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6일 현충일(화요일)
3일 토요일, 5일 월요일, 징검다리 연휴가 시작된다
이참에 4박 5일간 고향 집에서 보낼 작정을 하고
금요일 오후에 짐을 싸들고 울산 집을 나선다
옥상에서 내려다 본 텃밭
텃밭에 심어놓은 체리(조대과)
냉해와 열과의 피해를 받지 않은 체리가 보석같이 반짝이다
다른 나무의 상태는?
비대기(완숙기)에 접어들 무렵(5월 말, 물을 필요로 하는 시기)
3일간 내린 비에 너무 많은 물을 흡수하였다
과다한 물에 열과(터짐)현상으로 열매가 익기도 전에 터져버렸다
터지고 갈라진 체리에 날파리가 윙윙거리고 곰팡이가 피면서 썩어간다
어쩌다 한개씩 남은 체리를 따 먹어보았으나
완숙이 되지 않아서 그런지 맛도 별로다
일본산 좌등금이라는 체리다
유럽이나 미국산의 흙자색 체리보다 크기는 작지만 당도는 높다
체리를 다 따내고 도장지 또는 닭발 가지
밑에 그늘이 생기는 가지를 잘라 내년을 기약하는 여름 전정을 하였다
몸집을 키워가는 사과, 아리수
올망졸망 많이 달린 앵두
한 바구니를 따서 이웃집 아주머니에게 드렸더니
양파와 마늘까지 갖다 주신다(정이라며~~)
재작년 뒷골 부모님 산소 앞에 심어놓은 앵두도 잘 익었다
봄이나 여름이면 그늘을 제공하는 살구나무
올해는 너무 많이 달려 세번이나 적과를 했건만
그래도 많다
내년에는 한가지에 한개나 두개를 놔두고 다 솎아 내야겠다
뒷밭에서 수확한 매실
20㎏을 수확하여 일부는 매실청을 담고
일부는 이웃집에 나눠준다
동쪽 텃밭
지난해 심은 러시아 8호와 브릭스 사이 대파와 고추, 가지를 심었다
청상추
셀러드용 상추 15포기를 심었더니
생각외로 잘 자란 덕에
한포기만 뜯어도 한끼 반찬이 충분하다
잡으라는 쥐와 두더지는 잡지 않고
식사 때만 되면 식탁 옆에 앉아 음식이 나오기를 기다리는 놈
몇 십년전
어머니 계실 때 화단에 심어놓은 장미가 예쁘게 피었다
계절의 여왕답게 우아한 모습
자주 달개비
새벽에 꽃이 피었다 정오가 지나면 꽃을 오므린다
금색 수술이 귀한 꽃무리
촛불 맨드라미
우담동자
금영화
흰색 가우라
붉은 색 가우라
패랭이
사철베고니아
까라 솔금
백정화
10년 이상 함양에서 자랐으니
함양의 추위를 잘 견디고 여름 내 꽃을 잘 피우고 있다
용월
마지막 홀씨를 떨어뜨리는 할미꽃 등
하나같이 화려한 예쁜꽃들 속에 파묻혀 행복하다
잠시 짬을 내어
친구가 운영하는 과수원에서 순집기와 적과하는 과정을 공부하는 즐거움도 있다
지안제에서 곡선의 유연함에 빠졌다가
인월 '산골농장식당'과 함양 '양지식당'에서 갓 삶아낸 수육으로
저녁시간을 보낸 4박 5일 이었다
뒤를 돌아볼 시간과 양 옆을 바라볼 여유도 없이 바삐 살아온 세월
아이들도 제각각 자리를 찾아가고
욕심도 근심도 다 내려놓으니 비로소 보이는 자신의 모습
살구나무 아래 앉아서 소줏잔을 기울이며 반추한다
정체성과 철학, 과연 남은 삶은 어떤 모습으로 살아야할지 숙제
여름 초입에 고향집에서 보낸 여유가 내게는 낭만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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