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행일 및 시간: 2013. 4. 20. 08:30 ~ 17:20 (소요시간: 8시간 50분)
○ 날씨: 눈
○ 함께한 사람: 21명
○ 산행구간: 화방재-(1.0km)-수리봉-(2.5km)-만항재-(2.8km)-함백산-(1.1km)-중함백-(1.2km)-제2쉼터-(2.0km)-은대봉-(1.0km)-두문동재/싸리재-(1.2km)-금대봉-(3.6km)-비단봉-(1.8km)-풍력발전단지-(1.0km)-매봉산-(1.3km)-낙동정맥 분기점-(1.2km)-피재/삼수령
○ 산행거리: 대간거리 21.7km, 접속거리 0km, 실거리 21.7km
● 구간특징
- 들머리: 화방재
- 화방재에서 수리봉(1,214m)까지는 낙엽송 길로 급한 오르막이 이어짐.
- 만항재 도착 직전 국가시설물(군사시설, 지하에서 “웅”하는 엔진소음 있음)을 진행방향 우측으로 돌아서가다
도로를 따라 내려가면 만항재임.
- 만항재(1,313m)는 차량 통행 고개중 가장 높은 도로로, 오른쪽으로 도로를 따라 내려가다가 커브길에서
등산로 표시방향 직진으로 산길로 진행함.
- 임도를 만나면 함백산 등산로 표시를 따라 오르며, 정상직전 급한 오르막이 이어짐.
- 함백산(1,572.9m) 정상 우측에는 함백산 중계소 및 송신소가 세워져 있으며, 대간길은 정상석 좌측 아래로 진행함.
- 함백산 정상아래 포장도로를 횡단하여 헬기장과 우측 철조망 사잇길로 철조망을 따라 내려감.
- 제3쉼터는 전망대이며, 제2쉼터는 우측 80m 지점에 샘터가 있는 쉼터임.
- 은대봉으로 오르는 길에는 땅밑으로 철도터널 중 국내에서 두번째로 긴(4,505m) 정암터널이 지나감.
- 은대봉을 내려서면 두문동재라고 불리는 싸리재임.
- 두문동재 안내초소 우측 바리케이트를 넘어 임도를 따라 오르다가 안내표지판 앞에서 우측 산길로 진행하면 금대봉임.
- 금대봉(金臺峰, 1,418.1m)은 한강과 낙동강이 발원하는 양강발원봉임.
- 금대봉을 내려온 후 안부인 쑤아밭령에서 비단봉 오름길은 가파른 오르막임.
- 비단봉(1,281m) 정상석은 조망관계로 정상 조금 못미친 곳에 세워져 있음
- 맞은편으로 태백산에서 부터 지나온 대간 길이 모두 조망됨.
- 비단봉을 내려오면 고랭지채소밭이 광활하게 자리하고 있으며, 채소밭 우측으로 돌아 콘크리트 포장도로를 따라가다
파란색 지붕의 농기계 보관창고 우측옆으로 진행하면 풍력발전단지임.
- 채소밭의 길이 수시로 바뀌니 풍력발전기 방향으로 우측 마루금을 보고 진행해야 됨.
- 풍력발전단지 입구에 크다란 매봉산 정상석이 세워져 있으나, 매봉산 정상은 마지막 풍력발전기를 지나 우뚝 솟은 봉우리임.
- 매봉산 정상 50m 전에 이정표가 설치되어 있으며, 대간길은 매봉산 정상을 보고 다시 내려와 삼수령 방향으로 진행함.
- 매봉산(1,303.1m) 정상에 또다른 정상석이 있으며, 전면에는 매봉산, 후면에는 천의봉으로 새겨져 있음.
- 매봉산 정상을 내려와 콘크리트 도로와 채소밭 갓길을 지나 내려가면 낙동정맥 분기점인 작은피재 삼거리에 도착함.
- 낙동정맥 분기점에서 좌측 백두대간 방향으로 내려오면 포장도로를 만나고 잠시 내려가다
우측 산길로 들어갔다 내려오면 피재에 도착함.
- 피재는 삼수령으로 표기되어 있으며, 한강, 낙동강, 오십천의 분수령임.
