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동정맥

낙동정맥 23구간=만덕고개-쇠미산 산어귀 전망대-불응령-백양산-애진봉-유두봉-삼각봉-갓봉-개금역-엄광산-구덕령(꽃마을)-구덕산-시약산-대티고개(2020. 12. 19.)

하진수 하진수 2020. 3. 15. 16:12

일시 : 2020년 12 19일(08:20 ~ 17:20)

소요시간 : 9시간

산행 거리 : 20.76㎞(트랭걸 GPS, 최고속도 6.5㎞, 평균 속도 2.6㎞)

함께한 사람 : 박병경, 정삼현, 하진수(3명)

산행 코스 : 부산 동래구 온천동 산 180-2에 소재한 만덕고개-쇠미산 산어귀 전망대-불응령-백양산-애진봉-유두봉-삼각봉-갓봉-개금역-엄광산-구덕령(꽃마을)-구덕산-시약산-대티고개(부산 서구 서대신동2가 485)

 

[08:20, 만덕고개]

아침 6시 40분, 울산 무거동 버스터미널에서 시외버스 1147번을 타고

부산 노포동 부산종합버스터미널에 내렸다

다시 지하철 1호선을 타고 조금 지나 동래역에서 내린다.

 

동래역 맞은 편에서 개인택시를 탔다

차량이 잘 다니지 않는 만덕고개까지 가는 것에 미안해 하니

"택시는 어디를 가자해도 다 갑니다, 즐거운 산행을 하십시요"라는

택시기사의 친절한 말을 듣고 기분좋게 23번째 구간의 산행을 시작한다.

 

쇠미산 산어귀 전망대를 오르는 계단

 

[08:30, 쇠미산 산어귀 전망대]

전망대 옆의 무연고 묘지가 눈에 들어온다

잠시, 어떤 사람이 세상을 어떻게 살다 갔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전망대에서 바라본 왼쪽의 장산과 해운대 시가지, 엘시티아파트]

내가 1950년대 중반에 태어났으니 6,25동란 후의 세상은 매우 혼란스러웠다

 

[왼쪽 뒤 달음산과 동래역 부근의 시내]

끼니를 구걸하는 사람과 치료를 받지 못해 길거리를 배회하는 정신병자 등 

헐벗고 굶주림이 극심한 시절이 있었다.

 

미국이 원조한 옥수수가루와 밀가루로 만든 빵과 죽을 얻어먹으며,

등하교 길에 데모하는 선배들의 모습도 많이 봤다.

 

부모님은 자식들을 가르쳐야 된다는 신념으로 고생을 마다않고 학교를 보냈다

"최선을 다하고 있을때 더 아껴야하며 잘될때 더 열심히 해야된다"는 말씀으로 깨달음을 주었다

경제성장을 최우선으로 한 박정희와 현대의 정주영, 삼성의 이병철, 박태준 등

걸출한 지도자들이 있었기에 한강의 기적이라는 경제성장이 이루어졌다.

 

[진행방향 왼쪽의 성지곡 수원지]

부모님 세대들의 희생으로 이루어낸 경제성장의 후과로 취업을 쉽게 하였다

어릴적과 달리 먹고 입는 것이 풍족해졌으니 세상이 많이 발전하였음을 피부로 느끼기 시작했다.

 

배고픔을 알기에 풍족함에 만족하고

생활에 여유를 가지며 문화를 즐길 수 있으니

그 행복에 감사할 줄 알게 되었다.

 

내 자식 세대들은 태어나면서부터 지금까지 배고픔을 모르고 고생이라는 것을 모르고 산다

그러나 행복지수는 나보다 낮지 않나 싶다는 생각을 하면서 첫번째 봉우리인 불응령을 오른다.

 

[09:50, 불응령]

해발 616m의 불응령

 

왼쪽에 장산과 해운대

가운데가 이기대 공원이 있는 봉우리산과 오륙도, 부산항과 영도구의 봉래산이 조망된다.

 

영하의 기온으로 바람은 매섭고 차지만 미세먼지 없는 깨끗한 날씨라

몇 십km 떨어진 산들이 선명하게 보인다.

왼쪽의 뽀쪽한 산이 금정산 고담봉일 것이고, 그 뒤가 천성산

오른쪽 높은 봉우리가 기장에 있는 달음산일 것이다.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은 김해공항에는 여객기의 이,착륙이 거의 보이지 않는다

한산한 김해공항 뒤로 불모산과 신어산의 산줄기가 굴곡되어 조망된다.

 

앞에 보이는 봉우리가 오늘 오르는 산중에 가장 높은 산인 백양산일 것이다

 

진행방향 왼쪽으로 '부산사직운동장'과 연산역 부근의 회백색 건물들이 즐비하다.

