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천절이 일요일이라 대체 공휴일 덕에 3일을 쉴 수 있는 연휴다.
첫 휴일은 할 일이 없어 뭘 할까를 궁리하던 중
아내가 시골가서 알밤을 줍고 벽 타일 보수를 하자고 한다.
아침 8시에 출발하여 10시경에 시골집 도착
밤을 주워 담을 수 있는 복장을 하고 밤밭에 가니 의외로 밤이 많이 떨어져 있다.
금방 떨어진 밤은 윤기가 반질반질 한다
며칠 된 밤은 색이 바래지거나 벌레가 파먹어 상품 가치가 떨어진다.
밤 저장성을 높이기 위하여 소금물에 담구어 씻어낸다
이웃집에 한보따리씩 나누어 주었는데도 상당한 양의 밤이 남았다
거기에 뒷집에서 다른 밤밭의 소작료로 한 부대를 가져 왔다.
아내는 울산에 가져가서 이웃 사람들과 나누어 먹는다는 말을 하다가
"나누어 주는 것도 일"이라고 하며,
어떻게 처분할지를 고민하던 중 '함양농협 병곡지점'에서 밤 수매를 한다는 사실을 알고
플라스틱 박스에 한가득 차에 싣고 수매를 하러간다.
수매장에서 물에 뜨는 밤
벌레가 파 먹어 구멍이 있는 밤
오래되거나 색갈이 이상해진 밤 등을 골라낸다
25㎏의 밤을 수매하는데
1등급은 하나도 없고 2등급에서 4등급까지 34,500원에 수매가 되었다.
심드렁한 표정으로 집에 들어온 아내
옛날 어머니를 따라 가본 적이 있다며, 이건 아니었던 것 같다고 한다
그 많은 밤을 가져갔는데 겨우 34,500원이라니?
유통 과정을 거쳐 가격이 달라지겠지만
힘들게 농사지은 농민에게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또한, 돈을 쉽게 벌 수 없음을 알게 되었고
돈의 가치와 소중함을 아울러 느꼈던 하루였음을 기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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