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동정맥

낙동정맥 19구간=배내고개-배내봉-간월산-간월재-신불산-신불재-단조산성-영축산-함박등-백운암-진산마을(2020. 7. 4.)

하진수 하진수 2020. 3. 15. 16:11

일시 : 2020년 7월 4일(06:10~ 16:20)

소요시간 : 10시간 10분

산행 거리 : 24.0㎞

함께한 사람 : 정삼현, 하진수 (2명)

산행 코스 : 울산 울주군 상북면 양등리 801 소재, 배네고개- 배내봉(966) - 간월산(1,069) - 간월재 - 신불산(1,159) - 신불재 - 단조산성 - 영축산(1,081) - 함박등(1,052) - 백운암 - 비로암 - 지산마을

 

병경형님은 친지 결혼식에 참석하고

승훈씨는 회사 업무로 인해 6월 세째주 산행을 함께 하지 못한다고 알려왔다.

함께 하지 못한 두분이 땜방산행을 쉽게 할 수 있도록 울산 근교의 구간인

배내고개에서 양산시 하북면에 있는 지경고개까지 19번째 구간을 산행하기로 계획을 변경한다.

 

[05시 30분에 도착한 배내고개]

아침식사로 소고기 미역국과 라면, 떡국을 준비했는데,

너구리에 떡국을 넣어 끓인 떡라면으로 식사를 마쳤다

 

[06시 10분]

배내고개에서 배내봉을 향해 출발한다.

 

곧이어 나무계단이 나오고

배내봉까지 1.4㎞ 남았다는 이정표의 안내에 따라 발걸음을 옮긴다.

 

전날 내린 비로 능선길 양 옆으로 안개꽃이 수묵화처럼 자욱이 피어 오른다

 

[아람약수터]

아람산악회에서 파이프를 꽂아 약수를 받아먹을 수 있도록 설치하고 아담한 돌에 이름을 적어 놓았다.

 

[미역줄나무]

고산지대 습한 곳에 군락을 이루어 자라는 미역줄나무

 

관절염, 관절통에 효능이 있다고 알려져 있으며

봄 새싹은 나물로 무쳐 먹기도 한다.

 

 

 

물기를 가득 머금은 조록싸리

 

송소영 시인은

조록싸리 꽃이 피고 있다.

단정하게 머리 여며 틀어 올린 분홍 머리들이
가지에서 조롱조롱 옛 기억을 연신 내리꿰고 있다~~

라는 '조록싸리 꽃필 때'라는 제목으로 조록싸리를 예찬하였다

 

시인은 조롱조롱 매달려 통통거리며 뛰어노는 조록싸리 꽃을 보고 유년의 시절을 그리워 하였을 것이다.

 

[06시 50분, 배내봉]

해발 966m의 배내봉,

촉촉히 젖은 능선길을 밟으며 걷기를 40분 정도, 드디어 첫번째 봉우리인 배내봉에 도착하였다.

 

이어서

선짐이질등을 지나

간월산 오르막에 있는 소나무

힘들게 올라온 나에게 등을 내주며 쉬어가라 하지만

비를 맞아 축축한 등걸이라 쉬지 못하고 눈인사로 고마움만 남긴다.

 

[08시 20분, 간월산]

해발 1,069m의 간월산,

 

저 데크 계단을 지나면 간월재인데,

뿌우연 운무가 봉우리와 재를 가득 덮고 있어 조망을 흐리게 한다.

 

지난 2월 29일에 사전답사 왔을때의 간월재

운무만 없었다면 진초록의 물결 사이로 기차역 레일같은 도시가 살아 움직였겠지~~

 

[하고초]

 

어릴적에 꽃잎을 따서 꽃잎 밑에 모여있는 꿀을 빨아먹었던 기억이 있는 꿀꽃이다.

 

간월산 '규화목'

 

규화목이란

오래전 중생대 시절 화산이 폭발하고, 폭발 당시 매몰된 나무가 화석으로 굳어진 것이다.

 

까치의 날개 문양을 닮았다고 하여 붙여진 꽃 이름 '까치수염'

 

소담스럽게 피어있는 하얀꽃 한무더기, 자세히 살펴보면 은근히 이쁜 꽃이다.

 

[간월재]

10만여평 억새군락지로 잘 알려져 전국의 산악인들이 즐겨 찾는곳

가을이면 오딧세이 등 각종 문화행사도 개최되는 곳이기도 하다.

 

[09시 30분, 신불산]

해발 1,159m의 신불산,

 

[신불재]

꿈속을 거니는듯한 신비로움이랄까

무릉도원에 온 것 같다.

 

 

지독한 산안개 속에 끝없이 이어지는 몽롱한 풍경을 바라보니 꿈속에 들어와 있는 기분이다. 

