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 산행

매봉산(2020. 3. 29.)

하진수 하진수 2020. 3. 30. 10:46

내 고향 도천(우루목)

마을 앞에 오백고지라는 산이 있다.

지도에도 산 이름이 나오지 않은 평범한 산봉우리로 산 높이가 해발 500m쯤 되니까

오백고지라고 부른 것 같다.

정식 명칭은 매봉산이다

예전 6.25.동란 때는 북한군과 치열한 교전이 있던 곳으로 

내가 어릴적에는 그 곳에서 탄피도 줍고,

정월 대보름에는 달맞이 행사를 했던 곳으로 기억된다

중학교 때까지 2~3차례 올라가 봤던 곳이다.


[오전 11시]

오늘 오백고지의 기억을 더듬으며 아내와 함께 오백고지를 오른다.


방정골을 들머리로 하여 시작하는데,

등산로 주변에 이쁜 난 한송이가 혓바닥을 내밀며 반긴다.

귀한 난초가 반갑게 맞아주니 기쁘지 않을 수가 없다.


진달래는 지천에서 손짓을 하고


원추리 나물과


취나물


산나물 뜯는 손의 손맛을 느끼게 해준다.


오르막도 만나고, 편안한 길을 지나니


정상 부근에는 진달래가 더 많이 피어있다.


[12시 15분]

오백고지 정상에는 해맞이 제단과  산불감시용 초소가 설치되어 있고

병곡면에서는 매년 산불예방 기원제를 지낸다고 한다.



이제는 정상에서 주변을 조망해 보자.

동쪽에 위치한 백암산으로

지난해 산불이 발생하여 백암산 왼쪽이 민둥산으로 변해 있다.

 

북쪽의 괘관산(대봉산)과

그 아래를 휘돌아가는 임도,

오늘 저 임도를 지나 도독골과 금당실길을 따라 하산할 예정이다.


도천마을

우리집과 그 뒤 뒷골밭, 아버지, 어머니, 할머니, 할아버지, 작은아버지의 산소도 보인다.


 도천마을의 중간말(중간에 위치한 마을을 줄여 중간말이라고 표현이 된 것 같다.)


이제는 좀 멀리 시야를 넓혀본다.

왼쪽의 위천수 건너 '하'가들의 숲인 솔숲이 조그맣게 보이고,

위천수를 따라 조금 내려가면 상림숲이 보인다.


상림숲과 함양읍 시내


[하종희 촬영]

사진작가의 솜씨답게 내가 촬영한 사진과 많은 차이가 있다.

뒷쪽 一(한일)자로 보이는 산이 산청군 금서면에 있는 왕산일 것이다.

 

서쪽으로는 남원군 아영면 인월로 넘어가는 지방도와

그 위의 88고속도로


남쪽은

아래로 병곡초등학교와 위천수 건너 휴촌마을의 전경이다.


남동쪽 저 멀리로 지리산 천왕봉과 좌측의 중봉도 보이고


[하산길]

소나무 숲 사잇길이 편안함을 더해준다


이른 봄 흔히 볼 수 있는 양지꽃과


취나물도 봄이 깊어가고 있음을 말해준다.


2010년경 봄

우리 마을 뒤편,

큰 산에는 대형산불이 발생하여 수십년생 소나무 등 아까운 나무들이 다 불타고 말았다.


 사후 약방문이겠지만 그 이후에 산불방지용 임도를 개설하였다


2012년도에 0.84㎞를 개설하다


골짝 안쪽에서 두번째 골이 옛날 우리 산이었는데,

그 곳에 있던 수십년생 소나무 수천 그루도 불에 탔다.


2014년도에 0.30㎞를 개설 했다


임도에서 바라본 고속도로와 그 뒤 파란색 봉우리가 조금전 올라갔다가 내려온 오백고지(매봉산)다

 

오백고지 뒤 오른쪽의 뾰족뾰족한 산이 지난번 자형과 함께 올랐던 오봉산

왼쪽 뒤 희미한 마루금이 지리산 천왕봉이다.


도둑골 주변의 벚꽃


2017년도에 0.49㎞를 순차적으로 완성하였다.


수양버들


수양버들의 화사함이 다른 어떤 꽃에 못지 않다. 

마치 봄햇살 같다.


청초한 명자꽃


예쁜 처녀들의 볼같이 터지기 직전의 아름다움이다.

 

금당실 방향으로 발길을 옮긴다.


지난해 완공된 농로,

요즘은 농로라도 아스팔트나 시멘트로 포장을 하여 승용차량 진입이 훨씬 수월하다.

농로 주변의 진달래(참꽃)


너무 탐스러워 그냥 지나칠수가 없다.

한줌 따서 먹던 유년이 그립다


서울 큰집의 논


어릴적 기억을 더듬어 올라본 오백고지

그 곳에서 바라보는 고향 산천

옛적 지게를 지고 아버지와 함께 올랐던 산과 금당실 논

힘들고, 궁핍함 속에서도 행복했던

옛 추억을 더듬어 유유자적 걸어본다.

걸어온 길보다 어쩌면 짧게 남은 세월

항상 좋은 봄날만 있으면 좋으련만

후회없는 삶을 살아보리라는 상념에 젖어보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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