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동정맥

낙동정맥 22구간=남락고개-계명봉-고당봉-원효봉-산성고개-만덕고개(2020. 4. 18.)

하진수 하진수 2020. 3. 15. 16:11

 

일시 : 2020년 4 18일(09:00 ~ 19:00)

소요시간 : 10시간

산행 거리 : 22.0

함께한 사람 :  박병경, 정삼현, 하진수  등 3

산행 코스 : 경남 양산시 동면 여락리 299에 소재한 동면 상동체육공원(삼락고개) - 지경고개 - 계명봉 -

              사배고개  - 갑오봉 - 장군봉 - 갑오봉 - 마애석불여래입상 삼거리 - 제2금샘 삼거리 -  고당봉 -

              제 1금샘 - 금정산성 북문 - 원효봉 - 의상봉 - 제 4망루 -  금정산성 동문 - 산성고개 -

              대륙봉 - 제 2망루 - 금정산성 남문 - 만덕고개 - 만덕역

 

 

금정산은 부산의 진산이자 낙동정맥의 끝자락에 해당하는 산이다

 

 

주봉(主峰)인 고당봉은

낙동강 지류와 동래구를 흐르는 수영강(水營江)의 분수계를 이루는 화강암의 봉우리로

[왼쪽이 계명봉, 중간의 뒷쪽산이 고당봉, 오른쪽이 장군봉]

 

북으로는 장군봉(727m),

쪽으로 상계봉(638m)을 거쳐 백양산(642m)까지 산세가 이어져 있고,

그 사이로 원효봉, 의상봉, 미륵봉, 대륙봉, 파류봉, 동제봉 등의 준봉이 나타난다.

철쭉이 피는 시절, 꽃을 따라 돌아보는 여유~

 

[09:24]

동면 상동 체육공원 앞에서 출발

고속도로가 능선길을 가로막는 바람에 능선길을 걷지 못하고 1077번 지방도로를 따라

이곳 지경고개까지 왔다.

 

뒤돌아 보니 낙동정맥 21번째 구간으로 예정되어 있는 천성산 원효봉과 군자산 능선이 보이고,

 

앞으로는 계명봉의 가파르기 이를데 없는 오르막 길이 끝없이 이어진다.

 

[10:23]

해발 601m의 계명봉

시작부터 경사가 심한 바위에 적응하기 위하여 천천히 걷자를 되네이며 걷지만

어느새 종아리는 뻐근해져 아파오고, 호흡은 빨라 헐떡거리고 있다.

 

계명봉 정상 맞은 편에는 우리나라 5대 사찰 중의 하나로 불교 유적을 많이 보유한 범어사가 보인다

범어사 위로는 대성암과 금강암, 오른쪽으로는 청렴암과 내원암이 자리잡고 있다.

 

범어사를 품고 있는 금정산 고당봉

계명봉에서 내려가면 사베고개가 나오고,

사베고개를 지나 갑오봉, 장군봉을 거쳐 저기 보이는 고당봉에 오를 것이다.

 

계명봉을 돌아서니 달달한 연분홍 철쭉이 환한 미소로 반긴다 

 

분홍색 축포를 펑펑 터뜨리면서 낙동정맥 산꾼들에게 파이팅을 외치는듯 하다.

 

철쭉길을 지나자 밝은 연록색 신록이 돋아나는 사베고개는 앞서 본 철쭉에 못지 않는 비경으로 다가오고,

 

편안한 소파처럼 온몸에 산기운이 휘감을 즈음 사베고개에 설치되어 있는 정자와 마주하게 된다

왼쪽의 등산로는 범어사에서 올라오는 등산로이다.

 

국수나무

 

껍질을 벗기면 삶은 국수의 형태와 비슷하다고 하여 붙여진 국수나무다.

 

붓꽃

 

붉은 철쭉도 꽃을 피우기 위해 봉우리가 부풀어 있다

 

양지꽃도 잡초와 어우러져 바위 틈새에서 환한 얼굴로 반긴다.

 

[11:28]

해발 720m의 갑오

 

낙동정맥의 마루금은 고당봉으로 이어져 있지만

500m 떨어져 있는 북쪽 방향의 장군봉을 그냥 지나칠 수는 없단다.

 

해발 714m의 장군

 

2004. 7. 11.에 이곳 장군봉을 지나갔고,

2013. 1. 13.에도 저 뒤의 창덕봉을 지나 이곳 장군봉을 거쳐간 적이 있어 감회가 새롭다.  

 

왼쪽으로는 낙동강이 유유히 흐르고

낙동강을 가로지르는 낙동강 대교와 양산 낙동강교가 보인다.

 

 

장군봉에서 2.5㎞ 지점에 있는 고당봉

  

장군봉 옹달샘의 샘물을 맛보지 않을 수 없다.