 

부서진 돌 사이로 고개를 늘어뜨린 억새와 빗방울 한가득 머금은 조록싸리

 

안개 속에서도 색을 잃지 않는 털중나리

 

빨갛게 달아오른 강한 색도 아닌 주황색의 고운 색

날씬하고 깔끔함의 진수를 보여준다.

 

 

꽃잎은 흩어뿌린 점무뉘와 자유로운 포즈를 취하고,

홀로선 암술과 수술의 조화가 경이롭다

 

뒤돌아보니 어느새 동화에서 보았던 몽유도원도 속 도원경에 들어와 있었다.

 

억새나라 신불평원 단조성

신불산은 우리나라 100대 명산중에 하나이다.

칼을 심어 둔 도산검수와 열두 험로, 가을 천리 신불평원은 천하 비경이다.

 

50만평의 드넓은 신불평원은 가을이면 억새나라가 되고

억새가 춤추며

바람은 떠밀고, 구름이 쫒아간다.

 

단조성터와 영축산 사이의 등산로는 찢어지고 망가져 보수가 시급하였는데,

어느새 야자매트를 깔아 등산로를 보호하고 있다.

 

 

[10시 40분, 영축산]

해발 1,081m의 영축산,

 

4개월 만에 만나는 영축산의 정상석을 꼭 끌어안으며, 안녕을 고한다.

 

영축산 정상의 바위 평원에서

망고통조림을 안주로 하여 물금생막걸리로 에너지를 보충한 후

지산마을 방향으로 내려간다

 

그런데, 갈림길에서 자형이 "산행거리가 비교적 짧으니

함박등을 거치고 백운암을 지나 우회하는 산행을 하자"는 제안을 하신다.

 

 

[원추리]

한자어로는 망우초라고 부른다.

 

옛서적 연수서(延壽書)에는 “어린 싹을 나물로 먹으면 술에 취한 것 같이 마음이 황홀하다”고 되어 있다

조선 세조때의 신숙주도 “가지에 달린 수 많은 잎처럼 일이 많지만 원추리로 인하여 모든 것을 잊었으니 시름이 없노라”고 하였다는 원추리

[노루오줌풀]

 

[꿩의 다리]

 

잎은 어굿나고 3출 겹잎이며 작은 잎은 방패모양이다.

꽃은 흰색이고 줄기 끝에 원추화서를 이룬다.

 

높은 산지의 바위틈에서 자란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 '돌 양지꽃'

 

[12시 10분, 함박등]

해발 1,052m의 함박등, 이곳에서 조촐한 점심식사를 한다.

 

이제 저 능선을 지나 왼쪽의 백운암 방향으로 하산할 것이다.

 

왼쪽의 백운암 방향으로 내려서자 데크길이 잘 조성되어 있다

 

 

 

경북 울진이나 동해안의 고산에서나 볼 수 있는 아름드리 적송이 빼곡히 들어차 있다.

 

뿌리인지 몸통인지 분간이 되지 않은 이상한 소나무

바위와 한몸이 되었네

 

바위 위에서의 삶이 얼마나 고달펐으면 온몸을 비틀며 하소연을 하고 있을까

 

[오후 1시 40분, 영축산 백운암]

해발 730m

영축산에는 우리나라 3대 사찰중 하나인 통도사가 있고, 통도사의 말사가 수십개 있다

그 중 위 백운암이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해 있다.

 

아름드리 적송 군락지

 

[오후 2시 20분]

비로암을 지나간다

 

비로암 뒤의 산길

 

소나무 숲과

 

 

걷기에 마냥 편안한 흙길이 계속 이어진다.

 

조망도 좋고 걷기에 안성맞춤인 영축산 자락

 

이 영축산 자락에 문재인이 퇴임하면 이사를 오겠다고 한다.

이처럼 아늑하고 조망좋은 곳에 문재인이 이주를해오면

경호문제 등으로 좋은 자연경관을 누릴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

 

어쨋건,

서양화가 김상원이 영축산 소나무 숲을 배경으로 그린 작품도 감상해 본다

사진처럼 멋지고 아름답다

 

오후 4시 20분,

울주군 방기리에 있는 'OK 목장'이라는 식당이다.

이곳에서 돼지고기 갈매기살 소금구이와 고등어찜으로

오늘 하루 힘듦을 보충하고,

돌아오는 7월의 세째주 토요일,

6번째의 구간에서는

신발끈을 단단히 묶어 활기차고 즐거운 산행이 될 것을 기대한다.

비가 온 뒤의 산행이 의외로 아름다운 풍경을 마주하며

운무에 가려진 산의 속살도 포근하다

천혜의 자연경관 배내봉과 신불산의 영험으로

건강해짐을 느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