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대간(2011.12. 17. ~ 2013. 5.4

1구간(지리산)

하진수 하진수 2013. 4. 18. 11:41

 

○ 산행일 2011. 12. 17. ~ 18. 울산 원조산악회 백두대간 5

○ 산행시간: 17. 09:20 ~ 18. 14:00

○ 날씨: 흐리고 눈, 강추위

○ 함께한 사람: 울산 원조산악회 백두대간 5기 회원 등 35

 

○ 산행구간: 원마을-(5.4km)-성삼재-(2.6km)-노고단고개-(2.8km)-피아골삼거리-(0.6km)-임걸령-(1.3km)-노루목-(1.0km)-                반야봉-(1.3)-삼도봉- (0.7)-화개재-(1.3)-토끼봉-(2.9)-연하천대피소-(2.0)-형제봉-(1.3)-

                    벽소령대피소-(2.55)-선비샘-(1.5)-칠선봉-(2.0)-세석산장-(0.6)-촛대봉-(1.86)-연하봉-(0.8)-

                    장터목산장-(1.6)-천왕봉-(1.98)-법계사-(3.25)-중산리

 

산행거리 : 대간거리 28.71km/ 접속거리 10.63km/ 실거리 39.34km

 

구간특징

지리산 구간은 성삼재에서 천왕봉으로 진행함

- 산행 들머리 : 성삼재

- 성삼재에서 노고단대피소까지는 콘크리트 임도이고, 중간 쯤 우측에 코재라는 등산로가 있으며 그 방향으로 하산하면

  화엄사가 있음

- 노고단대피소에서 노고단고개까지는 돌로 만든 계단이며, 노고단 정상은 출입 통제구역임

- 노고단에서 삼도봉(3개도가 걸처져 있음)까지는 작은 오르내림을 반복하며, 임걸령에 수량이 풍부한 셈이 있음

- 삼도봉에서 화개재 사이 내리막으로 553개의 나무계단이 설치되어 있고, 이어지는 토끼봉은 약 1시간 가량 오르막임

- 토끼봉에서 내리막으로 내려오다 명선봉까지 30분 정도 오르막길임.

- 연하천에서 백소령까지 2시간 정도 소요되며, 다른 구간보다 바위가 많음

- 백소령에서 선비샘까지는 비교적 완만하며, 세석산장까지 2시간 정도의 능선길임

- 세석산장에서 장터목산장까지는 경관이 뛰어난 곳으로 촛대봉, 연하봉을 오르내림

- 장터목산장에서 제석봉 고사목지대까지는 오르막임, 이어서 천왕봉까지는 고사목과 암릉이 어루러진 완만한 능선임

- 중간 중간 신갈나무 및 구상나무 군락지가 있어 상쾌함을 맛볼 수 있음

- 개선문, 법계사를 거쳐 중산리로 하산함

- 식수 보충장소로는 노고단대피소, 임걸령, 벽소령, 연하천, 벽소령, 선비샘, 세석, 장터목으로 지리산 구간은 식수가 많은 편임

- 중간탈출로 : 경상도 방향과 전라도 방향으로 많은 탈출로가 있음

 

백두대간 1 (지리산)


평지형에다 허약체질이라 힘든 일이나 산행을 싫어하는 나, 군생활할 때도 땡땡이를 얼마나 쳤던가? 그런 내가 백두대간 종주팀에 들다니 하늘도 놀라운 일이다. TV에서 본 백두대간 종주 프로그램에 혹하던 중에, 애나 어른이나 종주를 할 수 있다는 주변 사람들의 솔깃한 말이 귀에 들어왔다. 어느 날 울산원조 산악회에서 5기 회원들이 북진을 계획하고 있다는 소식을 듣는다. 이참에 나도 참여해 볼까, 가다가 힘들면 중간 중간에 쉬면서, 그래도 힘들면 포기해도 되잖아, 스스로에게 반문하며 시작한 대간길이다.


지리산은 둘레가 팔백여리, 3개도, 5개 시군, 15개 면에 걸쳐져 있다. 크기만해도 484(13천만평), 1,500가 넘는 산이 16, 그 봉우리만도 20여개이며, 산속 암자만도 400여 곳, 지혜로운 의인이 많은 산, 사상이나 신앙이 다른 사람도 품어주는 산, 영혼이 머무르는 어머니의 산이라고 일컷는 지리산을 산행지로 삼았다.


2011. 12. 17. 09:20경, 우리를 태운 관광버스는 88고속도로 인터체인지를 벗어나 지리산 성삼재로 향하는데,

밤새 내린 눈으로 차량이 접근하지 못하고 하늘아래 첫동네라 일컫는 심원마을 입구에서 내려 산행을 시작한다.

비가오나 눈이오나 태풍이 불어도 매월 1,3주 토요일, 34번에 걸쳐 어김없이 대간길을 밟아 내려온 울산원조 산악회 4기 회원들이 졸업을 하는 날이고, 나를 비롯한 울산원조 산악회 5기 산우들은 백두대간 종주를 하는 첫 산행이다.


지리산, 덕유산, 속리산, 설악산 등 우리나라의 골간을 이루는 능선을 몸으로 밀어 오르리라는 생각에 모여진 5기팀과 4기팀이 한팀이 되어 1,500준봉 중 첫 번째인 노고단(1,507m)을 올랐다. 울산에서는 좀처럼 보기 힘든 눈, 나무가지에 피어있는 눈꽃에 취해 걷다보니, 어느덧 피아골 삼거리에 다다른다. 조금 내려서니 맑은 샘물이 펑펑 솟아나는 임걸령에서 미숫가루와 간식으로 아침식사를 대신한다.