 

[10:20, 백양산]

2시간만에 도착한 해발 642m의 백양산

 

[10:35, 애진봉]

조금 더 진행하자 부산진구에서 새해 첫 해맞이 행사를 한다고 하는 예진봉이 나온다

다가오는 새해에는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로 새해맞이 행사도 할 수 없을 것 같다.

 

[10:45, 유두봉]

해발 589.1m의 유두봉

 

유두봉에서 바라본 삼각봉과 그 밑의 개금동

개금역과 인제대학교 부산백병원 옆을 지나 엄광산에 올라 구덕령(꽃마을)을 지나간다

그 뒤에 기상관측소가 설치된 구덕산과 시약산을 오를 것이다.

 

[11:10, 삼각봉]

해발 454m의 삼각봉

 

삼각봉 전망대

 

낙동강 하구둑과 울숙도

뒤로는 가덕도의 연대봉이 조망되고, 그 뒤 거제도의 산들이 줄지어 있다.

 

 

진행방향 오른쪽에는 '신라대학교'가 보이고, 서부산낙동강교가 보인다.

 

을숙도와 명지동, 가덕도와 그 뒤의 거제도

 

[11:50, 갓봉]

해발 406m의 갓봉, 누군가 페인트로 글씨를 써 놨는데 상당히 잘 쓴 글이다.

 

개금역에서 분식집에 들려 선지국수 한그릇과 막걸리로 배를 채우고

인제대학교 부산백병원을 뒤돌아 엄광산을 오른다.

 

[14:10, 엄광산 나들 숲길]

 

엄광산 나들숲 길의 임도를 지나자 가파른 오르막길이 나온다.

 

[14:45, 엄광산]

해발 504m의 엄광산

 

엄광산 팔각정과 맞은 편 구덕산 기상관측소

 

엄광산 정상부근에 있는 돌탑으로 정교하고 정성스럽게 쌓아올렸다.

 

엄광산 정상에서 뒤돌아보니 개금역 주변과 그뒤의 삼각봉과 유두봉이 선명하게 보인다.

참으로 쾌청한 날씨다.

 

[15:10, 구덕령(꽃마을)]

구덕령, 정맥길은 산을 이어가는 능선길

능선에 매운탕이나 추어탕 등 민물고기를 주원료로하는 식당이 즐비한 골목이다.

 

[15:20, 구덕문화공원]

 

구덕문화공원은 교육역사관, 민속생활관, 식물원, 체육시설 등 다양한 문화공간을 갖추고 있다.

 

승학산 쪽에서 올라오는 등산로는 막혀있어 임도를 따라 구덕산으로 향한다.

 

[14:00, 구덕산]

구덕산 정상에 있는 시설물은 김해공항의 무선표지소

 

오른쪽 시약산 정상에 있는 시설물이 기상관측소이다.

 

왼쪽으로부터 이기대와 오륙도, 부산항, 부산항대교, 아차산과 영도구의 봉래산,

마치 수채화 같이 수평선이 아름답다.

 

구덕산에서 바라본 승학산, 살아있는 듯한 역동적인 모습이다.

 

부산 남항과 남항대교가 보이고, 그 뒤로 대마도가 보이는 쾌청한 날씨다.

 

대마도는 우리의 땅,

1408년 태종이 세종에게 양위를 하고, 이종무를 시켜 대마도를 점령하였다  

대마도주는 경상도 관찰사 밑에 두었으며,

대마도주는 특권으로 ‘도선증명서’를 발급해주어 무역의 독점권을 주었던 것이다. 

그러므로 대마도가 우리땅이라는 인식을 갖고 대마도를 되찾아와야 한다.

 

대마도까지 선명하게 본 뜻깊은 날,

이기대공원과 오륙도, 부산항과 부산항대교가 눈에 한가득 들어온다.

 

대티고개의 하산길

 

대티동과 그 뒤 친구의 해운회사가 있는 감천항

 

[15:20, 대티고개]

시약산 천마다리가 있는 이곳이 오늘 산행의 끝이다.

 

산행을 마치고,

전철로 서대신동역에서 노포역으로 이동하여

막걸리 한사발에 어묵탕(오뎅)으로 허기를 달랜다

어릴적 하교길에 군침을 흘리며 먹었던 오뎅과 만두, 찐빵, 까치담배, 잔술이 그리워진다.

부산 만덕고개를 넘을 때 지나간 시절을 떠올리며 감상에 젖기도 하였다

 

태백에 있는 삼수령 능선을 시작으로

부산 몰운대까지 기점을 잡은 정맥길

서쪽에 떨어진 빗물은 낙동강으로 흘러 남해바다로

동쪽으로 떨어진 빗물은 동해바다로 흘러간다

그 능선을 밟기 시작한지 9개월만에

마지막 구간을 남긴 23번째 구간을 걸었다.

마지막 구간은 다가오는 크리스마스(2020. 12. 25.)

성탄절에 하이라이트를 장식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