 

블루가 아름다운 큰 구슬붕이

 

큰 구슬붕이 이외에도 금정 산성길 양 옆으로 피어있는 봄꽃이 수려하다.

 

잣나무 조림지와 떡갈과 신갈의 연초록 신록을 온몸으로 느끼며 걷는데,

   

범어사기(梵魚寺基)라고 새겨진 큰 돌이 나온다.

역사와 문화에 대하여 해박한 지식이 있는 병경형님이 범어사기에 대한 설명을 하는데,

 

사찰의 석표()는 고려 시대 호부()에서 세금 징수를 위해 사찰 소유의 토지 경계선에 세우는 것으로

범어사기는 조선 후기에 세운 표짓돌로서, 총 10개가 있음이 확인되었다고 한다.

 

완전 비탈진 계명봉과 장군봉을 올라갔다가 내려옴을 반복하다가


큰 오름이 없는 길을 걸으니 여유롭고 평온함이 느껴진다.

 

망건(巾)을 닮았다고 하여 망건바위라 명명해보고,

 

고당봉 정성석 옆의 금뚜꺼비

 

농원입구의 석문으로 우리집 농장 앞으로 옮겨 '진수농원'이라는 글자를 새겨주겠다는 약속을 받았다

 

물탱크도 들여와 설치해주고

 

기골이 장대한 장군바위를 옆에 세우고

 

병아리도 한마리 키우고,

졸탁 동시(병아리가 알을 깨고 나올려고 하면 어미닭이 쪼아 주는 것) 바위

 

삿갓바위 등

고당봉 주변의 기암괴석에 이름을 붙여주는 재미도 있다.

 

이제는 부산의 화명동 방향에 있는 기암괴석을 살펴보자.

 

가운데 있는 바위 위에 샘 하나가 있으니 제 2금샘이라고 부른다.

 

제 2금샘

 

 

사실 금샘이 있는 바위에 올라가기가 쉽지 않다(고소공포증이 있으면 오르지 못함)

 

두분은 저위에 올라 성큼성큼 잘도 거닐며

양산과 부산 화명동을 조망하면서 이곳 저곳의 지명을 살피기에 여념이 없다.

 

낙동강,

낙동강을 가로지르는 왼쪽에 있는 다리가 낙동강 대교이고

오른쪽에 있는 다리가 양산 낙동강교이다

강건너는 김해, 강 오른쪽은 양산이다.

 

금정산 마애여래입상(磨崖如來立像)

 

부산의 금정산이고 동래 범어사 뒤편에 위치해 있지만 행정구역은 양산시 동면 가산리이다.

그리하여 정확한 명칭은 양산 가산리 마애여래입상이다.

이 마애불은 높이 12m, 폭 2.5m의 수직의 큰 암벽에 새겨진 선각불상인데,

세월의 흐름에 많이 마멸되고 균열도 많아 어느 시절에 새겨졌는지 알수가 없다. 

 

고당봉(姑堂峰)

 

빨갛게 달아오른 고당봉에는

사상 유래없는 코로나19의 영향인지 젊은 등산객들이 삼삼오오 올라와 산경치를 즐기고 있다.

 

낙동정맥길은 아니지만 아니올 수 없다는 두분, 

두분의 체력은 무한정으로 어디까지 인지 분간이 되지 않는다. 

 

[13:16]

해발 801.5m의 고당봉

 

진행 방향의 금정산성과 금정산성 북문

 

북문을 지나 오르게 되는 원효봉과

저 멀리 해운대 신시가지 및 장산의 마루금이 나타난다.

  

정맥길이 아님에도 보고가야 된다는 금샘,

 

1년 내내 사시사철 물이 마르지 않는 샘

금빛 물에 금빛 물고기가 하늘에서 내려와 살았다하여 금샘으로 붙여진 금샘이다.

   

금정산성 북문

 

신라시대 때부터 축조하기 시작하여

임진왜란과 병자호란을 겪으면서 국방의 필요성에 따라 증축하고 개축하여

오늘날의 산성으로 남겨진 것이다.

 

산성의 길이는 약 17㎞에 이르며 현재 남아있는 산성은 약 4㎞가 있다고 한다. 

 

[14:00]

북문 앞 쉼터에서 엄개와 참나물의 나물 무침과 멸치와 두부조림의 소소하지만 행복한 밥상이다.

 

이제는 꽃길의 향연이다.

노랑 제비꽃

 

고깔 제비꽃

 

양지꽃

 

붓꽃

 

민들레도 만나고

 

앙징스런 줄딸기꽃에 눈길이 머문다

 

청초함이 가득한 병꽃

 

연분홍 철쭉

 

보석같은 철쭉과

 

올망졸망한 철쭉에 이르기까지 봄의 향기에 취한다

 

도화나무 즉 복사꽃, 복숭아 꽃이다.

