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대간(2011.12. 17. ~ 2013. 5.4

3구간(매요리-봉화산-월경산-중재)

하진수 하진수 2013. 4. 18. 06:07

○ 산행일 및 시간 : 2012. 1. 7. 08:30 ~ 17:50 (소요시간: 9시간 20분)

○ 날씨: 맑음

○ 함께한 사람: 20명

○ 구간: 매요리-(3.1km)-사치재(88고속도로)-(2.4km)-새맥이재-(3.4km)-아막성터-(1.4km)-복성이재-(1.0km)-치재-           (3.1km)-봉화산-(4.6km)-광대치-(1.2km)-월경산 삼거리-(0.25km)-월경산-(0.25km)-월경산삼거리-(1.8Km)- 중재-(1.5km)-중기마을

  ○ 산행거리 : 대간거리 23.5km, 접속거리 1.5km, 실거리 25km

  ● 구간특징

- 들머리 : 남원 운봉읍 매요리 마을회관 앞

- 매요리 마을회관 앞에서 좌측 매요휴게소 앞으로 진행.

- 도로삼거리(유치삼거리)에서 좌측 야산으로 올라서서 마루금을 이어 감.

- 사치재 이정표 확인 후 88고속도로변으로 내려서서 지하통로를 지나 능선방향으로 진행

- 지리산 휴게소 뒷편 능선을 따라 진행하며 임도를 만나는 지점에서 우측 임도로 진행

- 우측 임도를 따라 내려서면 새맥이재이며, 시리봉 삼거리 까지는 길 상태가 양호함

- 시리봉 삼거리는 작은 헬기장이며, 정상에서 좌측으로 급선회(우측으로도 길 있으니 특히 주의)

- 시리봉 삼거리에서 복성이 뒷재까지는 잡목길의 연속이며, 복성이 뒷재를 올라서면 아막성터임

- 아막성터는 돌로 성을 쌓았던 흔적이 있으며, 아막성터를 내려와서 임도 2개를 지나쳐 계속 직진하면 복성이재임.

- 복성이재에서 720봉까지 힘겹게 오르면 곧이어 치재에 도착함.

- 치재에서 부터 좌우로 철쭉밭이 이어지며, 꼬부랑재에서 부터는 억새능선이 이어짐.

- 봉화산 정상은 지리산 주능선이 한눈에 조망되는 전망대임.

- 봉화산 정상을 내려서자마자 임도까지 광활한 억새능선이 펼쳐짐.

- 임도에서 광대치까지는 작은 오르내림의 반복이며, 잡목이 많음.

- 광대치 이정표는 빛이 바래 있으며, 월경산 삼거리 까지는 오르막임.

- 월경산은 백두대간에서 비켜나 있으며, 월경산 삼거리에서 왕복 15분 거리임.

- 월경산 정상석은 없고 잡목으로 인해 조망이 전무한 상태임.

- 월경산 삼거리에서 중재(중치)까지는 내리막길임.

- 중재는 중치라고도 하는데, 지형도에는 중재로, 이정표에는 중치로 표기되어 있음.

- 중재에는 벤치가 놓여 있고 아름드리 느티나무가 있어 쉼터로서 좋은 장소임.

- 중재에서 우측 중기마을로 하산하여 산행 종료.

- 식수 보충장소: 없음


  백두대간 세 번째 구간

정월 초입의 날씨는 구름 없이 맑고 차다. 이번 구간은 운봉읍 매요리 마을에서 산행이 시작된다. 운성초등학교(폐교) 옆 포장도로를 따라 언덕으로 올라 왼쪽 시그널이 달려있는 구릉지대로 들어간다. 조금 지나 다시 도로와 만나는 버들재(유치) 삼거리에서  능선으로 올라가니 낮은 소나무 숲이다. 한겨울을 푸르게 이겨내는 소나무향이 지나가는 산객들의 기분을 좋게 한다. 계속 야산같은 618봉을 넘어가자 대간의 능선을 가로막는 자동차 소리가 요란한 88 올림픽 고속도로가 나온다. 이곳이 사치재(모래재), 산길이 끝나는 지점에서 우측으로 20~30m 정도 떨어진 곳에 지하 통로가 마련되어 있다. 대구 방향으로 1km 정도 걸어가면 지리산 휴게소가 나온다사치재에서 코가 땅에 닿을 듯 경사진 산길을 올라가면 언덕같은 능선이 이어지는 대간길로 잡목들이 우거져 있다. 작은 헬기장에 올라서자 발 아래로 지리산 휴게소와 88올림픽 고속도로가 내려다 보이고, 부드러운 능선길로 이어진다. 되돌아서서 보니 내 발로 걸어온 구간인 고리봉과 고남산의 모습도 한눈에 들어온다.