- 중간탈출로 : 만항재(414번 지방도), 두문동재(싸리재, 38번 국도)
- 구간내 식수 보충장소 : 제2쉼터에서 80m(중함백에서 은대봉 사이)
백두대간 23
봄이 무르익는 4월 하순, 비가 내릴 것이라는 일기예보가 밤사이 눈이 내린다는 예보로 바뀌었다.
미시령에서 진부령까지의 백두대간 한 구간을 앞둔 춘설이 내린다는 날, 인터넷영남알프스 회원들을 비롯하여 1년 5개월에 걸쳐 종주를 뒷바라지한 처가 종주 축하산행을 함께 하겠다며 따라나서는 산행이라 그 어느때보다 우려와 기대가 교차되는 산행이다.
삼척시 도계읍 신리 ‘너와펜션’에서 눈을 머리에 얹은 매화와 고드름에 몸을 떨고 있는 금낭화, 할미꽃을 바라보며 아침식사를 마치고 화방재로 향한다. 백두대간 종주 축하 겸 지원산행을 온 인터넷영남알프스 회원 7명, 종주팀 14명과 함께, 오버페이스(overpace)를 하지 않기 위해 낙엽송 군락지를 지나 여유있게 수리봉 오르막을 오르는데, 날머리 피재까지 눈을 맞으며 산을 오르는 색다른 경험을 하게된데다 우의를 입고 걸어가는 산꾼들의 모습은 마치 흰도화지 위에 핀 꽃같다
수리봉에서 만항재까지는 비교적 편안한 길로 신갈나무와 낙엽송, 밑에는 산죽이 늘어져 있다. 군사보호시설이 있는 철조망을 지나니 이상한 소리가 들린다. 누군가 그곳을 지나야만 만항재가 나온다라고 하더니, 실제로 산속 지하에서 소음이 들리고 철조망 너머로 우람한 장갑차가 여러대 보인다.
우리나라 포장도로 중 가장 높은 고개인 만항재(1,313m), 만항재는 강원도 정선군 고한읍과 영월군 상동읍, 태백시가 만나는 지점에 위치해 있다. 남한에서 여섯 번째로 높은 함백산(1,572.9m) 줄기가 태백산(1,567m)으로 흘러내려 가다가 잠시 숨을 죽인 곳이라 한다. 태백산 선수촌 갈림길에서 빵과 과일로 간식을 하고, 구간 중 가장 높은 함백산을 오른다. 태백산보다 6m가 높은 함백산은 천제단이 있어 하늘에 제사를 지내는 태백산에 밀려 빛을 발하지 못했으나, 풍력발전단지가 있는 매봉산, 가리왕산, 영월의 백운산이 시야에 들어오면서 주변의 산들을 발 밑으로 앉혀 놓았다. 눈발이 휘날리는 산길은 그야말로 그림이다. 흰눈 위로 솟아나는 봄의 기운이 보인다는 사실을 뉘가 알겠나.
산경표에는 대박산(大朴山)이라 표기되어 있는 함백산은, 30년전까지만 해도 탄광에 노다지를 캐기 위해 대박의 꿈을 쫓던 곳이다. 쇠퇴해진 도시가 다시 카지노와 스키장으로 대박산의 부활을 꿈꾸고 있으니 결코 헛된 지명이 아닌듯 싶다. 대박산에서 내려오면 두문동재가 있다. 두문동은 조선건국 초 이성계에게 항거하여 두문동으로 들어간 72인을 이성계가 회유하다가 뜻대로 되지 않자 마을에 불을 지르게 되고, 그때 살아남은 이들이 살게 되면서 고한 방향의 산 속 마을이 두문동재가 되었다.
지금도 방 안에만 틀어박혀 밖에 모습을 나타내지 않을 때 흔히 두문불출이라 하지 않는가. 두문동재는 여전히 대간길의 중심에 서서 지나가는 대간꾼들을 맞이하고 있다. 싸리재라고도 불리는 두문동재에서 인터넷영남알프스의 영원한 총무님이 마련해 준 열무비빔밥을 눈위에 펼쳐놓고 점심식사를 하고, 금대봉으로 향한다.