 

복사꽃

 

때늦은 산벚꽃을 바라보며 향기에 취하다보니 발걸음도 가볍게 산성길을 걸으며 또 오른다.

 

[15:10]

해발 687m의 원효봉

 

부산 금정구 남산동에 소재한 '부산외국어대학교'와

그 뒤의 회동 저수지

 

 

부산시내와 부산 앞바다를 바라보며, 부산의 역사와 문화에 대한 탐방은 끝없이 이어진다

 

원효봉에서 바라본 의상봉과 무명릿치

 

 

 

 

누군가는 병풍바위라 부르고,

누군가는 돌을 엉성하게 쌓아다고 하여 엉성바위

또는 공깃돌 같은 돌을 쌓았다하여 공기 바위라고도 하며

공식 명칭은 무명릿치라 한다.

의상봉 봉우리

 

[15:27]

해발 640.7m의 의상봉

두분은 뭐가 저렇게 볼게 많은지(???)

 

금정산성과 제 4망루

저 능선길을 지나고, 마주보이는 산도 넘을 것이다.

 

카멜레온같이 생긴 놈이 고개를 푹 숙이고 식식거리며 산을 오르고 있다.

아니면 거대한 공룡 한마리가 화가나 씩씩거리며 오르는 모습이랄까?

 

뒤돌아서 본 의상봉과 무명릿치

 

 금정산성 제 4망루

 

참으로 모진 소나무다

저 높은 바위에 그것도 틈새에 뿌리를 내려 생존하고 있으니

그야말로 낙락장송이로다

 

 

정면에서 바라보니 부처님의 몸과 머리

그 머리 위에 뿌리를 박고 있으니 에라

'불두송'이라 이름지어 주자는 자형의 말씀이다.

 

여기도 모질게 자라나는 소나무가 있다.

 

부산 산악인들의 암벽과 리지 훈련장

90도 이상의 각도로 된 암벽을 올랐다 내렸다를 반복하며 옆 바위도 왕복을 한다.

 

[16:00]

금정산성 제3망루

 

 [16:30]

금정산성, 산성고개다.

  

산거울과 소나무, 신갈나무가 싱그러운 산성길

 

산성길은 사람을 편안하게 가라앉히는 힘이 있는 것 같다

앞 사람의 걸음이 평온해 보인다.

  

단순한 걸음의 반복이 평온을 가져오고,

어떤 사람을 마주치리란 기대도

감탄을 쏟아낼 감성도 없다는 것이 긴장감일까

 

걸음만큼이나 팽팽히 당겨진 마음의 경계선을 무너뜨린다.

 

[15:10]

해발 610m의 대륙봉

 

금정산성 제 2망루

 

뒤돌아보니 고당봉이 저 멀리로 멀어져 있다.

참으로 많이도 걸어왔구나. 

저 먼 산길을 걸어왔으니 나 자신 대단하다고 느껴지는 순간이다.

 

 

[17:35]

금정산성 남문이다.

1808년 초봄에 험준한 산에 수많은 사람들이 동원되어 바위를 깎아서 메고 끌어당기고,

100리 밖에서 기둥과 돌보를 옮겨와 축조하였다는 남문

옛날 우리네 조상들은 참으로 힘들고 불행한 삶을 살았던 것 같다.

평균 수명 40여세, 노역에 동원되어야 하고,

걸핏하면 전쟁터에 끌려가 싸우다 죽거나 다쳤을 것이니,

후세에 보는 이는 좋겠지만 참으로 한숨이 나는 순간이다.

 

연록색 잎 위로 쏟아지는 오후의 햇살을 받으며

 

도심에서 듣지 못하는 새소리도 듣는다


나뭇잎 사이로 살랑이는 봄바람이 목을 스치는 기분은 산에서만 느낀다

 

피톤치드가 가득한 편백나무 사잇길

 

 

 

산길에서는 모든 것이 빛나고 있었다.

 

[19:00]지하철 만덕역

 

 

오늘의 산행은 부산에 있는 금정산의 역사와 문화를 탐방하는 순례길이라 명명해도 될 것 같다.

주봉인 고당봉과 원효봉 등 준봉이 모여서 붙여진 금정산

선조들의 피와 땀, 한으로 일구어진 17㎞에 이르는 거대한 산성

동서남북을 잇는 4개의 성문과  4개의 망루

곳곳에 산재해 있는 사찰과 흔적으로 남겨져 있는 불교문화

화사한 봄꽃의 향기로 어우러진 산성길을 걸었다

발톱은 멍이들어 그새 새카맣다

장딴지와 허벅지는 내몸이 아닌듯 하지만

두분과 함께 부산의 역사와 문화를 탐방하는 재미로움에

10시간의 시간이 짧았음을 실감한 하루였다.

잔인한 4월도 중순을 넘어간다

부디 이 봄이 지나면 자유로운 여름을 맞이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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