7시간 20분

산행 코스 : 울산 울주군 상북면 양등리 소재 배내고개  -(1.2㎞)- 배내봉(해발 966m) -(2.8㎞)- 간월산(해발 1,069m)  -(0.8㎞)- 간월재  -(1.6㎞)- 신불(해발 1,159m)  -(0.6㎞)- 신불재 -(2.3㎞)- 영축산(해발 1,081m)   -(4.8㎞)- 지경고개

함께한 사람 :  혼자

 

2013. 5. 4.에 끝난 백두대간 종주

34 회차 종주를 마치면서

"넘어온 산 보다 더 적게 남은 삶, 신발 끈을 단단히 조이며,

새로운 산,  새로운 삶의 길을 가보려고 한다"는 회고를 단단히 하였다.

 

그러한 약속과 달리 저녁마다 이어지는 술과 음식은

뱃살과 허약한 체력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대로는 아니되지~' 라는 생각이 늘 머릿속에서 맴돈다.

그렇다면

'더 늦기 전에 실천해보는 거다, 낙동정맥으로~~ 

신발끈을 다시 고쳐메고 새로운 산을 넘고, 새로운 삶을 향해 뛰어가보는 거야'

다짐을 하면 할 수록 가슴 깊은 곳에서 무엇인가 꿈틀거린다

다시 할 수 있겠다는 강한 열정이 날 일으켜 세운다.

 

 

 

그리하여

강원도 태백에 있는 매봉산(삼수령)에서 출발하여

부산 다대포에 있는 몰운대까지

총 24회에 걸쳐, 매월 첫째주와 셋째주 토요일에 종주를 해보는 것으로 계획을 세웠다.

 

 

 

그런데, 사상 유례없는 '신종 바이러스 코로나19'가 전국민의 건강을 해치고 있는데다

등산로에 쌓여있을 눈길을 생각하니 쉽사리 출발을 하지 못한다

다시 보름이나 한달을 늦추어 종주를 시작하기로 계획을 변경한다.

 

 

 

종주에 앞서 약해진 체력을 보완할 겸 코스를 익히기로 마음먹고,

낙동정맥 코스중 비교적 짧은 19번째의 코스인 배내고개에서 지경고개까지 14.1㎞ 걸어보기로 한다.

 

 

 

그러나 전날 마신 소주 3병의 숙취와 나날이 쌓인 게으름이 쉽게 허락하지 않는다.

그래도 자신과의 약속이지만 그 약속을 지키기 위해

아내에게 점심도시락을 준비해줄 것을 부탁하고

이어 배내고개까지 차로 태워다 줄 것도 부탁했다.

 

 

 

배내고개에서 9시 40분에 출발하여 약 10분을 걷다보니 만나게 되는 약수터

 

 

 

'아람산악회'에서 약수를 마시기 쉽게 파이프를 묻

아담한 돌에 '배내골 아람약수터'라는 글씨를 이쁘게 써 놓았다.

 

 

 

40분만에 올라선 배내봉

 

기상청 예보에 미세먼지가 없다 하였는데, 예보와 같이 날씨가 좋아 저멀리에 있는 산들이 잘 조망된다.

낙동정맥 17번째의 코스에서 걷게될 '고헌산'이 보인다

 

 

 

18번째 코스인 가지산과 오른쪽의 쌀바위도 보이고,

 

 

 

조림을하여 노란색으로 보이는 산이 능동산이며,

그 뒤가 운문산이다.

 

 

 

 

배내고개에서 오른쪽으로 가면 마주하게 되는 천황봉과 왼쪽의 제약산

그 사이가 주암골 계곡이며 왼쪽 능선에 있는 바위가 박종태 바위이다.

 

 

 

언양시내와 그 뒤의 문수산과 남암산

 

오늘 계속 걸어갈 능선과 그 뒤 간월산과 신불산

 

밑에는 등억온천단지

 

 

 

문수산 왼쪽으로 울산시내가 희미하게 보인다.

 

 

 

배내봉을 조금 지난 능선에서 보게되는 움푹꺼진 땅

'카르스트 지형'?. 

카르스트 지형이란 석회석이 많은 토지에서 빗물과 오랜 침식작용의 영향으로 움푹 꺼진 땅을 가르키는데,

백두대간을 종주하면서 강원도 석병산에서 몇번 봤던 기억이 있다.

 

 

 

배내봉과 간월산 사이에 있는 가장 낮은 능선, '선짐이 질등'

 

선짐이 질등을 지나서부터 오르막의 연속이다.

 

오르막 길에 잠시 쉬어가라고 소나무는 자신의 등을 가만히 낮추어 산객의 의자가 되어준다.

 

간월산이다.

9시 40분에 출발하여 11시 40분에 도착하였으니 2시간 걸렸다.

종주길은 높은 산 봉우리를 올랐다 내렸다 하기를 여러번 반복해야 하기에

처음 걸을때는 천천히 걸어서 오버 페이스(Over pace)를 하지 말아야 한다.

