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 산행

정령치 휴게소-바래봉-지리산 허브벨리(2020. 4. 25.)

하진수 하진수 2020. 4. 27. 06:27

 

 

  

일시 : 2020년 4 25일 토 (07:00 ~ 15:00) 소요시간 : 8시간

산행 코스 : 전북 남원시 산내면 정령치로 1523 소재 정령치 휴게소 - 고리봉 - 세걸산 - 세동치 - 부운치 -

                 팔령치 - 바래봉 삼거리 - 바래봉 - 바래봉 삼거리 - 운주사 - 용산바래봉 주차장

 

산행 거리 : 15.77

누구랑    :  하종희, 정근욱, 정삼현, 정귀옥, 하진수 등 5명

 

[2017. 5. 6. 찰영] 산문에 들어서자 개화를 시작한 철쭉과 조팝꽃,  병꽃 등이 어우러진 천상의 화원이 펼쳐진다. 지난 겨울이 따뜻하여 봄이 일찍 찾아왔고, 천상의 화원이 조금 일찍 열릴 것으로 기대하고, 친구부부 등 5명이 정령치휴게소에서 출발하여 능선길을 따라 바래봉까지 이어지는 산행을 시작하였다.

 

 

[07:00]

만복대와 고리봉 사이의 737지방도로에 있는 정령치 휴게소터널 왼쪽으로 가면 만복대와 성삼제, 지리산 노고단이 나오고 오른쪽으로 가면 고리봉과 세걸산과 바래봉이 나온다. 오늘의 계획은 바래봉으로 갈 것이다.

 

 

 

따뜻한 봄 날씨를 기대하였건만

생각외로 차가운 바람이 부는 날씨다

 

발에 체중을 싣고 딱 버티지 않으면 몸이 밀릴 정도로 강한 봄 바람이 산을 삼킬듯 휘몰아친다.

 

 

 

뒤돌아 보니

남원시 운봉읍에서 정령치 휴게소로 올라오는 737지방도로의 곡선과

지리산 고봉은 아직 봄을 맞이하지 못하여 우중충함이 남아있다.

 

   

 

 

고리봉으로 향하는 길

시작부터 심한 비탈이라 호흡이 거칠어진다.

 

 

 

호흡을 가다듬으며 뒤돌아보니 문복대의 정상과

뱀사골 방향에서 정령치 방향으로 올라오는 지방도로가 산허리를 감싸돈다

봄빛이 아니라해도 준령의 장관을 눈으로 찍어본다

 

 

 

 

온종일 산길을 걸어야 하기에 체력 안배를 하면서 걷는다.

 

 

 

[07:30, 해발 1,305m의 고리봉]

하늘을 올려다보니 미세먼지인지 안개인지 모를 기운이 엄습해 온다

오늘만은 비켜가길 바라지만 바램과는 달리 미세먼지가 시야를 가린다

지리산의 속살을 봐야하는데 보지 못하는 안타까움은 어쩔수가 없다.

 

 

 

진행방향 왼쪽이 백두대간 길로 고기삼거리로 가는 길

고기삼거리를 지나 수정봉, 고남산, 봉화산 등을 넘어 백운산을 밟게 된다.

 


지리산 여러개의 봉우리 중 첫번째의 봉우리에 올랐으니 기념샷을 남긴다.

  

암봉길이다.

능선산행 중 암봉을 오르내리는 재미는 제법 쏠쏠하다

 

재미뿐만 아니라 조망도 좋고

 

팔과 다리를 사용하여 온몸을 밀어 올리다보면 전신운동도 된다.

 

 

휴~

힘들어

 

 

전신운동을 하고 싶은 사람들은 굳이 돈을 들여 헬스장을 찾지 말고 암봉산행을 해봄은 어떨지~~

 

1,000m가 넘는 고산의 바위 틈새에 뿌리를 내린 소나무가 예사롭지가 않다.

어느 조각가가 이런 작품을 만들 수 있으랴

 

두 그루는 하늘을 향하고

 

또 두그루는 앞뒤로 드러누워 길목을 지키고 있으니

자태가 우아하면서도 강한 기운이 넘친다

부드러우면서 강인함이 느껴지는 소나무의 존재랄까?

 

진행방향의 왼쪽에 있는 운봉뜰과 덕산저수지

덕산저수지 왼쪽 산이 백두대간을 종주하면서 만나게 되는 봉우리중 하나인 수정봉일 것이다.

