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대간(2011.12. 17. ~ 2013. 5.4

24번째 구간{댓재-덕황산-건의령-피재(삼수령)}

하진수 하진수 2013. 5. 7. 23:28

 

○ 산행일 및 시간: 2012. 6. 6. 04:50 ~ 16:50 (소요시간: 12시간)

○ 날씨: 맑음

○ 함께한 사람: 3

○ 산행구간: 댓재-(0.7km)--황장산-(4.3km)-큰재-(3.2km)-자암재-(1.4km)-환선봉-(1.8km)-덕항산-(1.0km)-구부시령-(5.6km)-푯대봉삼거리-(1.1km)-건의령-(6.3km)-피재/삼수령

○ 산행거리 : 대간거리 25.4km, 접속거리 0km, 실거리 25.4km

 

● 구간특징

- 들머리: 댓

- 댓재에서 황장산 정상까지는 약 20분 정도 소요되며 가쁜 오르막임

- 큰재까지는 능선길로 참나무 등 고목들의 숲이 어우려져 있음.

- 큰재에서부터는 풍력발전단지와 귀네미마을 고랭지채소 밭이 이어짐

- 자암재와 덕황산까지 크고 작은 오르내림이 반복됨

- 덕항산 정상은 정상표지석이 있으나, 잡목숲으로 인해 조망이 막혀있음.

- 구부시령은 안내판과 이정표, 돌탑이 있음.

- 푯대봉 정상은 대간길에서 비켜나 있으며, 푯대봉삼거리에서 100m 거리임.

- 건의령 대간길은 넓은 공터이며, 표지판이 설치되어 있고 진행방향 좌측으로 일반도로가 보임.

- 콘크리트 포장도로를 지나 노루메기봉을 넘으면 삼수정 정자와 빗물의 운명탑이 있는 피재임

- 중간탈출로 : 건의령

- 구간내 식수 보충장소 : 없음

 백두대간 24

난주 토요일 산행일인데 ‘법무법인 우덕’의 창립 1주년 기념행사로 참여를 하지 못했다. 산에 가고 싶었지만 사회적인 동물인지라 사적인 일은 차선이 되어버렸다. 마침 공휴일(현충일)이라서 몇명이 땜빵 산행을 하기로 하고 퇴근 후에 만났다. 강원도 태백시에 소재한 피재(삼수령)로 내달렸다. 민박을 하면서 새벽에 출발 할 수 있는 곳이라는 판단에 피재에 차를 주차한 후 댓재에 있는 댓재휴게소로 이동하여 그곳에서 하룻밤을 잔다.  해발 800m가 넘는 댓재는 밤새도록 소리를 내며 부는 바람이 마치 비가 오는 것같이 을씨년스럽다.

4시경 댓재휴계소에서 준비해준 주먹밥 1봉지씩을 배낭에 넣고 황장산으로 향한다. 황장산부터 큰재와 풍력발전단지, 고랭지채소밭이 있는 귀네미마을 까지는 오르내림의 연속으로 편안하고 새벽 숲에는 맑은향기가 가득하다. 흐드러지게 핀 야생화 꽃잎은 떨어져도 향기가 남는다더니, 쥐똥나무 하얀꽃과 찔레꽃 향기까지 어우러져 아낌없이 주는 숲길을 마음껏 즐긴다. 조금 더 걸으니 큰재도 지나고 풍력발전소 단지와 고랭지 채소밭도 지나간다.

등산로 주변에 짙은 녹음과 박무로 검푸른 동해의 바다와 하늘과 맞닿아 있을 수평선을 볼 수가 없다. 바다 구경은 못해도 부드러운 능선길과 야생화의 아름다움에 취하다보니 어느덧 환선봉에 이른다.  좌측 아래 환선동굴로 가는 주차장이 그림처럼 드리워진다. 환선봉을 지나 가쁜 숨을 내쉬며 오른 덕황산, 태백의 하사미와 삼척 신기면과의 경계에 솟아있는 산이다. 산 전체가 석회암으로 환선동굴 같은 동굴이 많다고 한다. 정상석 옆 안내표지판에 피재까지 7시간이 소요된다고 되어있어 설마 했다. 나중 구부시령을 지나면서부터 고갈난 체력으로 6.7㎞의 한의령(건의령), 한의령에서 피재까지의 6.3㎞를 가는데, 7시간이 소요된다는 말이 절로 실감났다.