 

배내골 계곡과 원동마을, 그리고 저멀리 낙동강 주변의 고요함이 마음을 차분하게 해준다.

 

영축산 오른쪽에 있는 함박등과 시살등

 

간월재다.

간월재를 지나면 앞에 보이는 기차 레일같은 데크길을 지나 신불산으로 오른다.

  

새로이 설치된 테크길

 

간월산 '규화목'

 

규화목이란

오래전 중생대 시절 화산이 폭발하고, 폭발 당시 매몰된 나무가 화석으로 굳어진 것이다.

 

 

가만히 들여다보면 나무의 나이테 같은 것이 보이고

 

껍질 같은 것이 보이지만

잘 살펴보지 않으면 발꿈치에 채이는 돌이나 바위일 뿐이다.

 

 

영남알프스의 관문이라 일컫는 간월재

 

휴게소와 대피소도 설치되어 있다

 

넓은 광장을 설치하여

가을이면 '오딧세이' 등 각종 문화행사가 열리는 곳이다.

 

 

뒤돌아본 간월산

겨울철 억새지만 희고 노란 억새물결이 아직도 많은 사람들을 끌어모은다.

 

오랜만에 산에서 보게되는 고드름을 구경한다

 

오르다보니 어느덧 간월재와 간월산이 저 멀리에 있다.

 

그 사이 동쪽 하늘에서 흰구름이 다가오고

 

포근한 흰구름이 간월재와 간월산을 감싸고 있다

 

 

그 구름은 다가왔다 흘러가기를 반복하며 봄을 손짓한다

 

산에 올라와야만 볼 수 있는 비경의 화려함에 잠시 넋을 잃고,

 

 

바람따라 움직이는 구름산의 신비로운이 황홀하다

 

 

 

걷다보니 어느덧 신불산 정상을 밟는다.

 

해발 1,159m의 신불산

오래전 아이들 어릴적에 홍류폭포를 지나 신불공룡을 지나 이곳에온 적이 있다.

그때 둘째가 위 신불산 표지석을 보더니 '신불산이 아니고 천불산이예요"라고 한다.

속에 천불이 날 정도로 힘들었다는 말이다.

 

[오후 1시]

적당한 배 고픔에

아내가 정성스럽게 챙겨준 도시락, 보온밥통의 밥에다 보온병에 넣어온 숭늉을 부어 

눈 깜작할 사이 점심식사를 끝낸다.

 

간월재다

간월재를 지나 약간의 오르막을 지나면 60만평이 넘는 억새평원이 나온다,

 

한강 이남에서 가장 아름답다는 억새평원 군락지

 

겨울철 억새평원에 구름은 왔다가기를 반복하고,

영축산과 함박등, 시살등은 고요히 아래를 지켜보고 있다.

 

 

 

억새평원에는

신라 시대 때 돌로 쌓은 단조산성이 있는데,

삼국시대 때는 백제와의 싸움에서그 이후에는 왜적의 침략을 막는데 이용되었다.

   

아리랑릿지와 꼬꾸랑릿지 능선을 지나고

억새의 물결을 따라 가다보니 어느새 영축산 정상에 오른다.

 

 

영축산 정상에서 뒤돌아본 억새평원은 아늑하여

희고 노란색 물결이 출렁이는듯 하다

솜사탕 같은 구름은 종일 왔다가기를 반복한다.

  

영축산 정상석을 힘껏 끌어안고 '다음에 보재이'라며 작별을 고하고

지경고개로 하산을 시작한다.

 

 

8부 능선에서 만나게 되는 약수터

 

취서산장이다.

취서산장은 조망이 좋은 곳에 자리하고 있어

막걸리와 두부김치, 라면이 있고, 시간과 낭만, 여유로움을 즐기기에 안성마춤이다.

 

 

양산시 하북면과 그 건너 정족산과 천성산

20번째 코스이다.

 

울산과 함양을 이어주는 고속도로 신축공사

 

방기마을 옆에 자리한 '골드그린 CC'

 

통도환타지아와 통도CC

 

보라CC도 잘 보이는 날씨다.

  

오랜 세월을 잘 견디며 멋지게 자란 소나무

 

소나무와 참나무가 어우러진 숲사이로 편안한 흙길이 나온다.

 

사실 오랜만에 걷는 산길이라 몸도 무리라는 신호가 왔는데,

편안한 흙길이 나오니 고맙고 행복하다는 생각이 든다.

 

 

하산후 지산마을에서 바라본 영축산

 

몇 개월 후 만나게 될 낙동정맥 종주코스

'가자 낙동정맥 종주팀'과 함께~

 

자신과의 약속을 지켰으니

다음의 산행이 기대된다.

통도주차장에서 집으로 가는 버스를 타는 것으로

오늘의 예행연습을 마무리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