 

 

얼래지

 

주변에 서릿발이 있는 이른 아침

벌들이 찾아오지 않아서인지 얼굴을 감추고 있다.

 

지나는 길목 곳곳에 얼굴을 내밀고 있는 얼래지

이곳의 얼래지는 다른 곳에 비해  꽃색이 연해서 그런지 바래 보이기도 하다.

 


어라 꽃말이 '바람난 여자'

바람난 여자같이 치마를 벌떡 다 치켜 들고 있다.

 

 

[호랑버들]

흔히 버들강아지라 부르는 버들은 이른봄 계곡 주변에서 많이 볼수 있다


호랑버들은 능선길에서 자주 볼수 있다.

 

[09:35 해발 1,216m의 세걸산]

2시간 30분 동안에 3.8㎞를 걸었으니 가다 말다 쉬었다를 반복하며 쉬엄쉬엄 걸었다.

 

젊었을 때는  쉬지않고 빨리 걷는 것이 자랑으로 자기 과시도 하였건만

 

 이제는 빨리 걷는 것이 자랑도 아니고

내세울만한 일도 아니다라는 것을 알게 되는 나이가 되었다.

 

당일 산행에 수백 수천씩 마주하게되는 이름 모르는 나무와 꽃,

꽃 이름이나 나무의 효능도 알아 가면서 쉬엄쉬엄 걸어보는 것도 썩 괜찮은 산행이다.

 

[하종희 찰영] 할미꽃

내가 찍은 위 쪽의 사진과는 구도나 선명도 등에 많은 차이가 있다. 

 

[하종희 촬영]

역시, 서울에 있는 국회의사당에서 사진 전시회를 개최할 정도의 사진작가의 솜씨답다.


[하종희 촬영]

또한, '지리산 함양 약용식물'과 '함양의 농업 변천사'라는 책을 저술하고,

함양군 '농업기술센터' 소장 및 '함양 산삼축제위원장'을 역임한 사람답게

해박한 지식과 논리가 있고, 함께 할 수 있어 영광이다. 

 

3시간 반을 걸어왔으니 편안하고 양지바른 곳에 앉아

지리산을 조망하며 이야기 꽃이 이어진다.  


 

 

 

[10:30, 해발 1,107m의 세동치]

3년전 용산바래봉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임도를 따라 바래봉 삼거리에서 능선길을 따라 이곳까지 왔다가

전북 학생교육원 방향으로 하산한 적이 있다.

  

그때를 떠올리며 다시 왔건만

겨울에서 깨어나지 못한 지리산 능선에 아쉬움만 더할 뿐이다.

지나온 산줄기, 주능선 가운데의 뒷쪽 희미한 봉우리가 문복대다

 

 

가야할 산줄기

지나온 산줄기도 가야할 산줄기도 미세먼지로 희미하게 보이지만 능선은 아름답지 않은가?

 

 

어라

날씨가 따뜻한 정오가 되니 얼래지에 나비가 붙었넹(?)

 

 

고놈 참 이쁘게도 꿀을 빨고 있다.

 

치마를 있는데로 다 걷어올리고(정숙하지 못하게스리~)

 

현호색 및 개별꽃과 어울려 춤추는 얼래지

 

지천으로 피어있는 얼래지를 보는 것만으로도 만족할 만한 산행이다.

 

 

[개별꽃]

개별꽃이 별처럼 아름답다

 

꽃잎이 7장인 것을 보니 큰 개별꽃인것 같다.

그냥 개별꽃이라 하면 잎새가 보통 5장에 홈이 패여 있다고 한다.

 

 

산행은 이런 것이여라며 여유를 부려보는 친구~~

 

[11:40, 해발 1,061m의 부운치]

3년전 이곳에서 땡삐형님이 아이스케키를 사서 1개씩 입에 물려주었던 기억이 새롭다.

  

왼쪽의 철쭉나무와 오른쪽의 노각나무

 

노각나무,

일명 삼산나무라 불리는 노각나무는

약제로도 쓰이지만 재질이 단단해서 도끼나 괭이의 자루로도 쓰이고,

수공예품을 만드는 재료로 더 많이 쓰인다.

 

 

운봉시내와 운봉뜰

 

2017. 5. 6.의 철쭉

며칠 차이지만 연초록 물결과 화려함이 없음에 아쉬움을 더해 주었는데,

미세먼지는 그때나 지금이나 크게 변함이 없다.