덕항산에서 고도를 낮추며 걸었더니 구부시령(九夫侍嶺)이 나타난다. 옛날 아홉(九) 서방(夫)을 섬겨야 했던 기구한 운명의 여인을 기려 이름을 붙였다고 한다. 푯대봉을 지나 건의령 또는 한의령, 안내표지판에는 건의령 등산지도에는 한의령이라 되어 있어 혼동이 된다.  피재까지는 6.3㎞로 체력은 소진되고, 이제부터는 인내력으로 자신과의 싸움이 시작된다. 몸이 고단하니 지루하기 짝이없다, 산구비를 돌고 다시 돌아서면 같은 구비가 이어지는 산행이다. 지척이 천리라는 말을 이럴때 사용하는 것인가 보다.

산을 오를때는 산정은 보지 않고 신발끝만 보고 걷는다는 산꾼들의 말도 생각난다. 가다 힘들면 자신도 모르게 고개를 들어 산정상이 어디쯤일지를 찾는다. 그러나 보이지 않는다. 그래도 묵묵히 앞만보고 걷는다. 결국 내가 가야할 길이고 누군가 대신해 걸어줄 수 없는 길이 아니더냐. 내 삶이고 내 몫인 것을, 야생화와의 아름다운 사랑의 순간만 생각하고 오른다.

다음 구간은 30㎞가 넘는다는데 25.4㎞ 정도에서 꺾이면 안되지, 과연 다음 구간을 해낼 수 있을지 걱정이 앞선다.

건의령을 1㎞쯤 지나 휴식을 취하면서 동반해준 일행에게 미안한 마음에 "이제 5㎞쯤 남았는데 함 뛰어가 보지, 힘도 남았는데~"라고 하자 " 아 그럴까요? 그럼 나머지 5㎞를 1시간안에 들어가 볼께요"며 먼저 간다. 또 다른이에게도 그러면 우리는 1시간 30분이면 되겠네(???) 달려간 사람에게서 전화가 온다, 열심히 뛰었는데 1시간 8분 걸렸단다. 10시간을 걷고도 나머지 5㎞를 1시간 여만에 주파하다니, 나는 1시간 50분이나 걸렸는데 이게 뭐람. (나이탓으로 돌려?)

드디어 삼수령이다. 현대 건축양식으로 세운 "빗물의 운명탑",  옆에 삼수정 정자도 있고 관광객들도 많이 있다. 땜빵 산행을 마무리하면서 자신이 대견함에 감사한다. 아마 혼자서는 어림없는 일이었겠지. 혼자보다는 둘, 셋 적은 힘도 합하면 커지는법 못할 일이 없다는 것 또한 큰 소득이다. 정상이 안보이는 구간에서는 하늘을 올려다보며 갈증을 풀기도 하고 길에 핀 야생화에게 마음을 빼앗기며 지루함을 잊기도 하였다. 산이 있어 내 삶이 한층 더 소중해짐을 느낀 산행이었다.

인증샷을 한 컷하고, 오늘의 하이라이트인 경북 영덕 경전2리 횟집으로 향한다. 그곳에서 귀한 이시가리 회로 오늘 하루의 피로를 마무리한다. 임종신님의 둘째 처남에게 고마움을 전한다.

 

 

 

 

 

 

일출

 

 

상큼한 아침공기와 함께

 

주변에는 갖가지 야생화가

 

 

 

 

 

 

 

 

 

 

 

 

 

 

 

 

 

풍력발전소 부근에서 아침을

 

지나온길

 

 

귀네미 마을과 채소밭

 

 

 

 

낙엽송 길

 

 

 

 

 

 

 

나무가 중간 중간 많이 넘어지거나 부려져 있다

 

 

임종신 왈 "사람이 누워있다"

 

 

 

 

 

임종신 님이 이런 것 찍어야 된다 한다.

 

 

 

 

 

환선봉이다. 제법 힘이 든다

 

환선봉에서 뒤돌아 보니 풍력발전소가 보인다. 풍력발전소 저멀리서부터 걸어 왔고, 앞으로도 걸어온 길 3-4배 이상 걸어가야 한다.

 

 

아마 환선동굴 가는 도로 및 주차장인가보다

 

 

 

 

 

GPS의 지도로 고도, 방향 거리를 확인해본다.

 

 

 

 

우리는 죽겠는데, 전승훈은 쌩쌩하다

 

더덕이다

 

더덕 뿌리

 

 

 

 

 

딱주다, 어릴때 소먹이려 가서 자주 캐 먹었다, 도라지는 매운맛이 나는데 더덕과 같이 생으로 먹을만 하다.

 

 

 

 

 

 

 

 

 

 

붉은 토끼풀

 

 

 

 

 

눈보라에 아까운 소나무가 많이 부려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