금대봉(金臺峰, 1,418.1m)은 '신들이 사는 땅'이란다. 한강의 발원지로 알려진 검룡소와 낙동강의 발원지인 황지못이 모두 금대봉 아래에 위치해 있으니 금대봉을 양강발원봉(兩江發源峯)이라 불린다고 해서 정상석 앞에는 표지목까지 세워져 있다. 한강발원지 검룡소 2.83km, 두문동재 4.0km, 삼수령(피재) 4.9km, 용연동굴주차장이 1.4km에 있다는 쑤아밭, 쑤아밭령은 한강 최상류마을 창죽과 낙동강 최상류마을인 화전을 잇는 고갯길로 수화전이란 지명이 생겼다가 다시 줄여져 禾田(벼화, 밭전)이 되었는데 지역민들은 쑤아밭이라고 한다. 쑤아밭령 안부에서 비단봉(1,281m) 오름길은 20분 정도 힘든 경사길이 이어진다. 비단같이 아늑하고 포근하기를 바랬던 기대를 저버린 비단봉(1,281m), 정상 50m 가량 못미친 곳에 정상석이 세워져 있다. 눈이 많이 내려 조망을 전혀 할 수가 없었으나, 날씨가 좋다면 태백시가지와 태백산, 함백산, 금대봉의 대간 마루금이 한눈에 들어오는 곳인데 아쉽다.
비단봉을 지나 고랭지 채소밭이 훤하게 보이는 내리막길을 따라 밭을 가로질러 매봉산으로 향한다. 대간길의 가운데 있는 밭은 소사고개에서 큰재를 지나 신의터재까지 가면서 보았지만 고도가 천미터가 넘는 곳에서 밭을 만날 줄이야. 전국에서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한 고랭지 채소밭으로 해발 1,250m의 고지대이며, 40만평에 이르는 면적에 역사도 오래 되었단다.
밭을 지나가면 거대한 풍력발전단지가 있는 매봉산에 도착한다. 천의봉을 매봉산(1,303.1m)이라 부르는데, 천의봉이 매(鷹)처럼 보이고 매나 수리가 이곳을 노려보고 있어야 좋다는 풍수로 천의봉이 매봉이라 불리워지게 된 것이라고 한다. 고랭지 채소밭을 지나 숲길로 내려가는 길목에 낙동정맥 분기점을 알리는 표지석이 서있다. 이곳이 백두대간에서 낙동정맥이 갈라지는 곳으로, 백두산에서 뻗어 내린 산줄기가 금강, 설악, 오대, 두타산을 지나 이곳에 이르러 두 가닥으로 갈라진다. 눈이 내리는 산길을 투정없이 따라다니는 아내가 대견하다. 남자도 힘든 코스에 그것도 산악인이 아닌 사람이 참여했으니 많이 힘들텐데도 손을 잡아주지 못했다.
삼척 사람들이 난리를 피해 이상향으로 알려진 황지(지금의 태백)로 넘어온 고개란 뜻의 피재, 지금은 삼척을 거쳐 동해로 빠지는 오십천과 낙동강과 한강의 분기점에 있어 삼수령(三水嶺, 935m) 즉 피재이다. 덕향산 대간길 입구에는 삼수정이라는 정자와 함께 "빗물의 운명"이라는 탑이 자리하고 있다.
4월인데도 높은산에는 겨울과 봄이 공존한다. 몸은 이미 봄을 맞이하였지만, 눈으로 보이는 세상은 겨울이다. 사계절이 완전히 구분된다고들 하지만 산에오면 무색해지는게 사계절론이기도 하다. 나의 삶이 내뜻대로 행해지지 않듯이 섭리따라 행해지는 자연에게 나를 맡기며 묵묵히 걷고 걷는다. 그러다보면 어느 순간 종주의 참맛도 느끼게 되겠지. 무엇보다도 부부가 함께 산행했으니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것이다. 또한 지원산행에 만찬까지 준비한 인터넷영남알프스 회원들도,,,,,
"빗물의운명(Destiny of the Rainwater )"
하늘이 열리고,
우주가 재편된 아득한 옛날
옥황상제의 命으로 빗물 한가족이 大地로 내려와
아름답고 행복하게 살겠노라고 굳게 약속을 하고
하늘에서 내려오고 있었다.
이 빗물 한가족은 한반도의 등마루인 이곳 三水嶺으로 내려오면서
아빠는 낙동강으로
엄마는 한강으로
아들은 오십천강으로
헤어지는 운명이 되었다.
한반도 그 어느곳에 내려도 행복했으리라
이곳에서 헤어져 바다에 가서나 만날 수 밖에 없는 빗물 가족의 기구한 운명을
이곳 三水嶺만이 전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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