 

중간 왼쪽 부분의 잘록한 부분이 고기삼거리 부근으로

잘록한 부분을 지나 백두대간 길이 진행된다.

 

현호색

 

재잘 재잘~

 

통통거리며 튀는

 

색색의 현호색이 지천으로 피어있다.

 

산덕마을 뒤 산덕임도에서 올라오는 등산길

이곳에서부터 화려한 바래봉 철쭉길이 이어진다.

 

남쪽의 산허리에는 봄이 찾아온지 한참이지만 이곳은 이제야 움을 틔우려 하네

 

키를 낮춘 철쭉 군락

지금은 앙상해도 며칠 지나지 않아 핑크빛 치마를 두룬 향연을 펼칠 것이다.

 

 

 

봉우리를 내밀고 있는 진달래

 

저 멀리 스님들의 밥그릇인 바리때를 엎어놓은 모습과 흡사하다고 하는

바래봉 정상이 보인다.

 

억새가 피지 않은 계절이나

또한 철쭉이 미처 피지 않는 계절임에도 불구하고

이 길 자체로도 운치가 있다.

 

 

산길은 사람의 마음을 편안히 가라앉히는 힘이 있다.

 

걸을수록 편안하고 평온해진다.

 

단순한 걸음의 반복이 평온을 가져오는지 화사하게 웃는 여인들

 

어떤 사람을 마주치리란 기대도 감탄을 쏟아낼 감성도 없다는 것이

 

팽팽히 당겨진 마음의 경계선을 허물어 뜨리고 있다.

 

지나온 산줄기,

참으로 많이도 걸어왔다.

 

 

[12:30]

많이 걸었으니 이제는 오찬을 즐기자

머위와 멸치, 두부와 장조림의 소소한 음식에 행복을 느끼는 순간이다. 

 

2017년 5월 이맘 때의 연분홍 철쭉과 조팝꽃

 

희고 붉음과 연초록의 조화로움을 어디에서 찾을수 있을까?

 

위와 같은 화원을 굳이 보지 않아도 좋다.

그저 좋은 산을 걷는 것 만으로도,

이쁜 사람은 사시사철 이쁘듯이 좋은 산은 사계절내내 좋은 산으로 다가온다.

 

 

 

[13:50, 해발 1,165m의 바래봉]

자형 혼자 갔다 오셨다.

멀리서 예까지 왔으니 정상을 밟지 않음은 예의가 아니라면서~~

 

바래봉 밑의 샘터

 

[바래봉 5]

 

그 당시에는 데크 없이 잔디와 꽃만이 있었다

 

[바래봉4]

이곳에서 테크 넘어 운주사 방향으로 길을 잡는다.

 

임도를 걷다가

오솔길로 접어들어 고도를 낮추어 가니

 

진달래, 생강나무 뿐 아니라 각종의 활엽수에서 연초록이 올라오고 있다.

  

오후의 햇살과 연초록의 물결은 더더욱 싱그럽게 느껴진다.

 

[14:40, 운주사]

운봉목장이 있었던 곳의 위쪽에 위치한 운지사

 

입구에 순한 순둥이 한마리가 지키고 있다.

난 도둑놈을 닮지 않아서인지 나를 보고 짖지도 않고 거들떠 보지도 않는다.

  

지리산 허브벨리

 

남원시에서 입장료를 받는다고 한다.

 

지리산 바래봉 철쭉을 기념한 표지석

 

 

[15:00, 용산 바래봉 주차장]

이렇게 하여 바래봉 능선 산행을 마쳤다.

 

남쪽에서 가장 큰산 지리산

영험함과 신비감을 간직한 신령스러운 산

옛부터 오늘날까지 지역 민중들의 삶과 고락을 함께 해오고 있는 산

지리산은

민족 분단과 전쟁을 거쳐온 한국 현대사에서

가장 처참하고 비극적인 빨치산 투쟁의 현장이었다.

'조정래 의 태백산맥'과 '이태 가 전쟁의 참상을 겪었던 남부군'의 현장이기도 하다

살아있는 역사의 땅을 어릴적 친구와 밟으며

역사와 자연에 대하여 많은 대화를 가질 수 있었으니

이 또한 좋은 계절 4월의 향연임을 감사하며,

다음을 기약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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