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집

월동 준비(2022. 10. 23 ~ 30)

하진수 하진수 2022. 11. 2. 15:44

 

혹독한 겨울을 이겨낸 꽃뿌리가 

봄에 새싹으로 다시 태어나야 

화려한 국화꽃을 피우겠지

우리집 마당에 핀 꽃들처럼~

 

가뭄과 장마와 같은 큰 시련을 극복하였기에 

가을에 성숙한 꽃으로 태어난다

 

 그 향기 따라 나비와 벌들이 떼지어 모여든다

 

옛 선비들은 국화를 사랑하여

매란국죽(梅蘭菊竹)의 사군자(四君子)중 하나로 뜰 안에서 키우기도 하고

국화의 덕목을 본받고 싶어 하였다

 

중국 문헌에 국화 오덕으로

밝고 둥근 것이 높이 달려 ‘천덕(天德)’

일찍 심어도 늦게 피니 ‘군자의 덕’이요

술잔에 꽃잎을 띄워 마시니 ‘풍류의 덕’이라

서리를 맞고도 꽃을 피우니 ‘지조의 덕’이요,

꽃잎이 노란 것이 땅 색이라 ‘지덕(地德)’이라고 했다

 

[벌새]

조선시대 한시의 대가 이정보는 국화를 오상고절(傲霜孤節)이라 했다

매서운 서릿발에도 굴하지 않고

홀로 깨끗하게 절개를 지키는 충신(忠臣)을 국화에 비유했으니~~

 

뒷밭에 서리맞은 호박과 오이의 넝쿨을 걷어내고

 

눈에 잘 띄지 않았던 호박과 오이를 한 광주리 수확하는 기쁨을 맛본다

 

내년에 더 좋은 꽃을 보기 위해

작업대에 화분을 올리고

잔가지 손질과 묻어있는 흙을 씻어낸다

란타나는 뽑아 화분으로 옮겨심은 후

집안으로 들여놓아 월동준비를 한다

 

가을은 결실과 수확의 계절이며

또한 축제의 시절이라

전국 곳곳에서 국화를 비롯한 다양한 축제가 열리기도 한다

함양에서 '해와달'이라는 상호로 복요리를 전문으로 하는 

낭만시인 석규가

내일 동의보감촌에 맛있는 음식을 먹으로 가자고 하니

설레이는 저녁을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