새맥이재를 지나 시리봉을 우측으로 비켜서 내려가면, 옛날 백제와 신라의 국경지대로 격렬한 영토 쟁탈전이 벌어졌던 곳 아막산성이 나온다. 아막산성 터를 지나 좌측 아래로 내려서면 복성이재로 가는 길목의 임도가 나타난다. 이곳에서 오른쪽 아랫마을로 내려가면 제비 다리를 고쳐 준 흥부가 큰 복을 받아 잘 살았다는 남원시 아영면 성리의 복덕촌(복성) 이다. 두 곳의 임도를 지나 직진하면 포장도로와 만나게 되는 복성이재, 한동안 힘든 오르막으로 720봉이다. 발 아래에는 철쭉 군락지가 숲을 이루고 있고, 봉화산 정상으로 이어지는 경치가 가슴을 들뜨게 한다. 720봉을 내려서는 지점인 치재를 지나자 계속되는 철쭉 숲과 함께 봉화산으로 오르는 길이 다시금 백두대간의 웅장한 산세를 보여준다. 부드러운 오름길을 오르면 멋진 억새평원과 초원이 시원하게 펼쳐진 곳이 봉화산(919.8m) 정상, 곳곳에 잔설이 쌓여있어 겨울산행의 묘미를 만끽한다. 백두대간 개념도가 새겨진 정상표지석과 함께 봉화대가 세워져 있다. 봉화산 정상에서 북으로는 장안산과 무령고개, 백운산 등이 있고, 남으로는 천왕봉과 반야봉, 바래봉까지 이어지는 지리산의 웅장한 산맥이 버티고 있어 지리산의 주능선이 한눈에 들어온다. 세상살이로 고단했던 몸과 마음을 시원하게 어루만져주는 산, 산에서 얻어지는 지혜는 고귀한 경험에서 맛보는 청량제 같은 것

봉화산 정상을 벗어나니 무명산 중턱의 임도까지 펼쳐져 있는 억새밭, 마루금의 마른 억새가 산바람에 하늘거림을 보며 여유있는 산행을 이어가면 920봉에 이른다. 여기서 조금 더 가면 광대치, 광대치는 다른 고개와 달리 깊은 산에 작은 풀밭이 있는 곳이다. 이제는 멀어진 듯 싶은 지리산의 연봉이 산과 계곡 위로 광대한 모습으로 다가오는 듯하여 '광대치'가 아닌가 싶다. 광대치에서 월경산으로 오르면 함양군에서 조성한 약초 재배단지로 산삼을 비롯한 각종 약초를 재배하고 있는 밭을 볼 수 있다. 월경산(月鏡山)은 해발 981.9m의 봉우리로 백두대간 마루금에서 조금 비켜나 있는 산이다. 갈림길 삼거리를 지나 내려서면 지리산군의 종착지인 중재에 도착한다. 중재마을은 백운산 자락의 고원지대에 위치한 산촌이어서 색다른 정취가 있고, 대간 종주꾼들이 곧잘 민박을 하고 가는 곳으로 유명하다.

대간길을 나서면서 다짐했던 것들이 점점 선명해져옴을 느낀다. 혼자는 어려운 길이지만 여럿의 힘을 빌려 이루어나가는 것도 의미있는 일임을, 또한 생에 있어 엄청난 경험으로 기억되리라는 믿음이 생겼다.





반기는 산

하이얀 살들을 드러내 놓고

누구나 와서 뒹굴라고

겨울산은 말없이 누워있다.


세상의 온갖 욕설도 괜찮다고

세상의 온갖 권력도 괜찮다고

세상의 온갖 가난도 괜찮다고


혼자라도 좋고

여럿이어도 좋다고

겨울산은 다만 저렇게 누워서


하이얗게

반길뿐이다,,,


조태일의 -산속에서 꽃속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