노루목과 반야봉 삼거리를 지나 도의 경계가 합쳐진 지점이라는 이유로 날라리봉에서 삼도봉으로 개명된 삼도봉에 올랐다. 저멀리로 천왕봉과 중봉이 구름 사이로 아스라하게 보이고, 밑으로는 지리산의 풍요로움을 느낄 수 있는 울창한 수림이 바다처럼 펼쳐지고 있다. 마치 수묵화를 그려 놓은듯 병풍같은 산이다. 명선봉, 연하천, 형제봉 사이의 구상나무 군락지, 너덜지대를 지나다보니 해는 뉘엿뉘엿지고 백소령 대피소에서 사라지는 해를 보며 준비한 돼지삼겹과 소주 등으로 백두대간의 첫날 밤을 보낸다.


이튿날 새벽,

찌뿌둥한 몸을 일으켜 선비샘으로 향한다. 어제 나를  여기까지 실어다준 수고로운 발과 자신을 씻으며, 남은 시간도 맡긴다는 말을 하였다. 사그락 사그락 얼어붙은 눈길을 걷는 발자국 소리가 정겨운 산, 주변은 온통 얼음꽃으로 장식되어 있다. 어둠을 뚫고 들려오는 앞 사람의 발자국 소리를 따라 걷다보니 어느새 칠선봉을 지나간다. 영신봉 부근에는 일출을 담기위해 카메라를 들고 눈구름에 가려 뜨는 해를 보지 못하고 돌아서는 사람들도 눈에 띈다. 새석산장에서 간단하게 휴식을 취하고 촛대봉, 연하봉(1,730m)을 오른다. 봉우리에서 보는 절경이 마치 크리스마스 트리를 연상케하는 주목과 구상나무의 상고대, 고목, 꽁꽁 얼어붙은 바위 등 겨울산행의 장관을 감상하는 중이다. 천년을 살려고 아둥바둥 살았왔던건 아닌데도 앞이 탁트인 산에 올라서보니 가슴이 아프다. 무엇이 나로하여금 긴장하게 했던가? 부모님도 자식도 아내도 아닌 오로지 나, 나혼자 존재하는걸, 이 나이에도 정체성을 찾아 헤매고 있다니, 아니 나 하진수는 스스로 존재한다. 


옛날에 천왕봉 남쪽의 산청군 시천면 사람들과 북쪽의 함양군 마천면 사람들이 매년 봄가을 물물교환을 하던 장터목. 공평한 나눔의 현장, 대부분 산악인들이 마천면 백무동에서 또는 시천면 중산리에서 장터목으로 올라 천왕봉에 닿는다. 장터목 뒤쪽 가파른 오르막을 지나가니 고사목지대, 옛날 하늘에 제사를 지내던 제석단이 있다. 등산로에서 왼쪽으로 돌아보니 둥실 제석봉(1,808m)이 솟아있다.  하늘로 열린 길과 하늘로 통하는 길 통천문(通天門)”을 지나 사방천치 확트인 산맥이 굽이쳐 흘러 韓國人氣象 여기서 發源되다”라는 글귀가 새겨져 있는 천왕봉(1,915)에 도착하였다. 정상석마저 얼음옷을 입고 서있는 천왕봉에서 옷깃을 여미는 도반들, 저절로 숙연해짐을 느낀다.

 

대자연 가슴에 안긴 인간은 한낱 어린아이에 지나지 않는다.

순리대로 순응하며 살아야함을 깨달으며 올라온 길을 되짚어 간다.




밤새 내린 눈으로 버스는 더 이상 진행하지 못하고,

심원마을 입구에서 울산원조산악회 백두대간 4기와 5기의 산우들을 내려 놓는다.



울산 원조산안회 백두대간 종주 5기생들의 인증샷


4기로, 진부령에서 이곳 지리산까지 남진을 한 닉네임이 '돌무지'라는 분

남진의 졸업과 동시에 5기와 함께 북진을 할 것이다. 산대장의 직책을 가지고,



 

마찬가지로 남진후 곧바로 북진을 한다.

5기에서 후미대장을 맡아 고생해 줄 울타리님,,,,,,

돌무지님과 울타리님 두분은 부부가 함께 남진과 북진을 한다.





날라리봉이 개명되어 삼도봉이라 불리어진다.

전라남북도와 경상남도 3개의 경계를 이루는 곳



저 멀리 지리산 천왕봉이 올려다 보인다.



백소령 대피소 부근에서의 일몰



주변은 서서히 어둠이 내려 앉고





삼라만상이 온통 얼어붙었다.

바위가 얼어붙은 것이 느껴질 정도였으니~~ 



주목과 전나무도 얼어있고



그곳에서 인증샷으로 다녀갔음을 추억한다.



장터목 산장이다.



장터목 산장을 지나 오르는 제석봉



(퍼온 사진)

여름에는 죽어 서있는 구상나무와 그 주변의 자연이 무척이나 경이로웠을 것이다.



하늘로 통한다는 '통천문'



드디어 함께한 임종신님과 지리산 천왕봉을 밟게 되었다.


지나간 산꾼들의 거치른 숨소리...

휘장한 산은 바다에 잠긴 듯 고요한데

그 고개를 넘어

원없이 발길을 내 딛는다.

 

백두대간의 첫 구간을 마치고 잠시 정호승의 가을을 떠 올려 본다

 

-가  을-      정   호    승

 

돌아보지마라 

누구든 돌아보는 얼굴은 슬프다

돌아보지마라

지리산 능선들이 손수건을 꺼내운다

인생의 거지들이 지리산에 기대앉아

잠시 가을이 되고 있을 뿐

돌아보지마라

아직 지리산이 된 사람은 없다

 


4기 대간팀들의 졸업을 축하하며 5기 대간팀들의 첫 산행이 무사히 마무리되어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