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트레킹 2일차
김국장 부부와 우리 부부, 4명이
아침 8시 20분경 켄싱턴리조트를 출발하여 8시 50분경 어리목 주차장에 도착했다
어리목 탐방 안내소에서 등산을 시작하여 사재비동산, 만세동산을 거쳐
윗세오름 대피소를 지나 영실 탐방안내소로 하산하는 8.6㎞, 4시간에서 5시간 정도 걸리는 코스이다.
일기예보에 구름이 약간 있다고는 하였으나,
이곳 어리목 탐방안내소에서 바라본 한라산은 구름이 잔뜩 끼여 있다.
어리목교
어리목 목교를 지나 조금 올라가니 눈이 내려 있고,
나뭇가지에는 얼음서리의 꽃 상고대가 피어있다.
습기를 가득 품은 구름이 지나가면서 만든 상고대
상고대란 “대기 중의 수증기가 승화하거나 0℃ 이하로 과냉각 된 안개‧구름 등의
미세한 물방울이 수목이나 지물(地物)의 탁월풍이 부는 측면에 부착
동결하여 순간적으로 생긴 얼음으로 수빙(樹氷)이라고도 한다.”
약 2㎞의 오르막을 지나자 하늘이 열리는 동산, 사재비 동산
사재비 동산의 위쪽은
넋을 잃게 만드는 환상적인 상고대가 만발해 있다.
들머리에서 보았던 구름은 차츰 사라지고
맑고 청명한 하늘이 드러난다
파란 하늘과 간간히 흘러가는 구름, 그리고 상고대의 어우러짐
화려하게 빛나는 태양아래 펼쳐지는 영상이 압권이다
상고대는 주로 늦가을에서 초겨울 사이 또는 이른 봄
1,000m이상되는 고산지대에서 만들어진다
낮에는 따뜻하고 밤엔 기온이 급강하 하는 지역에 많이 발생하는 곳에서 볼 수 있다
아름다운 상고대를 보기 위해서는 아침 일찍 산에 오르는 수고로움이 있어야 가능한데,
오늘 같은 날은 점심때가 되면 상고대가 햇살에 녹아 사라질 것이다
실제, 만세 동산을 지나 윗세오름에 오르니 벌써 상고대의 모습이 많이 흐트려 지고 있었다
몇년 전 백두대간 종주 때 보았던 덕유산 상고대와 이곳 한라산 상고대의 장관과 많이 비교되는 하루다.
덕유산을 오를 때도 하늘에 먹구름이 끼여 시야가 좋지 않았으나
해발 1,000m를 지나자 천상의 화원인양 하늘이 열리고
눈꽃이 만발한 정원이 나왔었다
그날의 감동이 되살아난다.
사진작가들의 사진 중 상고대를 배경으로 한 사진이 유독 입상작이 많다는 것은
그만큼 아름다운 얼음결 서리의 결빙 때문 이리라~
진행하는 방향에 위치한 왼쪽의 민둥산도 지나고
장구목도 지나자
저멀리 한라산 화구가 나온다.
화구란 화산의 활동으로 용암이 뿜어져 나온 뒤
화산의 정상에 가파른 벽이 만들어 지고
안으로 깊은 웅덩이가 만들어지는 것을 화구라고 한다.
가운데, 움푹패인 백록담(흰눈이 쌓인 모습이 마치 흰사슴같다)
백록담을 감싸고 있는 남벽분기점, 돈내코 코스
30년전에 사무실 직원들과 한번 찾았었고
10년전에는 눈보라가 휘몰아치는 크리스마스때 올라왔었던 기억
그리고 지난해 5월에는 진달래와 영산홍을 바라보면서 찾았던 한라산
한라산이란 은하수를 잡아당길 수 있을만큼 높은 산이라는 뜻인데,
맑고 쾌청한 날, 상고대가 만발한 한라산에 오를 수 있었으니
이 또한 나의 행운이리라.
윗세오름 대피소이다.
윗세오름 대피소 앞 광장
이곳 데크에서 사람들이 무리지어 음식을 먹으며 휴식을 취한다.
김국장 부부
윗세오름 안내석 뒤쪽으로 돈네코 코스이고,
오른쪽으로 가면 영실코스로 하산하게 된다.
하산길 오른쪽의 웃세누운 오름을 오르는 데크길
지난해 봄에 오름을 올랐으니 오늘은 그냥 지나간다.
윗세누운 오름 입구에서 바라본 남벽 분기점
3만 7,000년전에 뿜어져 나온 용암의 흘러내림이 그대로 있다.
차츰 멀어져 가는 화구
노란색 표시는 등산하기에 쉽다는 표시이고,
파란색은 보통, 붉은색은 어렵다는 표시이다.
이곳 한라산도 이상기후의 영향을 피해가지 못한 듯
구상나무가 곳곳에 쓰러져있고
조릿대의 이상 자람으로 인하여 철쭉밭이 많이 줄어들었다.
영실 탐방안내소 방향으로 하산하는 코스로
병풍바위 윗쪽이다.
한라산 화구를 빼닮은 산방산
병풍바위 윗쪽의 데크길
왼쪽에 가재의 발을 닮은 바위도 보이고
저멀리 영실탐방 안내소가 보인다.
병풍바위
병풍바위 오른쪽의 얼음 폭포
크리스마스 이브인데도 국내외 등산객이 줄을 잇고 있다.
병풍바위도 차츰 멀어져 가고
어느덧 영실탐방안내소에 내려와 있다.
영실 코스 들머리
8.6㎞, 어리목에서 윗세오름까지 2시간 10분
윗세오름 대피소에서 50분 휴식
하산하는데 1시간 20분, 토탈 4시간 좀 더 걸렸으니
올레길 한 코스를 걷는 것 보다 쉬운 것 같다.
매년 연말 제주도에 오면 방어회에 소주를 한잔하는 즐거움이 있다
방어축제를 하는 모슬포 항구, 수산물센터에서 방어를 구입하려고 하니
8㎏ 이하의 방어는 없다고 한다.
마침 택배로 주문받은 방어회를 보내고 두 접시가 남았다며,
한접시에 3만원에 사라며 권유하는 수산물회센터의 직원
두 접시에 6만원, 덤으로 지리(탕에 고춧가루를 넣지 않은 탕)를
끓일 머리와 뼈도 얻어 숙소로 돌아와 한라산에 젖는다.
방어회를 안주로 한라산 두병을 마셨으니 그냥 잠자리에 들기에는 너무 아쉽다.
밖에 나오니 제주 겨울바다의 찬공기에 더욱 밝게 빛나는 달
달사이의 구름과 소나무
갈대 사이로 비치는 달이 차게 또는 따뜻하게
보는 각도와 생각에 따라 달리 보이는
크리스마스 이브의 밤을 밝히고 있다.
성탄절,
제주에서 한라산을 오르며 희망의 새해를 기대한다.
'제주 및 제주 올레길'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올레16코스(2018. 12. 26.) (0) | 2018.12.26 |
---|---|
올레 15-B코스(2018. 12. 25.) (0) | 2018.12.25 |
올레 15-A코스(2018. 12. 23.) (0) | 2018.12.24 |
사려니숲길(2018. 5. 4.) (0) | 2018.05.05 |
올레 14코스(2018. 5. 4.) (0) | 2018.05.0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